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나무[학명: Rhus javanica L.]는 옻나무과 낙엽활엽관목이다. 오배자나무, 염부목, 굴나무, 뿔나무, 불나무, 북나무, 천금목(千金木), Japanese-sumac, Chinese-Sumac, True-Rhus라고도 한다. 붉나무는 옻나무나 개옻나무와 모양새가 비슷하다. 보통 붉나무는 옻이 오르지 않지만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은 옻이 오르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붉나무는 겹잎 잎자루에 날개가 있으므로 조금만 관심 있게 보면 옻나무와는 금세 구분할 수 있다. 잎은 가을에 빨갛게 단풍이 들고 가지를 불사르면 폭음이 난다. 단풍이 드는 여러 나무 중에서 유독 붉나무만을 골라 붉음을 뜻하는 ‘붉’자를 붙여줄 만큼 단풍이 아름답다. 잎자루 날개에 진딧물의 1종이 기생하여 벌레혹(충영)을 만드는데 이것을 오배자(五倍子)라고 한다. 오배자는 타닌이 많이 들어 있어 약용하거나 잉크의 원료로 한다. 벌레혹 안에는 날개가 달린 암벌레 1만 마리 내외가 들어 있으며, 근처의 이끼 틈에서 겨울을 지낸다. 꽃말은 '신앙'이다.


붉나무는 한때의 예쁜 단풍으로 잠시 사람의 눈을 홀리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래서 옛 이름도 천금목(千金木)이다. 천금을 주어야 하는 나무라니 어디에 그런 귀한 물건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옛 문헌의 기록을 찾아보면, 《산림경제》에는 “천금목을 깎아 갓끈을 만들거나 구슬을 만들어 찬다”라고 하였으며, “귀신을 쫓아낸다”라고도 했다. 또 “소가 병이 들면 천금목을 베어다가 외양간에 두르거나 잎을 잘게 썰어 풀과 같이 섞어 먹이거나 끓여 먹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천금목이라고 부르기에 조금 모자람이 있다. 하지만 붉나무에서 소금이 나오고, 여러 가지 병을 고치는 귀중한 오배자라는 열매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면 이해가 간다.
단풍이 들기 전부터 소녀가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것처럼 아래로 처진 열매대궁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팥알 굵기만 한 동그란 열매가 헤아릴 수 없이 열리는데, 가을이 되면 겉에 하얗게 밀가루를 발라둔 것처럼 변한다. 여기에는 칼륨염 결정이 포함되어 있어서 익으면 제법 짠맛이 난다. 옛날 산골에서는 이를 모아 두었다가 소금 대용으로 쓰기도 했다. 능금산칼슘이 주성분이므로 나트륨이 들어 있는 일반 소금과는 근본이 다르다. 그래서 붉나무의 또 다른 이름은 염부목(鹽膚木), 혹은 목염(木鹽)이다.



- 붉나무 꽃 ⓒ WIKIMEDIA COMMONS (KENPEI) | cc-by-sa -

산지에서 자라며 높이 3m 내외로 굵은 가지는 드문드문 나오며 작은 가지에는 노란빛을 띤 갈색 털이 있다. 잎은 어긋나고 7∼13개의 작은잎으로 된 깃꼴겹잎이며 우축에 날개가 있다. 작은잎은 달걀 모양으로 굵은 톱니가 있고 뒷면에 갈색 털이 있다.
꽃은 8~9월에 2가화(二家花)로 줄기 끝 잎겨드랑이에서 원추꽃차례가 나와 달리고 노란빛을 띤 흰색이며 꽃이삭에 털이 있다. 꽃받침조각·꽃잎은 각각 5개씩이고, 암꽃에는 퇴화한 5개의 수술과 3개의 암술대가 달린 1개의 씨방이 있다. 열매는 편구형(扁球形) 핵과로서 노란빛을 띤 붉은색이며 노란빛을 띤 갈색의 털로 덮이고 10월에 익는데 열매의 겉에는 흰색의 물질이 소금처럼 생긴다. 이때문에 붉나무는 염부목(鹽膚木)이라도도 하는데 그 맛은 시고 짠맛이 난다.

생약명(生藥銘)은 염부자(鹽膚子), 오배자(五倍子)이다. 고열 감기, 황달, 골절상, 땀을 비 오듯 쏟는 데, 자궁 출혈, 기침 가래, 피부병, 만성 장염, 치질, 당뇨, 입안 헌 데 약용한다. 민간요법으로 뿌리껍질(鹽膚子根)과 줄기 속껍질(鹽膚樹白皮)을 봄, 가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쓴다. 고열 감기, 황달, 골절상, 땀을 비 오듯 쏟는 데, 자궁 출혈에 말린 것 15g을 물 700㎖에 넣고 달여서 마신다. 잎(鹽膚葉)은 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쓴다. 기침 가래에 말린 것 15g을 물 700㎖에 넣고 달여서 마신다. 열매(鹽膚子)는 가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쓴다. 피부염에 말린 것을 가루 내어 바른다. 오배자진딧물 벌레집(五倍子)은 가을~겨울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쓴다. 피부병, 만성 장염, 치질, 당뇨, 입안이 헌 데 말린 것 15g을 물 700㎖에 넣고 달여서 마신다. 식용방법은 새순을 데쳐서 나물로 먹는다. 열매껍질의 흰 가루로 간수를 만들어 두부를 만든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