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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명범의(干名犯義)
이름을 구하려고 의리를 저버리다
干 : 구할 간(干/0)
名 : 이름 명(口/3)
犯 : 범할 범(犭/2)
義 : 옳을 의(羊/7)
명분(名分)을 범(犯)하고 은의(恩義)를 배반함을 이르는 말이다. 이를테면, 자식이 대역 죄인도 아닌 부모를 고소(告訴)하고, 손자가 조부모(祖父母)를 고소하고, 처첩(妻妾)이 부(夫)나 부(夫)의 부모 등을 고소하는 따위의 행위를 이르는 말이다.
신분이나 이름에 걸맞게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고 자신이 받은 혜택을 갚아야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이를 무시하고 원수로 갚는다면 그 사람은 인간이라기보다는 짐승쪽에 가깝다. 아무리 처지가 궁색해도 사람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는 가져야 한다. 그것이 인간이 짐승과 다른 점이다.
옛날의 선비들은 벼슬길의 진퇴(進退)를 분명히 했는데. 이를 출처대절(出處大節)이라고 했다. '출(出)'은 '벼슬에 나가는 것'이고. '처(處)'는 '벼슬에 나가지 않고 집에 있는 것'이다. 벼슬할 만한 자질과 역량을 갖추고서도 벼슬에 나가지 않고 지조를 지키는 선비를 '처사(處士)'라고 했다. 벼슬할 만할 때 벼슬하고. 물러나야 할 때 물러나는 것이다.
벼슬하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자기가 갈 만할 데는 가고, 가서는 안 될 데는 가지 않아야 하고, 참여할 만한 모임에는 들고 참여해서는 안될 모임에는 들지 않는 것이 개인적으로 출처(出處)를 올바르게 하는 것이다.
조선(朝鮮) 중기에 이희보(李希輔)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책 만 권을 읽은 대학자였으나, 연산군(燕山君)에게 아첨하는 시를 지어 특별승진을 계속했다. 그러다가 얼마 뒤 연산군이 쫓겨나자, 그는 여러 관원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는 사람으로 전락하여 한평생 불우하게 지내고 말았다.
정치인 손모씨는 지금까지는 상당히 처신을 잘하여 많은 국민들이 좋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운수도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좋은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했으면서도, 자기 출세만을 위해서 사회의식 없이 공부만 하지 않고, 독재정권에 격렬하게 항거하는 시위도 많이 해 보고, 불쌍한 노동자들의 사정을 이해하기 위해서 위장취업(僞裝就業)도 해 봤다. 그러다가 또 유학을 가서 공부를 계속하여 박사학위를 받고, 유수한 대학의 교수로서 후진 양성에 정력을 쏟았다.
그러나 시위를 주도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노력은 않으면서 나서서 이름 얻기는 좋아하기 때문에 마치 일확천금(一攫千金)을 노리는 노름꾼 같은 속성이 있다. 대학생들 가운데 학생 간부를 하거나 시위에 열심인 학생들은 수업에 많이 빠진다. 그러니까 성적이 좋을 리 없고, 그 결과 학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그들 대부분은 자기들이 부르짖는 정의(正義)와는 정반대로 비밀리에 교수들에게 찾아다니며 학점을 구걸한다. 시위도 하면서 공부도 열심히 하면 되겠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시위를 많이 하던 학생들이 그 언변과 선동가적 기질을 발휘하여 나중에 국회의원에 당선되기도 하고, 또 집권당에 속하면 장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혼자서 계속 공부해야 하는 교수는 되기 어렵다. 그러나 시위를 많이 하던 손모씨는 아주 예외적으로 마음을 독실하게 먹었던지 공부에 침잠(沈潛)하여 전력을 쏟았던 모양이다.
정치에 입문하여서도 14년 동안 국회의원과 장관, 민선 경기도 지사 등을 지내면서 자기 관리를 잘하여, 길지 않은 기간에 대통령후보로 거론될 정도까지 위상이 높아졌다. 그러나 결국은 그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시위꾼의 본색을 드러내고 말았다. 자신의 대통성 당선 가능성을 위해서 당을 탈당하여 다른 당으로 가든지 새로운 당을 만들든지 하는 것은 민주주의 나라에서 개인의 자유에 속하니까, 못마땅해도 국민들이 어쩔 수는 없다.
그러나 자신이 오랫동안 몸담아 왔고 그 토양 위에서 성장했던 당에 대해서 마지막 나가면서 그렇게 무지막지한 욕설을 퍼부어서야 되겠는가? 욕을 하려면 당이 더 엉망이던 이전에 했어야지. 상당히 좋아진 지금에 와서 왜 욕을 하는가? 자신에게 대통령후보를 안겨주면 그가 어떤 말을 했을까?
