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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반뇌제 (Иван Васильевич "Грозный" - 이반 바씰례비치 '그라즈늬')
이반뇌제는 1530년 1월 25일 (현재 쓰이는 그레고리오 달력으로는 8월 25일)에 모스크바에서 태어납니다. 그의 아버지인 바씰리 3세는 그가 어린시절 죽어버렸기 때문에, 3살때 이반은 모스크바 대공지위를 이어받게 됩니다. 하지만 물론 그는 너무어려 나라를 다스릴 능력이 못되었기 때문에, 그의 어머니가 8살때까지 섭정을 하게되죠. 하지만 당시 궁중의 분위기는 참 살벌했습니다. '바야르'(бояр)라고 부르는 대귀족들이 사사건건 권력을 노리고 있었고, 이반은 어렸을때 도중에 유폐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귀족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모습을 보면서 자라게 되죠. 이반은 어린시절 고양이나 개를 탑 꼭대기에서 떨어뜨리는 놀이를 즐기기도 하면서 그의 잔인성을 일찌감치 드러내게 됩니다.
이반뇌제가 친정을 시작하면서 그는 기존의 바야르 세력에게 선제공격을 가하여 그들을 복속시킵니다. 그리고 자신의 친구들 같은 가까운 사람들을 관직에 앉혀서 정치를 시작하는데, 초기 20여년간 이반은 러시아를 제국으로 우뚝 설만한 개혁들을 단행하게 됩니다. 먼저 의회 (дума - 두마)를 열어 모든 계층의 사람들 (귀족, 상공시민층)을 아우르는 개혁을 단행하고, 기존의 바야르 중심으로 있던 토지제도등을 개혁하여 자신의 휘하에 있는 하급귀족들에게 골고루 나눠줘서 자신에 대한 지지력을 확보하게 됩니다. 이시기 이반은 '아나스따샤 로마노바 (Анасташа Романова)와 결혼하게 되는데, 아나스따샤는 상당히 총명하고 자상한 인물로 이반의 광기를 잠재우는데 한몫 합니다. -_-; 여담이지만 이 아나스따샤 로마노바의 가문이 나중에 17세기 들어서 로마노프 왕조를 열게 됩니다.
이반은 또한 자신을 스스로 '짜르 (Царь)'라고 부르는 최초의 모스크바 대공이 되는데, 나라의 이름도 루씨 (русь)가 아닌 오늘날의 '라씨야 (Россия - 러시아의 러시아어 발음)'로 바꾸게 됩니다. 여기서 짜르는 러시아어로 케사르(Caesar)를 일컫는 '께짜르 (Кецарь)의 축약형 명사죠.
![]() 이반뇌제가 정복한 지역들 (아쉽게도 전부 러시아어로 쓰여있습니다 ㄲㄲ)
또한 이반뇌제는 이시기에 러시아영토를 기존의 모스크바 대공들이 다스리던것에 비해 거의 두배로 넓혀놓습니다. 당시 러시아주변에는 서쪽의 Речь посполитая (폴란드 연방왕국 - 례츠 빨스뽈리따야), 북쪽의 Корелевство шветия (스웨덴왕국 - 까롤롑스뜨보 슈베찌야), 남쪽의 Крымское ханство (크림 한국 - 끄??스꼬에 한스뜨보) 같은 강력한 왕국들이 호시탐탐 러시아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이후 수백년동안 러시아는 이 세나라와 싸웁니다. 그리고 결국엔 러시아가 승리하지만, 그건 나중의 일이죠 -_-;) 그런 와중에 이반뇌제는 정복을 감행, 이반이 22세가 되는 1552년에는 까잔 (Казань)을, 26세가 되는 1556년에는 아스뜨라한(Астрахань)을 정복하게 됩니다. 이로써 러시아는 최초로 우랄산맥을 넘어, 시베리아로 영토를 확장하게 되었고, 이후 로마노프왕조 시대까지 시베리아 동부까지 진출하는 계기를 만들어 놓게 됩니다.
까잔의 승리를 기념해서 그는 모스크바에 성 바실리 성당 (Храм Василия блаженного - 흐람 바씰리야 블라?k너보)를 세우는데, 너무나 아름다운 성당에 넋을 잃은 이반뇌제는 더이상 아름다운 건물이 드러서지 못하도록 이 건물을 지은 두명의 건축가의 눈을 멀게 했다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지요 -_-;;; ![]() ![]() ![]() ![]()
여기서 이반뇌제는 러시아 최초의 상비군 '스트렐치 근위대' (Стрелец - 스뜨?管뮤?)를 창설하게 되는데, 스트렐치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스트렐치 (러시아어로는 'стрелец [스뜨렐례쯔]')는 러시아어로 '화살'을 의미합니다. 이 스트렐치 근위대는 짜르 표뜨르 1세에 의해 서구식으로 개편되기 이전까지 러시아의 표준 상비군에 속했는데요, 스트렐치 근위대는 오스만 투르크의 '예니체리 (Yeniceri)' 와 같이 사회의 특권층을 구성했습니다. 다만 예니체리와 다른 점이라면 스트렐치는 신분상으로 노예가 아니라 하급귀족에 속했으며, 집안 대대로 세습되는 계층이었다는 점이죠.
