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선에서 승리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이회창 전 총재를 찾아가 전폭적인 협력을 호소했다고 한다. 2002년 대선때 이 전 총재의 수행담당 비서였던 오 후보는 "이회창 총재는 나의 정치적 스승"이라며 "정치에 발을 디딜 때 이 총재의 권유로 입문했는데, 당연히 찾아뵙고 인사하는 게 도리"라고 설명했다. 놀라운 일이다.
정치스승을 찾아간 게 놀랍다는 게 아니라, 떡고물로 회자되는 불법정치자금과 정경유착의 대부인 이후락과 직, 간접적으로 인연을 맺고 박정희 유신정권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이회창 전 총재가 클린정치를 지향한다는 오 후보의 정치스승이라는 게 놀랍다는 얘기다.
“하늘이 두 쪽으로 갈라져도 청와대에 들어가겠다.”라는 발언으로 ‘두쪽마님’과 ‘개쪽마님’을 유행시키고 8백억이 넘는 불법정치자금 모금으로 ‘차떼기정당’이라는 오명을 남기기도 했던 2002년 대선불법자금 수사결과가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 전 총재는 오 후보에게 "당내 조직표에서는 뒤졌지만, 민심을 얻어 당선되는 결과가 되었다"며 "당의 화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당과 혼연일체가 돼서 선거 치르는 모습을 보이라"며 조언과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말로만 은퇴했지 최근까지도 정치판을 기웃거리며 실력행사를 하고 있는 이회창 전 총재다. 그런데 오세훈 후보가 이 전 총재의 지원을 받아 후보가 되었다니, 그 사고(思考)로 어떤 정책을 개발하고 비전을 제시할지 자못 궁금하다.
오세훈 후보를 보면 그때그때 변하는 카멜레온이 연상되고 짝퉁 신사로 보여서 그런지 다른 당의 후보들과 메니페스토 협약을 했음에도 신뢰감이 가지 않고, 덕담과 조언을 주고받는 스승과 제자의 모습도 결코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 이회창 전 총재의 인맥과 혈맥, 그리고 경력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일 것이다.
이 전 총재는 정계은퇴 선언을 했으면서도,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지지요청을 하는가 하면, 노무현 정부와 김대중 전 대통령을 거침없이 비판하며 3.1절에 성조기를 흔드는, 자칭 보수 세력들에게 원로 대접을 받고 있다. 말이 좋아 보수요 우익이지 청산되지 않은 친일잔재들과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독재자들의 잔존세력에 불과할 뿐인데 말이다.
이 전 총재의 자녀와 조카들 7명이 군데에 가지 않은 사실은 세상에 알려진 일이니 부연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고,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 전 총재의 가계도와 인맥을 보면 놀라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다. 하여 오세훈 후보의 정치스승인 이회창 전 총재와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과의 관계를 보도한 기사와 누리꾼들의 글에서 얻은 정보를 나름대로 정리해보았다.
먼저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불법자금 챙기기는 아들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
이 전 부장의 막내아들이 부회장으로 재직하던 코스닥 상장회사 자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협의로 조사를 받아오다 지난 18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종적을 감추었고 출국금지 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할말은 한다는 <조선일보>는 이 전부장의 아들이 종적을 감추고 출국금지 된 내용은 쏙 빼고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사실만 보도했더라. 하긴 그러니까 조선일보지..
이후락의 사돈인 SK그룹 창업자 최종건과 조선일보 방일영은 호형호제하는 사이였고 따라서 이후락도 방일영과 관계가 깊었다고 한다. "형님의 형님은 형님이다"라는 공식처럼 동아일보 김상만과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자칭 민족지이고 할말은 한다는 <조선일보>가 70년대 유신시절에 수백억의 떡고물을 챙기고 지금까지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이후락을 비판은커녕 비호하는 기사를 쓰는데도 사실로 받아들이는 독자들이 많은 걸 보며 굴절된 역사를 바로잡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실감한다. 오호 통재라!
