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8.25 03:00 | 수정 : 2015.08.25 07:29
["戰線서 물러서는 군인 없다는 것 보여주고 싶어"]
장병 50여명 전역 연기 신청… "戰友들과 함께 나라 지킬 것"
취업·학업 계획 미루고 전역 기념 여행 예약도 취소
동성그룹 백정호 회장 "전역 연기 장병 채용하겠다"
예비군들 훈련 태도도 변해 "잡담·불평하는 사람 없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0·30대 예비군들이 '나라가 부르면 달려가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젊은 세대의 달라진 안보 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육군에 따르면 24일 현재 전역 연기를 신청한 장병만 53명에 달한다. '백골부대'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육군 3사단에서는 조민수(22)·안동국(22)·이준(23) 병장 등 장병 7명이 전역 연기 의사를 밝혔다.
중서부전선 후방 5기갑여단 소속 정동호(22)·김서휘(23)·김동희(24)·이종엽(23) 병장도 24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각각 예정된 전역을 늦췄다. 이들은 같은 생활관에서 복무 중인 동기다. 김동희 병장은 "한 몸과 같은 전우들을 두고 가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
이종엽 병장은 전역 후 학업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출국도 연기했다.
육군 15사단 최전방 일반전초(GOP) 대대에서 부분대장으로 복무하는 강범석(22)·조기현(23) 병장도 전역을 연기했다.
강 병장은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 21개월간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전우들을 뒤로하고 GOP를 떠나려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했다. 조 병장은 "나처럼 GOP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전우가 부상당한 모습을 보며 분노를 느꼈다"고 했다. GOP 부대인 육군 5사단에서 복무하는 문정훈(24) 병장은 "도발 행위를 인정하지 않는 북한이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우들과 함께 끝까지 싸워 이기겠다"며 전역을 연기했다. 육군 7사단 소속 전문균(22)· 주찬준(22) 병장은 전역 기념 여행을 취소하고 부대에 남았다. 이들은 먼저 전역한 선임들과 함께 26일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기로 하고 항공권까지 예매했지만 부대에 남기로 했다. 주 병장은 "전역 연기 결정에 전혀 망설임이 없었다"고 했다. 중견 화학그룹인 동성그룹 백정호 회장은 이날 본사에 전화를 걸어와 "전문균·주찬준 두 장병에게서 젊은이들의 패기와 애국심을 봤다. 두 사람이 원할 경우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했다.
육군뿐 아니라 서북 도서 최전방인 백령도 해병대 6여단 소속 장우민(23) 병장도 이날 전역 신고까지 하고 육지행 배를 타려고 했지만 부대에 남기로 했다. 장 병장은 본지 통화에서 "이대로 전역하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았다"며 "'해병은 적지에 전우를 두고 오지 않는다'는 전통이 있다. 해병대니까 전우들과 함께 끝까지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또 '나라가 부르면 바로 달려가겠다'는 예비군들과 이들을 응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24일 한 예비군이 육군 페이스북 홈페이지에 자신이 근무했던 백골부대 마크를 올리자 다른 예비군들이 '나도 백골부대 출신'이라며 '전쟁이 난다면 지금이라도 전우들과 함께 38선으로 달려갈 것'이라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한 남성은 전방 부대에서 근무하는 아들에게 보내는 글에서 '절대 겁먹지 마라. 넌 나의 아들이기 전에 대한의 아들'이라고 했다.
예비군 훈련에 참가하는 예비군들의 태도도 달라졌다고 한다. 북한 도발 다음 날인 지난 21일 서울 동작구의 한 예비군 훈련장에서 훈련을 했던 이모(27)씨는 "보통 휴식 시간에 담배를 피우며 '빨리 집에 보내줬으면 좋겠다'는 잡담을 나누곤 하는데, 이번엔 아무도 불평을 하지 않더라"고 했다.
첫댓글 정말 자랑 스럽음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