하지만 이반뇌제의 전성기는 그가 사랑하던 왕비 '아나스따샤 로마노바'가 죽음에 따라 끝나게 됩니다. 이반뇌제는 사랑하던 왕비가 죽게되자, 다시 어린시절의 광기를 드러내게 되는데, 1565년 당시 이반이 의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감행한 리보니아 전쟁이 실패로 끝나자 이를 '대귀족들의 배신'으로 돌린 그는 엄청난 숙청을 감행하게 됩니다. 그러고나서 그는 백성들에게 "아무도 날 따르려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제위를 포기하겠다." 라고 말하고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립니다.
이반이 사라지자 백성들은 나라를 걱정하여 이반을 수소문해서 찾는데, 이반을 찾아낸 백성과 신하들은 그에게 돌아올것을 요청합니다. 그러자 이반은 딱 한가지 조건을 제시합니다. "만일 내게 모든 권한을 준다면 난 돌아가서 왕노릇을 하겠다." 백성과 신하들은 이 조건에 합의하고 이반은 모스크바로 돌아오는데, 돌아오고 나서부터 이반은 예전과는 전혀 딴판인 공포정치를 실행하게 됩니다.
이반뇌제의 인생을 바꿔버린 여자, 아나스따샤 로마노바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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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그는 기존에 존재했던 상비군 스트렐치에 '오쁘리츠닉 (Опричник)라는 비밀군대를 창설합니다.이들은 수도사와 같은 검은옷을 입고, 실제로 수도사와 비슷한 계율과 생활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조금이라도 황제에 반항하는 기미가 보인다 싶으면 아무나 잡아서 즉결처분할 권한이 있던 '인간백정'들이었습니다. 이반뇌제가 폭정을 펼친 20여년간 오쁘리츠닉에 의해 죽은 러시아인만 6만여명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죠 -_-;;; 이들로 인해 러시아의 경제와 군사조직등은 거의 완전히 붕괴되어 버렸습니다.
이반뇌제는 이당시에 신비주의에 빠져있었습니다. -_-; (참 여러가지 하죠?) 그는 스스로 '끔찍한' 이라는 뜻의 러시아어 수식어인 'грозный (그라즈늬)'라는 별명을 붙여서 불렀으며, 그의 권력에 도전하는 모든이들을 처단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광기어린 짓을 자행하죠. (어떻게 보면 변태성욕자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반뇌제는 아나스따샤가 죽은 이후 무려 8번이나 결혼을 하는데, 이에 질린 러시아정교회는 더이상 이반뇌제의 결혼을 축복하지 않을 정도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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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의 마지막은 정말로 비참하게 끝납니다. 이반뇌제에게는 아나스따샤로부터 얻은 아들 '이반'이 유일한 혈육이었는데, 말년에 그는 아들의 며느리가 마음에 안든다고 하여 그녀를 구박합니다. 이것을 따지는 아들과 말다툼을 벌인 이반뇌제는 급기야 들고있던 쇠지팡이로 아들을 쳐죽여버리게 되는데, 피를 흘리며 쓰러진 아들을 보자 정신이 돌아온 이반뇌제가 눈물을 흘리며 하늘을 향해 대성통곡했다는 이야기는 참 유명하죠 -_-; 이때 이반의 며느리는 만삭의 몸이었는데, 놀란 며느리는 다음날 사산하게 됩니다. 하루아침에 이반의 황실은 적통한 왕위계승자 둘을 잃게 된거죠.
이후 이반은 종교에 귀의하게 됩니다. 오쁘리츠닉 인간백정들을 해산시키고, 자신이 죽인 사람의 이름을 모두 적어오게 해서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마치 수도자같은 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러는 동안에 이웃의 스웨덴과 폴란드가 러시아를 압박하기 시작합니다. 러시아군대는 곳곳에서 패전하고 러시아는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상황이었는데, 1584년 3월 18일, 이반뇌제는 체스를 두다가 갑자기 쓰러져 죽게됩니다. 향년 54세.
그에게는 자손이 없었기 때문에 (이반이 죽여버렸으니까 -_-;) 그의 서자인 표도르 (Фёдор)가 짜르가 되는데, 이로써 류릭왕조는 이반뇌제를 마지막으로 700여년만에 끝나게 됩니다. |
첫댓글 러시아도 보면 참 안습이죠.. 뭐 식민지배가 몇십년이 아닌 몇백년에 뭐 기껏 나라바로세우면 왕들도 막나가고...
이반뇌제도 안습.....젊었을때 붕가붕가 한번 잘못했다가 늘그막에 팔자가 험악해졌죠;; 게다가 그 후손들까지;;
저 세명의 보야르들 이름이 기억 안나네요. 아시는 분 좀...^^
피의 러시아를 보니.. 말년에 미신을 믿었다고 듣었습니다..(예언에 의하면 그의 죽을 날이 정확하게 나왔다고 ㅎ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