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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호손산(樹倒猢猻散)
나무가 넘어지면 원숭이들이 흩어진다는 뜻으로, 우두머리가 망하면 따르던 사람들도 뿔뿔이 흩어진다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樹 : 나무 수(木/12)
倒 : 넘어질 도(亻/8)
猢 : 잔나비 호(犭/9)
猻 : 원숭이 손(犭/10)
散 : 흩을 산(攵/8)
출전 : 도종의(陶宗儀)의 설부(說郛)
막강한 세력의 방패막이 아래서 안온한 생활을 하다 위의 힘이 다하여 자신을 막아주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거느리는 윗사람이 잘 해야 그 성원들이 행복할 것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 아랫사람이 취하는 행동 중 은혜를 입었으므로 충성을 다하여 끝까지 행동을 같이 하는 경우가 있다.
좀처럼 드물지만 보금자리가 부서지면 알도 깨진다는 소훼난파(巢毁卵破)가 될 것이다. 반면 자기 살길을 찾아 각자도생(各自圖生)하는 경우는 나무가 무너지면 그 곳에 깃들어 살던 새가 날아간다는 수도조비(樹倒鳥飛)란 말이 어울린다.
나무가 쓰러지면(樹倒) 그 곳에서 살던 원숭이들도 흩어진다(猢猻散)는 이 성어도 우두머리가 낭패를 당해 망하면 그 수하들까지 줄줄이 패가망신한다는 의미다. 호손(猢猻)은 목후이관(沐猴而冠)처럼 후베이(湖北) 성에 사는 원숭이의 종류라고 한다.
명(明)나라 때 도종의(陶宗儀)의 ‘설부(說郛)’에 실린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송(宋)나라 때 승상 진회(秦檜)는 악비(岳飛)를 모함하여 살해한 희대의 간신이었다. 조영(曺詠)이라는 사람이 이에 빌붙어 관직이 시랑에 이르고 나는 새도 떨어뜨릴 지경으로 거들먹거렸다.
하지만 그의 손위 처남인 여덕신(厲德新)만은 아부하여 얻은 관직이 오래 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조영을 멀리 했다. 과연 진회가 죽자 그를 추종하던 무리들이 모두 실각했고 조영도 오지로 좌천되었다.
여덕신이 이런 자들을 풍자하는 글을 지었는데 제목이 수도호손산부(樹倒猢猻散賦)였다. 진회를 큰 나무에, 조영과 같은 무리들을 그 나무에 사는 원숭이에 비유하여 권세를 믿고 백성을 괴롭힌 악행을 폭로한 뒤, 큰 나무가 쓰러져서 원숭이들도 사방으로 흩어져 온 나라가 기뻐할 일이라는 내용이다.
수도호손산(樹倒猢猻散)
나무가 넘어지면 그 나무에서 살던 원숭이들이 흩어진다는 뜻으로, 우두머리가 망하면 그 수하들도 덩달아 낭패를 보게 된다는 말이다. 중국 송(宋)나라 때의 세도가 조영(曺詠)과 여덕신의 고사(故事)에서 유래되었다.
송나라 고종 때 조영은 간신 진회(秦檜)의 환심을 사서 연달아 승진하여 시랑(侍郞)이라는 직위까지 올랐다. 고위 관리가 된 뒤로 많은 사람들이 그와 친교를 맺고 잘 보이고자 하였으므로, 조영은 매우 득의양양하였다. 그런데 조영의 손위 처남인 여덕신만은 조영이 지위가 높아진 뒤에도 그를 대하는 태도가 전과 다름 없었다.
여덕신은 조영이 재능과 학식이 있어 고위 관직에 오른 것이 아니라 진회에게 아부하여 승진한 것을 알았기에, 그 결말이 좋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여 같이 어울리지 않은 것이다. 조영은 마을 이장에 불과한 여덕신이 자신에게 머리를 조아리지 않는 데 앙심을 품고 그의 잘못을 들추어 내려고 하였다. 그러나 여덕신은 처신을 깨끗이 하였으므로 어떻게 손을 쓸 도리가 없었다.
그러다가 진회가 죽자 그를 추종하던 무리들은 모두 실각하였고, 조영도 신주(新州)로 좌천되었다. 여덕신은 '수도호손산'이라는 제목의 부(賦)를 지어 조영에게 보냈다. 그 내용은 진회를 큰 나무에 비유하고, 조영과 같은 무리를 그 나무에 사는 원숭이들에 비유하여, 권세를 믿고 백성을 괴롭히는 악행을 폭로하였다. 그리고 큰 나무가 쓰러져서 원숭이들도 사방으로 흩어지게 되었으니 나라가 기뻐할 일이라고 하였다.
