|
존 버컨(John Buchan: 1875~1940)
존 버컨은 우리에게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로 더 잘 알려진 ‘39계단’의 작가로 명성을 얻고 있지만 실제 그는 외교관, 변호사, 역사학자, 시인 그리고 정보 및 외교분야 전문가에다 고위 공직자였다. 1875년 스코틀랜드에서 칼빈파 교구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글래스고대학, 옥스퍼드에서 수학한 후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1901년 변호사 자격증을 땄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총독 마이너 경의 비서로 아프리카 생활을 경험하고 나서 런던으로 돌아와 세무변호사로 활동하는 가운데 틈틈이 집필한 글들을 발표하였다. 처음에는 전공분야와 영국령 아프리카에 관한 글을 많이 썼지만 남아프리카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 <프레스터 존: 1910 >이 인기를 얻자 청소년을 위한 소설을 포함한 여러 편의 소설을 잇따라 발표, 작가로서 명성을 확고히 하게 된다. 제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처음에는 종군기자로 나중에는 군인으로 참전하면서 이 전쟁을 집중 탐구한 방대한 논픽션을 구상하였다. 1914년 9월 출판된 <39계단>은 지병인 궤양치료 차 군 병원에서 요양하는 동안 집필한 소설로 첩보와 음모가 어우러진 스릴러의 고전으로 이 장르의 효시가 되는 기념비적 작품이 되었다. 이 작품에서 버컨은 우연히 사건에 휘말려 들어가는 주인공 리차드 해니가 저지르지도 않은 죄 때문에 경찰의 수배를 받는 동시에 국가기밀을 빼돌리려는 비밀조직원들의 비행기까지 동원한 추격을 받게 되면서 스코틀랜드 황야와 런던, 그리고 39계단으로 지칭되는 영국 동부해안의 절벽까지 종횡 무진하는 주인공의 활약을 박진감 넘치게 그려내고 있다. 번컨 자신이 실제로 영국정보부의 고위직으로 암약했다고 알려진 가운데 리차드 해니를 주인공으로 하는 <녹색망토: 1916>, <스탠트패스트씨: 1919>를 시리즈로 출간했고 이 소설들은 1차 세계대전 때 전투 참호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소설이 되었다. 이후 <사냥 탑><세 명의 인질> <양들의 섬>등의 소설을 발표했고 전쟁이 끝난 후 로이터통신 편집장을 거쳐 1927년부터 1935년까지 보수당 의원으로 정치일선에 참여했다. 그는 제국주의의 열렬한 신봉자였으며 명 연설문으로 이름을 날렸고, 학술적인 역사서로도 명성을 얻었다. 스코틀랜드 대교구장에 임명되고 나서 바로 캐나다로 이주해 당시에는 영국령이었던 캐나다의 총독으로 발령받아1940년 뇌출혈로 사망할 때까지 재임했다. 그가 서명한 정치적 의미가 가장 큰 문서는 캐나다의 제 2차 세계대전 참전 결의문이었다. 버컨의 역사서와 정치문서는 그의 사후 관심에서 멀어졌고 소설만큼 화려했다고 알려진 그 자신의 정보원 경험은 한번도 글로 발표된 적이 없었지만 그의 소설만큼은 1950년대까지 큰 인기를 끌었으며 특히 <39계단>은 히치콕 감독이 1935년 영화화한 덕분에 더욱 명성을 얻게 되어 연극공연 등 현재까지도 그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역자 소개]
심정원
1987년 이화여대 졸업. 바른 번역 아카데미 영어 반 수료. 번역해보고 싶은 작가로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 헤닝 맨켈를 꼽는다.
우지혜
서울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바른 번역에서 e-book 번역을 하고 있다. 독자에게 책의 감동을 전해줄 수 있는 번역가가 되고자 한다.