그동안 자신이 한 말, “탈당 안 한다” “끝까지 당을 지키겠다”. “내 자신이 바로 ○○당이다” 등등의 말은 누가 한 말인가? 우리 나라의 젊은이들에게 언행(言行)이 일치 안 되는 이런 작태를 보여도 될 것인가?
자신이 대통령후보가 될 수 있으면 좋은 당이라 했을 것인데, 자신이 대통령후보가 될 가능성이 없으니, 버리고 가면서 욕설을 퍼붓는 사람에게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이러고서도 이전의 한국 대통령들을 싸잡아 욕할 자격이 있는가? 자기를 당선시켜 준 민주당을 버리고 열린우리당을 만들어 간 노대통령을 욕할 자격이 있는가?
지금까지 손모씨에 대한 비교적 괜찮았던 국민의 인상은, 이번의 처사로 말미암아 완전히 망가지고 말았다. 자기 이익이나 이름내는 일이라면 못할 일이 없는 사람을 누가 대통령으로 선출하겠는가?
▶️ 干(방패 간/줄기 간, 마를 건, 들개 안, 일꾼 한)은 ❶상형문자로 乾(건), 幹(간)의 간자(簡字)이다. 干(간)은 방패, 창과(戈; 창, 무기)部는 창인데 방패를 쥔 모양으로 그것을 생략한 모양이다. 干(간)을 들고 돌진하므로 침범하다의 뜻이다. 또 옛날에는 날짜를干支(간지)로 헤아렸다. 干(간)은 幹(간; 줄기), 支(지)는 枝(지; 가지)이고 干(간)은 竿(간, 장대)도 된다. 마르다, 말리다의 뜻은 乾(건), 旱(한)과 음(音)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❷상형문자로 干자는 '방패'나 '막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干자는 방패를 그린 것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干자는 화살이나 칼을 막는 방패를 그린 것이 아니다. 干자는 손에 드는 방패가 아니라 적이 성안으로 쉽게 들어오지 못하도록 입구를 봉쇄하던 방패를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사슴의 뿔처럼 생겼다 하여 '녹각책(鹿角柵)'이라고도 한다. 그러니 干자는 긴 나무를 엮어 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방패는 적의 진입을 방어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干자에는 '막다'나 '방어하다'라는 뜻이 있다. 다만 상용한자에서 干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들은 대부분이 모양자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干(간, 건, 안, 한)은 (1)오행(五行)을 각각 음양으로 가른 것. 곧 십간(十干) (2)옛날 춤추는 데 쓰던 기구. 길이 한 자 세 치 너 푼, 위는 삼각형으로 넓이 다섯 치 칠 푼, 아래 넓이 네 치 서 푼, 두께 칠 푼 되는 널판에 용(龍)의 형상을 그리고 뒤에 손잡이가 있는 데, 간척무(干戚舞)나 일무(佾舞)에 무무인(武舞人)이 왼쪽 손에 쥐는 것임 (3)신라 때 촌도전(村徒典), 마전(麻典), 육전(肉典), 재전(滓典), 석전(席典), 궤개전(机槪典), 양전(楊典), 와기전(瓦器典)의 벼슬 (4)신라 때 향직위(鄕職位)의 하나. 경직위(京職位) 제 13위(位) 사지(舍知)에 준함 (5)방패(防牌) (6)약화제(藥和劑)나 약복지(藥袱紙)에 생강(生薑)이라는 뜻으로 쉽게 쓰는 말 (7)성(姓)의 하나 (8)한(汗), 한(翰), 한(韓). 우리나라 고조선(古朝鮮) 때에 군장(君長)을 이르던 말 등의 뜻으로 ①방패(防牌) ②과녁 ③막다, 방어하다 ④구하다, 요구하다 ⑤범하다, 간여하다 ⑥줄기 ⑦몸, 중요한 부분 ⑧근본(根本), 본체 ⑨천간(天干), 십간 ⑩재능(才能) ⑪용무 ⑫등뼈 그리고 마를 건의 경우는 ⓐ마르다, 건조하다(건) ⓑ말리다(건) ⓒ건성(어떤 일을 성의 없이 대충 겉으로만 함)으로 하다, 형식적이다(건) ⓓ텅 비다(건) ⓔ아무것도 없다(건) ⓕ건성(어떤 일을 성의 없이 대충 겉으로만 함)(건) ⓖ말린 음식(건) ⓗ물을 사용하지 않은(건) ⓘ헛되이, 덧없이(건) 그리고 들개 안의 경우는 ㉠들개(안) 그리고 일꾼 한의 경우는 ㊀일꾼(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방패 순(盾)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창 과(戈), 창 모(矛)이다. 