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당대표 만들려고 나경원 규탄했던 초선 의원 50명은 일단 공천 배제 대상? 趙甲濟
김기현의 당 대표 당선을 돕기 위하여 연판장을 돌리면서 나경원 규탄에 나섰던 국민의힘 초선 의원 50명은 내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올해 2월 초에 썼던 글을 읽으니 隔世之感이 든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대표로 밀고 있는 김기현 의원은 어제 장제원 의원이 '反尹 우두머리'라고 규탄하고 초선의원 50명이 정치적 사기꾼으로 매도했던 나경원 전 의원을 찾아가 협조를 호소했다. 초선의원 50명이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다. 오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김기현 의원은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의 자택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저녁에 나경원 대표님 집으로 찾아뵀다"며 "지난 20년 세월 동안 당(黨)을 같이 하면서 보수우파의 정통성을 지키기 위해 동고동락했던 동지였기에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적었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힘을 합치자"는 제안을 했고, 나 전 의원으로부터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영원한 당원으로서 해야 할 역할에 관해 숙고해 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나 대표님의 뜨거운 애국심과 애당심을 잘 알고 있다. 민주당 정권의 폭거를 저지하기 위해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꿋꿋이 싸워온 나 대표님의 역할과 공헌을 저는 존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과 함께 손잡고 나아갈 수 있도록 대화를 계속 나누면서 협력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은 지난달 25일 "국민의힘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고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다"며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뒤 전당대회에서 특별한 역할을 할 일은 없을 것이란 생각을 밝히기도 했었다. 나경원 지지표가 안철수나 김기현 어느 쪽으로 가느냐에 따라 당대표 당락이 결정되는 구도에서 김 의원의 태도가 달라진 것이다. '김기현의 나경원 집 찾아가기'는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이 나경원 전 의원에게 매달리는 모습의 變形이다. 김기현 의원이 낙선하면 대통령의 권위에 큰 손상을 주는 구도를 장제원 등이 만들었다. 나경원을 코너로 몰다가 그녀가 오히려 당대표를 결정할 수 있는 카드를 잡도록 한 바보들이 윤석열 곁에서 정치를 논하는 한 내년 총선은 필패일 것이다. 나는 나경원의 불출마 선언은 일종의 논개작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촉석루에서 倭將을 껴앉고 남강으로 뛰어내린 논개처럼 윤석열-김기현 팀에 타격을 줄 것이란 분석이었는데 의외로 빨리 적중했다. 많은 정치평론가들도 비슷한 예상을 했는데 이른바 윤핵관만이 그런 여론의 급변을 내다 볼 여유가 없었던 것인가? 여기서 우습게 된 이들은 나경원 규탄 연판장을 돌렸던 초선의원들이다. 그들은 김기현 의원 편에 줄을 서고는 장제원 의원 따라하기에 충실, 나경원을 '反尹우두머리'로 취급하면서 '정치적 사기꾼'으로 매도했었는데, 오늘 김기현은 "나 대표님의 뜨거운 애국심과 애당심을 잘 알고 있다. 민주당 정권의 폭거를 저지하기 위해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꿋꿋이 싸워온 나 대표님의 역할과 공헌을 존중한다"고 해버렸다. 연판장 서명 초선의원 50명은 나경원 전 의원에게 사죄하든지 배신한 김기현 의원을 규탄하든지 태도를 분명히 할 公人으로서의 의무가 있다. 이런 모순을 그냥 뭉갠다면 스스로 "우리는 패거리입니다"고 自認하는 것이 된다. 그런 문제의식조차 없다면 공인 이전에 국민 자격이 없다. 초선의원들은 연판장에서 “대통령과 참모를 갈라치면서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그 갈등을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건 20년 가까이 당에 몸담은 선배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믿기 어렵다”며 “그것도 대통령이 세일즈 외교를 위해 해외에서 死力을 다하는 상황에서 이런 왜곡된 주장으로 대통령을 모욕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비판했었다. 이들은 “무엇보다 말로는 대통령을 위한다면서 대통령을 무능한 리더라고 모욕하는 건 묵과할 수 없는 위선이며 대한민국에서 추방돼야 할 정치적 사기행위”라고 극단적 용어를 선택했었다. 한 분 한 분이 헌법기관인데 그런 집합체가 발표한 이 글에는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 /////////////////////////////////////////////////////////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연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하여 스토킹 같은 求愛를 이어가고 있다. 김 의원은 5일 오후 나 전 의원이 강원 강릉으로 가족 여행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강릉을 찾았다. 앞서 3일 서울 용산구 나 전 의원 자택을 방문한 지 이틀 만에 다시 만난 것이다. 김 의원은 나경원 씨에게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악랄한 표현으로 나경원을 규탄했던 국힘당의 초선의원 9명도 6일 나 전 의원의 서울 동작구 지역구 사무실을 찾아 양해와 위로의 뜻을 전했다고 보도되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박성민 의원은 “나 전 의원께서 불출마 선언 뒤 두문불출하시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며 “엄중한 시기에 나오셔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함께 나눠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앞서 나 전 의원을 ‘반윤(반윤석열) 우두머리’라고 비판했던 장제원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나경원과) 함께 손잡고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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