이 고사는 송나라 때 방원영(龐元英)이 지은 설수(說藪)의 조영처(曺詠妻) 편에서 유래된 것으로, 명나라 때 도종의(陶宗儀)가 편찬한 '설부'에 실려 있다. 여기서 유래하여 수도호손산은 권력자가 실각하면 그 추종자들도 흩어지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기업이 망하면 그 구성원이 일자리를 잃고 흩어지게 되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된다. 비슷한 의미의 고사성어로는 수도조비(樹倒鳥飛:나무가 쓰러지면 둥지를 틀고 살던 새가 날아간다)가 있다.
주구(走狗)와 세리(勢利)
동물에게 우리는 가끔씩 엉뚱한 화풀이를 한다. 제 심사를 동물의 한 특성에 빗대 반영하는 사례 말이다. 본래 그런 사람의 심사와 상관이 없는 동물의 입장에서는 복장이 터질 일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강아지다. 주구(走狗)라는 말이 우선 눈에 띈다.
원래 이 말은 나쁜 뜻이라고 볼 수 없다. 달리는 개, 즉 사냥을 위한 강아지라는 게 본래의 뜻이다. 이어 강아지를 풀어 놓는 일도 가리켰다. 그러나 주인을 위해 사력을 다 하면서 사냥감을 쫓는 개의 충정(忠情)은 어느덧 나쁜 일에 앞장서는 사람을 비유하는 용도로 자리 잡고 말았다.
그에 버금가는 표현이 응견(鷹犬)이다. 매와 개를 가리키는 낱말이다. 이 역시 사냥에 나선 주인과 그를 돕는 조력자의 뜻으로 자리를 잡았다. 주구(走狗)처럼 결코 좋은 뜻이 아니다. 나쁜 일에 나서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돕는 사람이다.
호랑이는 의젓한 이미지다. 그를 직접 빗대는 경우보다는 호랑이를 등장시키면서 그를 옆에서 돕는 존재를 가리키는 말이 있다. 창귀(倀鬼)라는 낱말이다. 倀(창)이라는 글자가 퍽 낯설다. 갈팡질팡하다, 쓰러지다, 미치다(狂)의 새김을 지닌 글자다. 창귀(倀鬼)는 늘 호랑이와 함께 등장한다.
예로부터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는 일은 두려웠다. 그런 호환(虎患)은 조선에서는 매우 빈번한 '사고'에 해당했다. 호랑이에게 잡아먹힌 사람의 영혼은 이승을 떠나지 못한다고 봤다. 그 넋은 호랑이의 시중을 드는 귀신으로 변한다고 했다. 남을 끌어들여 호랑이의 먹이가 되도록 유도한 뒤에야 그 굴레를 벗는다는 존재가 바로 창귀(倀鬼)다.
따라서 창귀(倀鬼)는 호랑이의 부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갖 꾀와 술책으로 다른 이를 제물로 삼아야 한다. 그러니 못된 짓을 일삼는 아주 나쁜 존재라는 뜻을 얻었다. 위호작창(爲虎作倀)이라는 성어는 게서 나왔다. 주구(走狗), 응견(鷹犬)과 같은 맥락이다.
족제비도 나온다. 같은 산에서 사는 족제비(또는 담비)라는 뜻의 성어는 일구지학(一丘之貉)이다. 같은 곳에 어울려 지내면서 함께 나쁜 짓을 일삼는 무리들을 일컬을 때 쓴다. 살려고 애쓰는 족제비가 꽤 억울할 듯한 성어다. 족제비의 날쌘 형상을 사람들이 엉뚱하게 푼 대목이다.
당우(黨羽)라는 말도 있다. 동물이 직접 등장치는 않으나 새의 날개(羽)가 나온다. 무리, 혹은 집단(黨)의 날개라는 뜻이다. 특정한 이해를 두고 모인 집단, 그룹의 총수는 당괴(黨魁)다. 그를 제외한 나머지 이해 추종자들을 가리키는 단어가 당우다.
나무에 몰려 사는 원숭이들도 있다. 그러나 나무가 넘어지면 그 원숭이들은 어찌 할까. 그냥 흩어지고 만다. 중국식 성어 수도호손산(樹倒猢猻散)이다. 제 이해에 따라 모이는 집단은 이런 원숭이들처럼 정처가 따로 없다. 이익 있는 곳이 내가 머물 곳이라며 늘 제 부와 명예만을 좇아 분주하게 이곳저곳을 떠다닌다.