용례로는 바람 또는 요구함을 간구(干求), 방패를 간로(干櫓), 나무를 솎아 베어 냄을 간벌(干伐), 다른 사람의 일에 참견하는 것을 비웃으며 하는 말을 간경하사(干卿何事), 명분을 어기고 은혜를 배반하는 짓 이를테면 아들이 대역 죄인도 아닌 아버지를 고소하는 따위를 일컫는 말을 간명범의(干名犯義), 방패와 성의 구실을 하는 인재란 뜻으로 나라를 지키는 믿음직한 인재를 이르는 말을 간성지재(干城之才), 구름을 침범하고 해를 덮는다는 뜻으로 큰 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것을 비유하는 말을 간운폐일(干雲蔽日), 남의 나라 안 정치에 관하여 간섭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내정간섭(內政干涉), 무기를 거꾸로 놓는다는 뜻으로 세상이 평화로워졌음을 이르는 말을 도치간과(倒置干戈), 자기에게 관계가 있건 없건 무슨 일이고 함부로 나서서 간섭하지 아니함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무불간섭(無不干涉), 나라를 구하는 방패와 성이란 뜻으로 나라를 구하여 지키는 믿음직한 군인이나 인물을 의미하는 말을 구국간성(救國干城) 등에 쓰인다.
▶️ 名(이름 명)은 ❶회의문자로 夕(석; 초승달, 어두움)과 口(구; 입, 소리를 내다)의 합자(合字)이다. 저녁이 되어 어두우면 자기 이름을 말해서 알려야 했다. ❷회의문자로 名자는 '이름'이나 '평판'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名자는 夕(저녁 석)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夕자는 초승달을 그린 것으로 '저녁'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요즘이야 한밤중에도 사물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밝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어두운 저녁 저 멀리 오는 누군가를 식별하기 위해 이름을 불러본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名자이다. 재미있는 발상이다. 그래서 名(명)은 (1)이름 (2)숫자 다음에 쓰이어 사람의 수효를 나타내는 말 (3)사람을 이르는 명사의 앞에 붙어서 뛰어난, 이름난, 훌륭한, 우수한 또는 무엇을 썩 잘 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이름 ②평판(評判), 소문(所聞) ③외관(外觀), 외형(外形) ④명분(名分) ⑤공적(功績) ⑥글자, 문자(文字) ⑦이름나다, 훌륭하다 ⑦이름하다, 지칭(指稱)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일컬을 칭(稱), 이름 호(號)이다. 용례로는 세상에서 인정 받는 좋은 이름이나 자랑을 명예(名譽), 명목이 구별된 대로 그 사이에 반드시 지켜야 할 도리나 분수를 명분(名分), 사물이나 현상을 서로 다른 것 끼리 구별하여 부르는 이름을 명칭(名稱), 세상에 떨친 이름을 명성(名聲), 이름이나 주소나 직업 따위를 죽 적어 놓은 장부를 명부(名簿), 형식 상 표면에 내세우는 이름이나 구실을 명목(名目), 성명과 해당 사항을 간단히 적은 문건을 명단(名單), 훌륭하고 이름난 경치를 명승(名勝), 명분과 의리 또는 문서 상의 이름을 명의(名義), 이름난 의원이나 의사를 명의(名醫), 일년 동안의 명절날과 국경일의 통칭을 명일(名日), 뛰어나거나 이름이 난 물건 또는 작품을 명품(名品), 이름이나 직위 등을 적어 책상 따위의 위에 올려놓는 길고 세모진 나무의 패나 문패 또는 명찰을 명패(名牌), 잘 다스려서 이름이 난 관리를 명관(名官), 훌륭하고 이름난 경치를 명소(名所), 이름과 실상이 서로 들어맞음을 일컫는 말을 명실상부(名實相符), 이름난 큰 산과 큰 내로 경개 좋고 이름난 산천을 일컫는 말을 명산대천(名山大川), 남의 명예를 더럽히거나 깎는 일을 일컫는 말을 명예훼손(名譽毁損),이름은 헛되이 전해지는 법이 아니라는 뜻으로 명성이나 명예가 널리 알려진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명불허전(名不虛傳), 명성이나 명예란 헛되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를 이르는 말을 명불허득(名不虛得) 등에 쓰인다.