이후락의 둘째 아들 처남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고, 김승연의 장인어른이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지낸 5선의원 서정화다. 서정화가 중정 차장 출신이니 이후락을 모를 리 없다. 이후락의 사돈인 서정귀가 서정화의 6촌 형이고, 김승연의 동생 김호연을 통해 대한민국 재벌들과 박정희, 전두환 정권의 실세들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이후락의 막내며느리인 최예원의 사촌 오빠가 SK 최태원 회장이니, 불법달러 소지로 미국에서 국제망신을 당하고 추방당했던 노태우의 딸 노소영이 사촌 올케가 된다. 노소영의 동생 노재헌의 부인은, 그러니까 노태우의 며느리가 신동방그룹 신명수회장의 딸 신정화다. 신명수는 노태우의 불법비자금을 관리해온 사람이다.
신정화의 이모가 송원자다. 송원자의 남편 이봉서, 그러니까 노태우 며느리 신정화의 이모부인 이봉서가 오래전부터 이회창 정계복귀를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계에 복귀하는 것까지 탓할 바 아니지만..그렇다는 얘기다.
이봉서는 이회창의 경기고등학교 후배다. 그 주변에는 아남그룹 회장 김주진과 한국유리공업 회장 이세훈 등이 있다. 이봉서의 딸 이원영이 이회창의 군대 안간 큰 아들 이정연과 결혼을 했다. 이로써 이봉서와 이회창은 사돈지간이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불법비자금의 대부이자 교활하기로 이름난 이후락과 차떼기정당 총재였던 이회창의 영향력이 아직도 막강하다는 증거이고 독재자 박정희의 유신정신이 멀쩡하게 살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박정희를 대신하는 이후락과, 전두환, 노태우, 이회창은 한 통속이라고 해도 과히 틀리지 않을 것이다.
노태우의 며느리 신정화 쪽으로 가다보면 전두환이 또 나온다. 신정화의 작은 아버지 아들이 이희상 한국제분 회장의 딸 이유경과 결혼을 했다. 이유경의 형부가 전재만이다. 재만이 아버지가 바로 전두환이고..
전두환 아들 전재만의 마누라 이윤혜의 동생 이미경의 시어머니가 송광자다. 송광자의 조카가 이원영이다. 이원영의 시아버지가 이회창이다. 그러니 이회창의 구기동 자택이 전두환의 며느리 이윤혜의 명의로 되어있던 것은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다.
이렇듯 박정희를 대신하는 이후락과 그 전통을 이어받고 있는 이회창은 명문가문 행세를 하며 대한민국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힘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막강한 이 전 총재를 정치스승으로 모시는 오세훈 후보를 장래가 촉망되는 서울시장 후보로 봐야할지, 아니면 그때그때 변하는 카멜레온으로 봐야할지는 누리꾼들의 몫이 되겠다.
71년 대선에서 당시 김대중 후보가 박정희에게 패배하고 "나는 박정희에게 패한 것이 아니라 이후락에게 졌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당시 이후락은 관권, 금권선거의 총 책임자였고 훗날 박통이 죽자 박근혜를 돌봐줬지요. 그러고도 박근혜가 민주주의 운운하는 거 보면 기가 찹니다..
첫댓글 두말하면 잔소립니다.오후보는 카멜레온이고 결과적으로 유신잔당의 노리개감이 될 뿐입니다.이런 혼맥으로 얽혀 있는줄은 미처 다 몰랐네요 정말 놀랍습니다!
이런 자들이 우리의 주류이니...
71년 대선에서 당시 김대중 후보가 박정희에게 패배하고 "나는 박정희에게 패한 것이 아니라 이후락에게 졌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당시 이후락은 관권, 금권선거의 총 책임자였고 훗날 박통이 죽자 박근혜를 돌봐줬지요. 그러고도 박근혜가 민주주의 운운하는 거 보면 기가 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