이른바 친박(親朴)이니, 친문(親文)이니, 친윤(親尹)이라고 내세우는 사람들이 시사의 초점 중 하나이다. 대통령의 권세를 등에 업고 제 권력과 부를 이어가려는 이들이다. 호가호위(狐假虎威)라는 성어의 적용 대상이면서 앞에서 열거한 흐름 속 여러 동물의 이미지와 꼭 맞는다.
그 어려운 정치공학의 속내는 알고 싶지 않다. 단지 권력의 주변에서 부나비처럼 떠도는 인간의 군상이 처연(悽然)함마저 풍겨 적어본 글이다. 제 명리(名利)가 맞지 않으면 뜬구름처럼, 나무의 원숭이처럼 흩어질 사람들에게 대의(代議)의 대임(大任)을 맡겨야 한다는 점이 그저 씁쓸할 뿐이다.
▶️ 樹(나무 수)는 ❶형성문자로 树(수)의 본자(本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尌(주; 손으로 물건을 세운 모양; 수)와 살아서 서 있는 나무(木)의 뜻이 합(合)하여 나무를 뜻한다. ❷형성문자로 樹자는 '나무'나 '심다', '세우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樹자는 木(나무 목)자와 尌(세울 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尌자는 그릇 위에 묘목을 심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세우다'는 뜻이 있다. 그래서 尌자는 樹자 이전에 쓰였던 글자였다. 갑골문에 나온 樹자를 보면 木(나무 목)자가 없는 尌자가 그려져 있었다. 尌자는 손으로 묘목을 심는 모습을 그린 것이었지만 소전에서는 여기에 木자가 더해지면서 이것이 나무와 관계된 글자임을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樹(수)는 ①나무 ②심다 ③세우다 ④막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살아 있는 나무를 수목(樹木), 나무가 우거진 숲을 수림(樹林), 나무의 종류를 수종(樹種), 나무와 돌을 수석(樹石), 산수화나 수석화에 있어서의 나무를 그리는 법을 수법(樹法), 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된 서리를 수상(樹霜), 나무의 잎을 수엽(樹葉), 나무의 가지를 수지(樹枝), 울창한 삼림의 광대함을 바다에 비유하여 일컫는 말을 수해(樹海), 땅속에서 빨아 올리어 나무 속에서 양분이 되는 액을 수액(樹液), 나무를 심음을 식수(植樹), 과실나무로 열매를 얻기 위하여 가꾸는 나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을 과수(果樹), 베풀어 세움을 건수(建樹), 어린나무로 한두 해쯤 자란 나무를 치수(稚樹), 매우 큰 나무를 거수(巨樹), 큰 나무를 대수(大樹), 종자나 꺽꽂이감 따위를 얻기 위하여 기르는 나무를 모수(母樹), 줄지어 선 나무를 열수(列樹), 꽃이 피는 나무를 화수(花樹), 여러 가지가 섞인 수목을 잡수(雜樹), 나무 아래와 돌의 위라는 뜻으로 한데에서 잔다는 말로서 출가한 몸 또는 불교에서 수행함을 이르는 말을 수하석상(樹下石上), 수목이 하늘을 찌를 듯이 울창하다는 말을 수목참천(樹木參天),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독이 있는 나무의 열매도 독이 있다는 뜻으로 고문이나 불법 도청 등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을 독수독과(毒樹毒果), 장군의 별칭으로 매사에 겸손하고 말 없이 수고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대수장군(大樹將軍), 한 나무에서 백 배를 수확한다는 뜻으로 인물을 양성하는 보람을 이르는 말을 일수백확(一樹百穫), 봄철의 수목과 저녁 무렵의 구름과 벗에 대한 모정이 일어남의 비유한 말을 춘수모운(春樹暮雲), 아무리 기다려도 소용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철수개화(鐵樹開花), 알맞은 땅에 알맞은 나무를 심는다는 말을 적지적수(適地適樹) 등에 쓰인다.