▶️ 犯(범할 범)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개사슴록변(犭=犬; 개)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해(害)치다의 뜻을 가진 병부절(卩; 무릎마디, 무릎을 꿇은 모양)部로 이루어졌다. 개가 사람을 해치다의 뜻이 전(轉)하여 널리 해쳐 범하다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犯자는 '범하다'나 '(법을) 어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犯자는 犬(개 견)자와 㔾(병부 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㔾자는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犯자에 대한 해석은 두 가지로 나뉘어 있다. 하나는 개에게 공격당한 사람이 쓰러져 있는 모습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을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죄인으로 보는 방법이다. 이때는 犬자가 '짐승 같은'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犯자에 '공격하다'와 '(법을) 어기다'라는 뜻이 있으니 두 가지 해석이 모두 가능하다. 그래서 犯(범)은 어떠한 그릇된 일에 버물려 들어가거나 침노함의 뜻으로 ①범(犯)하다, 침범(侵犯)하다 ②저촉(抵觸)하다 ③(법을)어기다(지키지 아니하고 거스르다) ④치다, 공격(攻擊)하다 ⑤이기다, 무시(無視)하다 ⑥거스르다 ⑦어긋나다 ⑧속이다, 거짓말하다 ⑨거치다, 뛰어넘다 ⑩만나다 ⑪일으키다, 빚어내다 ⑫범인(犯人), 죄인(罪人) ⑬범죄(犯罪), 죄(罪)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침노할 침(侵)이다. 용례로는 죄를 저지름을 범죄(犯罪), 법에 어긋나는 일을 함을 범법(犯法), 죄를 범한 자를 범인(犯人), 범죄 행위를 함을 범행(犯行), 강간이나 간통 따위 간음죄를 범함을 범간(犯姦), 잘못을 저지름을 범과(犯過), 법적으로 못 하게 하는 것을 범함을 범금(犯禁), 명령이나 법령을 어김을 범령(犯令), 제 신분과 처지를 돌아보지 않고 웃어른에게 버릇 없는 짓을 함을 범분(犯分), 맡아 있는 남의 것을 승낙 없이 마음대로 써버림을 범용(犯用), 들어가지 못하게 된 곳을 범하여 들어감을 범입(犯入), 제한된 범위를 지나서 행동함을 범한(犯限), 남의 영역이나 지역을 침노함을 범역(犯域), 남들이 언짢게 여기는 일에 간섭하거나 끌리어 들어감을 범염(犯染), 남의 권리나 재산이나 영토 따위를 침노하여 범함을 침범(侵犯), 가벼운 범죄 또는 그런 죄를 저지른 사람을 경범(輕犯), 형법 상 범죄 행위를 실행한 사람을 주범(主犯), 형벌이나 징벌에 처할 만한 행동 또는 그런 일을 저지른 사람을 사범(事犯), 몇 사람이 공모하여 공동으로 행한 범죄를 공범(共犯), 범죄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막음을 방범(防犯), 두 번째 죄를 범하는 일 또는 그 사람을 재범(再犯), 한 번 죄를 지어 처벌된 사람이 또다시 죄를 범하는 일을 누범(累犯), 간섭하여 남의 권리를 침범함을 간범(干犯), 고의로 저지른 죄를 고범(故犯), 살인과 같은 흉악한 범인을 흉범(凶犯), 바르지 못한 것은 바른 것을 감히 범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를 이르는 말을 사불범정(邪不犯正), 뭇사람의 분노를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된다를 이르는 말을 중노난범(衆怒難犯), 마음이 아주 깨끗하고 청렴하여 조금도 남의 것을 범하지 아니한다를 이르는 말을 추호불범(秋毫不犯) 등에 쓰인다.