표지그림: 우지영
1. 죽어버린 남자(The Man Who Died)
2. 우유 배달부, 여행을 시작하다(The Milkman Sets Out on His Travels)
3. 시 읊는 여인숙 주인의 모험(The Adventure of the Literary Innkeeper)
4. 급진파 후보의 모험(The Adventure of the Radical Candidate)
5. 안경 쓴 도로인부의 모험(The Adventure of the Spectacled Roadman)
6. 대머리 고고학자의 모험(The Adventure of the Bald Archaeologist)
7. 케넷 강의 낚시꾼(The Dry-Fly Fisherman)
8. 블랙 스톤의 등장(The Coming of the Black Stone)
9. 39 계단(The Thirty-Nine Steps)
10. 바닷가로 모이는 사람들(Various Parties Converging on the Sea)
연극 공연 '39계단'
코믹 스릴러라는 장르의 이름은 매우 역설적이다. 긴장감과 두려움 속에서 어떻게 웃음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인가. 하지만 심각한 상황 속에 진지한 인물들을 던져두고 언어유희와 우스운 몸짓을 이용한다면 오히려 더 큰 폭소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연극 [39계단]처럼 말이다.
이 작품은 존 버컨의 스릴러 소설 ‘39계단’을 원작으로 한 알프레드 히치콕의 흑백 영화 ‘39계단’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리차드 해니(이원재 분)는 미스터 메모리의 쇼를 관람하다 첩보요원인 아나벨라 슈미츠(조수정 분)를 만나 국제적인 음모에 휘말리게 된다. 하지만 이 여인은 살해되고 살인 누명을 쓰게 된 해니는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농부, 조직의 보스, 경찰청장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결국 그는 자신의 결백을 밝히고 자신을 도와준 여인 파멜라(조수정 분)와 사랑에 빠져 행복한 삶을 산다.
연극 [39계단]은 스파이들의 은신처를 나타내는 원작 소설과는 달리 ‘39계단’에 아무런 의미도 부여하지 않았다. 이것은 가볍고 유쾌하게 연극에 빠져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코믹극에 잡다한 상징이나 의미가 들어가는 것은 오히려 집중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주인공 해니를 제외한 세 명의 배우가 여러 가지의 역할을 소화해낸다는 것이다. 분명 무대 위에서 연기를 펼치는 배우는 네 명 뿐인데, 30개가 넘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연극 [39계단]은 적은 수의 연기자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소품 활용으로도 주목받을 만하다. 그림자를 활용한 아이디어가 특히 눈에 띤다. 해니가 39계단 일원들에게 황무지에서 쫓길 때 사용되는 천막과 그림자 퍼포먼스가 특히 그렇다. 최소한의 소품을 이용했음에도 오히려 표현의 화려함을 느끼게 해준다. 장황한 장면을 뛰어난 아이디어 하나로 확실하게 연출해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문, 침대, 창문 등의 간단한 소품이 여러 가지 형태로 변화하며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낸다. 이러한 모습은 아이디어의 활용으로 공연의 풍성함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장르가 코믹 스릴러인 만큼 영국 정통 슬랩 스틱 연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기차 속에서 흔들림과 급정거, 바람까지 태연하게 몸짓으로 표현해내는 모습은 효과음과 더해져 더욱 실감난다. 과장되고 소란스러운 연기로 표현되는 슬랩스틱은 사실 국내에서 인기 있는 유머가 아니다. 때문에 만약 당신이 만화영화 심슨을 보고 유쾌함을 느끼지 못하고 고개를 갸우뚱한다면 연극 39계단은 코믹 스릴러가 아니라 그저 단순한 이야기일 뿐이다.
한편, 영국 출생의 미국 영화감독인 히치콕은 스릴러 영화라는 장르를 확립하였으며 이 분야의 1인자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영화 ‘39계단’과 ‘암살자의 집’ 등을 통해 심리적 불안감을 연출하는 히치콕 터치를 창출하였다.
첫댓글 36계단 소설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영화로 연극으로 탄생했는지 궁금합니다.
오늘은 책을 구입해 읽어야 되겠습니다.
자료 요약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