▶️ 倒(넘어질 도)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넘어지다의 뜻을 가진 到(도)로 이루어졌다. 넘어지다, 거꾸로를 뜻한다. 그래서 倒(도)는 ①넘어지다 ②거꾸로 되다, 반대로 되다, 뒤집다 ③실패하다, 도산하다 망하다 ④후퇴하다, 역으로 움직이다 ⑤마음에 거슬리다 ⑥몸의 상태가 나쁘다, 몸을 해치다 ⑦바꾸다 ⑧따르다, 붓다(액체나 가루 따위를 다른 곳에 담다), 쏟다 ⑨양도하다, 넘기다 ⑩이동하다, 움직이다 ⑪역으로, 거꾸로 ⑫오히려, 도리어 ⑬예상과 어긋나는 것을 말하는 경우에 쓰임 ⑭재촉, 힐문(詰問) ⑮양보(讓步)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넘어질 궐(蹶), 엎드러질 전(顚)이다. 용례로는 지는 해에 비스듬히 비치는 그림자를 도경(倒景), 쓰러져 허물어짐을 도괴(倒壞), 생육 중인 작물이 비바람으로 쓰러지는 일을 도복(倒伏), 길가에 넘어져 죽음을 도사(倒死), 거꾸로 촬영(撮影)한 모양을 도영(倒影), 거꾸로 매달림을 도현(倒懸), 가산을 탕진하여 내버림을 도산(倒産), 뒤바뀜을 도치(倒置), 순서에 의하지 않고 거꾸로 일을 행함을 도행(倒行), 엎어져서 넘어짐을 도전(倒顚), 몹시 꾸짖음이나 심히 욕함을 매도(罵倒), 눌러서 넘어뜨림이나 모든 점에서 월등히 우세하여 남을 눌러 버림을 압도(壓倒), 엎어져서 넘어짐이나 위와 아래를 바꾸어서 거꾸로 함을 전도(顚倒), 때리어 거꾸러뜨림이나 쳐서 부수어 버림을 타도(打倒), 심한 충격이나 피로 따위로 정신을 잃음을 졸도(卒倒), 기울어 넘어지는 것 또는 넘어뜨리는 것을 경도(傾倒), 배고파 쓰러짐을 아도(餓倒), 밟아 넘어뜨림을 천도(踐倒), 정신이 아뜩하여 넘어짐을 혼도(昏倒), 몹시 기뻐함을 흔도(欣倒), 지치어 넘어짐을 축도(築倒), 기울이어 다 쏟음을 경도(罄倒), 거꾸로 매달린 것을 풀어 준다는 뜻으로 심한 곤경이나 위험한 고비에 처한 것을 구제하여 줌을 이르는 말을 해도(解倒), 차례를 거꾸로 시행한다는 뜻으로 곧 도리에 순종하지 않고 일을 행하며 상도를 벗어나서 일을 억지로 함을 도행역시(倒行逆施), 무기를 거꾸로 놓는다는 뜻으로 세상이 평화로워졌음을 이르는 말을 도치간과(倒置干戈), 칼을 거꾸로 잡고 자루를 남에게 준다는 뜻으로 남에게 이롭게 해 주고 오히려 자기가 해를 입음을 이르는 말을 도지태아(倒持太阿), 배를 안고 넘어진다는 뜻으로 몹시 우스워서 배를 안고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웃음을 봉복절도(捧腹絶倒), 주인은 손님처럼 손님은 주인처럼 행동을 바꾸어 한다는 것으로 입장이 뒤바뀐 것을 주객전도(主客顚倒), 관과 신발을 놓는 장소를 바꾼다는 뜻으로 상하의 순서가 거꾸로 됨을 두고 이르는 말을 관리전도(冠履顚倒), 일곱번 넘어지고 여덟번 엎어진다는 뜻으로 어려운 고비를 많이 겪음을 칠전팔도(七顚八倒) 등에 쓰인다.
▶️ 猢(원숭이 호)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개사슴록변(犭=犬; 개)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胡(호)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猢(호)는 ①원숭이(구세계원숭잇과와 신세계원숭잇과의 총칭) ②짐승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원숭이를 달리 일컫는 말을 호손(猢猻), 나무가 넘어지면 원숭이들이 흩어진다는 뜻으로 우두머리가 망하면 따르던 사람들도 뿔뿔이 흩어진다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수도호손산(樹倒猢猻散), 원숭이가 포대 속에 들어갔다는 뜻으로 행동이 구속되거나 제약을 받아 자유롭지 못한 것을 비유하는 말말을 호손입포대(猢猻入布袋) 등에 쓰인다.
▶️ 猻(원숭이 손)은 형성문자로 狲(손)은 통자(通字), 狲(손)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개사슴록변(犭=犬; 개)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孫(손)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猻(손)은 ①원숭이(구세계원숭잇과와 신세계원숭잇과의 총칭) ②짐승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원숭이를 달리 일컫는 말을 호손(猢猻), 넉줄고사리를 달리 이르는 말을 호손강(胡猻薑), 나무가 넘어지면 원숭이들이 흩어진다는 뜻으로 우두머리가 망하면 따르던 사람들도 뿔뿔이 흩어진다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수도호손산(樹倒猢猻散), 원숭이가 포대 속에 들어갔다는 뜻으로 행동이 구속되거나 제약을 받아 자유롭지 못한 것을 비유하는 말을 호손입포대(猢猻入布袋) 등에 쓰인다.