▶️ 義(옳을 의)는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义(의)는 통자(通字), 义(의)는 간자(簡字)이다. 나(我)의 마음 씀을 양(羊)처럼 착하고 의리있게 가진다는 뜻을 합(合)하여 옳다를 뜻한다. 羊(양)은 신에게 바치는 희생의 양으로 양을 바쳐 신에게 비는 의식(儀式)이 나중에 바르다, 의로운 일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義자는 '옳다'나 '의롭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義자는 羊(양 양)자와 我(나 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我자는 삼지창을 그린 것이다. 義자의 갑골문을 보면 창 위에 양 머리를 매달아 놓은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양 머리를 장식으로 한 의장용 창을 그린 것이다. 이러한 창은 권위나 권력을 상징했다. 상서로움을 뜻하는 양 머리를 창에 꽂아 권위의 상징으로 삼은 것이다. 義자는 종족 내부를 결속하기 위한 권력자들의 역할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옳다'나 '의롭다', '바르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義(의)는 (1)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떳떳하고 정당한 도리(道理). 오상(五常)의 하나임 (2)남과 골육(骨肉)과 같은 관계를 맺음 (3)글이나 글자의 뜻. 의미(意味) (4)경서의 뜻을 해석시키던, 과거(科擧)를 보일 때의 문제 종류의 한 가지 등의 뜻으로 ①옳다, 의롭다 ②바르다 ③선량하다, 착하다 ④순응하다 ⑤맺다 ⑥해 넣다 ⑦섞다, 혼합하다 ⑧간사하다(마음이 바르지 않다), 옳지 않다 ⑨의(義), 정의(正義), 올바른 도리(道理) ⑩의리(義理), 우의(友誼) ⑪뜻, 의미(意味), 의의(意義) ⑫거둥(擧動: 임금의 나들이), 예절(禮節), 의식(儀式) ⑬정의에 합당한 행동, 의로운 일 ⑭명분(名分) ⑮법도(法道) ⑯용모(容貌), 행동거지(行動擧止: 몸을 움직여 하는 모든 짓) ⑰의로 맺은 친족 관계, 의리(義理)의 관계 ⑱공적인 것, 공익을 위한 것 ⑲인공적인 것 ⑳가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의로운 사람을 의인(義人), 義로 맺은 형제를 의형제(義兄弟),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일을 의무(義務), 정의를 위하여 거사함을 의거(義擧), 수양 아버지를 의부(義父), 글이나 학설의 뜻을 설명하여 가르침을 강의(講義), 굳게 지키는 일정한 방침을 주의(主義),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를 정의(正義), 믿음과 의리를 신의(信義), 표의 문자에서 글자의 뜻을 자의(字義), 같은 뜻나 같은 의미를 동의(同義),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도덕 상의 의리를 도의(道義), 갚아야 할 의리와 은혜를 은의(恩義), 의리나 정의에 어긋나는 일을 불의(不義), 어진 것과 의로운 것을 인의(仁義), 아버지가 아들에게 하는 교훈을 이르는 말을 의방지훈(義方之訓), 의기에 불타 일어나는 용맹을 일컫는 말을 의기지용(義氣之勇),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 당연함을 이르는 말을 의리당연(義理當然), 의가 있는 사람은 어버이를 거역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의불배친(義不背親), 의로써 이利의 근본을 삼음을 이르는 말을 의이건리(義以建利), 의는 바다와 같고 은혜는 산과 같다는 뜻으로 은의恩義가 대단히 크고 깊음을 이르는 말을 의해은산(義海恩山), 목숨을 버리고 의리를 좇음의 뜻으로 비록 목숨을 버릴지언정 옳은 일을 함을 일컫는 말을 사생취의(捨生取義), 눈앞에 이익을 보거든 먼저 그것을 취함이 의리에 합당한 지를 생각하라는 말을 견리사의(見利思義), 도원에서 의형제를 맺다는 뜻으로 의형제를 맺음 또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사욕을 버리고 목적을 향해 합심할 것을 결의함을 이르는 말을 도원결의(桃園結義), 봉건시대 여자가 지켜야 할 세 가지 도리 곧 어려서는 아버지를 좇고 시집가서는 남편을 좇고 남편이 죽은 뒤에는 아들을 좇음을 이르는 말을 삼종지의(三從之義), 남남끼리 의리로써 형제 관계를 맺음 또는 그런 형제를 일컫는 말을 결의형제(結義兄弟),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네 가지 마음가짐 곧 어짊과 의로움과 예의와 지혜를 이르는 말을 인의예지(仁義禮智), 큰 의리를 위해서는 혈육의 친함도 저버린다는 뜻으로 큰 의리를 위해서는 사사로운 정의를 버림을 일컫는 말을 대의멸친(大義滅親), 임금과 신하 사이에 의리가 있어야 함을 일컫는 말을 군신유의(君臣有義), 눈앞의 이익을 보면 탐내어 의리를 저버림을 일컫는 말을 견리망의(見利忘義), 남의 시문 중에서 전체의 뜻과는 관계없이 자기가 필요한 부분만을 따서 마음대로 해석하여 씀을 일컫는 말을 단장취의(斷章取義), 예절과 의리와 청렴한 마음과 부끄러워하는 태도를 일컫는 말을 예의염치(禮義廉恥)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