▶️ 散(흩을 산)은 ❶회의문자로 㪔(산; 산산히 흩다, 분산시키다)과 月(월; 肉, 고기)을 더하여 토막고기, 나중에 흩어지다, 흩어지게 하다의 뜻에도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散자는 '흩어지다'나 '헤어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散자는 㪔(흩어지다 산)자와 ⺼(육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㪔자는 몽둥이로 '마'를 두드려 펴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흩어지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래서 본래 '흩어지다'라는 뜻은 㪔자가 먼저 쓰였었다. 소전에서는 여기에 肉자가 더해진 散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이것은 고기를 두드려 연하게 만든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제사 때 올리는 산적(散炙)을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散자는 이렇게 고기를 다지는 모습에서 '흩어지다'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지만 흩어진다는 것은 헤어짐을 연상시켰기 때문에 후에 '헤어지다'라는 뜻도 파생되었다. 그래서 散(산)은 ①흩다(한데 모였던 것을 따로따로 떨어지게 하다), 흩뜨리다 ②한가(閑暇)롭다, 볼일이 없다 ③흩어지다, 헤어지다 ④내치다, 풀어 놓다 ⑤달아나다, 도망가다 ⑥절룩거리다 ⑦비틀거리다, 절룩거리다 ⑧나누어 주다, 부여(附與)하다 ⑨나누어지다, 분파(分派)하다 ⑩뒤범벅되다, 뒤섞여 혼잡하다 ⑪쓸모 없다 ⑫천(賤)하다, 속되다 ⑬어둡다, 밝지 아니하다 ⑭엉성하다, 소략하다 ⑮겨를, 여가(餘暇) ⑯산문 ⑰가루약 ⑱거문고 가락 ⑲문체(文體)의 이름 ⑳술잔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흩어질 만(漫), 풀 해(解),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거둘 렴(斂), 모일 회(會), 모을 취(聚), 모을 집(集)이다. 용례로는 글자의 수나 운율의 제한이 없이 자유롭게 기술하는 보통의 문장을 산문(散文), 바람을 쐬기 위하여 이리저리 거닒을 산보(散步), 가벼운 기분으로 바람을 쐬며 이리저리 거닒을 산책(散策), 여기저기 흩어져 있음을 산재(散在), 흩어져 어지러움을 산란(散亂), 어수선하여 걷잡을 수 없음을 산만(散漫), 모여 있지 않고 여럿으로 흩어짐을 산개(散開), 때때로 여기저기서 일어남을 산발(散發), 머리를 풀어 엉클어 뜨림 또는 그 머리 모양을 산발(散髮), 흩어져 없어짐을 산일(散佚), 흩어져서 따로 떨어짐을 산락(散落), 퍼져 흩어짐으로 어떤 물질 속에 다른 물질이 점차 섞여 들어가는 현상을 확산(擴散), 안개가 걷힘으로 안개가 걷히는 것처럼 흔적없이 사라짐을 무산(霧散), 따로따로 흩어짐이나 흩어지게 함을 분산(分散), 일이 없어 한가함을 한산(閑散), 떨어져 흩어짐이나 헤어짐을 이산(離散), 밖으로 퍼져서 흩어짐을 발산(發散), 모음과 흩어지게 함 또는 모여듦과 흩어짐을 집산(集散), 증발하여 흩어져 없어짐을 증산(蒸散), 놀라서 마음이 어수선 함을 경산(驚散), 탐탁지 않게 여기어 헤어짐을 소산(疏散), 세상 일을 잊어버리고 자연 속에서 한가하게 즐긴다는 말을 산려소요(散慮逍遙),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를 이르는 말을 산재각처(散在各處), 바람이 불어 우박이 이리 저리 흩어진다는 뜻으로 엉망으로 깨어져 흩어져 버린다를 이르는 말을 풍비박산(風飛雹散), 넋이 날아가고 넋이 흩어지다라는 뜻으로 몹시 놀라 어찌할 바를 모른다를 이르는 말을 혼비백산(魂飛魄散), 이리저리 흩어져 갈피를 잡을 수 없다를 이르는 말을 지리분산(支離分散), 구름이나 안개가 걷힐 때처럼 산산이 흩어져 흔적도 없이 됨을 이르는 말을 운소무산(雲消霧散), 헤어졌다가 모였다가 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이합집산(離合集散), 구름처럼 모이고 안개처럼 흩어진다는 뜻으로 별안간 많은 것이 모이고 흩어진다를 이르는 말을 운집무산(雲集霧散)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