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7620330242
흥미로운 사건을 보고 팩트체크할 겸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이 글을 작성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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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요즘 가장 화제인 아동유괴범 사건
결론부터 말하면 글의 내용 자체는 거짓이 아니다.
다만 자세한 내용을 자르고 요약해서 읽는 사람이 다른 방향으로 오해하게 끔 만드는 수상한 의도는 분명 있었다.
포텐글 내용을 잠깐 보자면-
먼저 중국 커뮤니티나 사이트를 검색해보면 공식 자료에서는 단 한 번도 "안면인식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 활용해서 범인 검거에 도움이 되었다는 말이 나온 적이 없다.
중국어 할 줄 아는 친구들은 바이두에 관련 보도들 검색만 해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기자 개인이 기사 말미에 "앞으로 발전된 AI기술과 바이오테크 등을 적극 활용하고 수집한 빅데이터를 통해 범죄예방해야한다!" 같은 관점을 제시하지만,
공식적으로는 텐왕(天网 한자로 천망, 영어로 스카이넷) 감시 시스템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포텐글 작성자는 안면인식 인공지능같은 기술 덕분에 미제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을 검거했다는 뉘앙스로 말하지만,
실제로 중국 내 공식 보도에서도 거론되지 않고 오히려 공안의 수사 능력과 수 년 동안 포기하지 않은 피해자의 노력을 강조한다.
물론 우리는 "그래도 저런 기술 사용한 거 아님?" 유추해 볼 수는 있지만, 오피셜로 말을 안 했으니 결국 추측의 영역일 뿐이다.
필자도 텐왕 같은 전국적 감시 체계의 도움으로 빠르게 범인 특정하고 검거에 성공한 거 같은데 중국 내 언론에서 언급 자체를 안 하니까 일부러 숨기려는 듯하고...
근데 대대적으로 텐왕의 성능이나 공안의 인공지능 기술 능력을 홍보할 좋은 타이밍과 사건인데 왜 안 했는지 잘 모르겠다.
포텐글에서 요약한 위화잉사건(余华英案件)은 사실이긴한데 자세한 디테일이 빠져 아쉬워서 필자가 좀 더 보충 설명하고자 한다.
사건을 찾아보니까 꽤나 드라마틱하다.
포텐글에서는 단순하게 한 줄로 요약했다.
마치 공안이 먼저 옛날 사건 조사를 시작한 것 같은 뉘앙스로 말하지만
그게 아니라 피해자가 신고를 해서 본격적으로 수사가 시작됐다.
어떻게 피해자가 신고를 하게 됐냐?
-틱톡이다.
(왼쪽에 있는 여자아이가 피해자. 1990년생으로 유괴 당시 만 5세)
1995년도에 위화잉에게 유괴 당하고 시골 농촌에 한 노파에게 팔린 피해자 양니우화(杨妞花) 본명 리쑤옌(李素燕).
노파에게는 귀머거리 벙어리 40세 노총각 아들이 있었는데 2500위안(약50만원)으로 아들의 수양딸을 산 것이다. 자기가 죽으면 양손녀가 아들을 보살필 수 있다는 생각에.
몇 년 뒤 노파는 죽었고, 양니우화와 양아빠 둘이서 농촌에서 살아갔다. 다행히도 노파와 양아빠는 양니우화를 성적이나 신체적으로 학대하지 않았다.
다만 양니우화는 초등학교 6학년 때 학업을 그만뒀는데 그 이유가 노파 친척이 노파에게 "아이가 너무 똑똑해서 학교 다니다가 도망가겠어."라고 말하자 노파는 노파심에 양니우화를 학교에 보내지 않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양니우화는 13살부터 밖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20살에 한 청년과 결혼해서 세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지냈다.
하지만 희미한 기억 속에 여전히 존재하는 자기 친 가족을 잊지 않은 그녀는 인터넷을 통해서 혈육을 찾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 2021년.
코로나로 찾아온 대 틱톡의 시대.
(틱톡에 가족을 찾는다는 쇼츠를 올린 양니우화)
자신이 기억하는 과거의 정보를 공개했고 영상은 빠르게 바이럴됐다.
수많은 사람들은 도와주겠다고 정보와 금액을 지원했고, 사건 해결을 도와줄 자원봉사자들이 늘어났다.
금방 사촌 언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연락이 오고 양니우화는 사촌 언니와 함께 친언니를 찾아 DNA대조 했는데 결과는 일치했다.
그러나 26년 만에 찾은 가족은 이미 망가질 때로 망가졌다.
친아빠는 유괴사건 후 알콜 중독에 빠져 가정 폭력을 휘둘렀고 4년 뒤에 피를 토하며 급사했다.
친엄마는 유괴사건의 여파로 충격을 심하게 받아 정신이 나갔고 매일 친언니를 안고 펑펑 울었다. 친아빠 죽고 1년 후 친엄마도 하늘로 따라갔다. 불과 32세의 나이였다.
양니우화와 친언니는 감동의 가족상봉 후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둘은 자기 가족을 망친 유괴범에게 기필코 복수하겠다고 마음을 다잡기 시작했다.
(취재진과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행진하는 양니우화)
양니우화는 틱톡에 꾸준히 진행 상황을 공유하며 사건의 단서를 수집하였고-
2022년 6월 6일 과거 자기가 유괴당한 지역의 관할 공안을 찾아가 정식 신고를 한다.
사실 공안도 그동안 이 화제의 사건에 대해 관심을 기울였고 신고 접수하기 전에 이미 수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래서 한 달도 안 지나고 6월 30일에 가해자 범인 위화잉을 특정하고 검거했다. (ㅈㄴ 빨라서 킹리적갓심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냥 감시 시스템 이용했다고 하지 그르냐...)
돌이켜 보자면-
만약 양니우화가 틱톡을 활용해서 친족을 찾지 않았다면, 공론화를 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빨리 사건 해결을 하지 못했을 거다.
참고링크:
https://www.sohu.com/a/815510889_121956424
https://baijiahao.baidu.com/s?id=1813877648672967221&wfr=spider&for=pc
https://baike.baidu.com/item/%E6%9D%A8%E5%A6%9E%E8%8A%B1/59833938?fromModule=lemma_inlink
https://baijiahao.baidu.com/s?id=1778007408083750056&wfr=spider&for=pc
그 뒤에 상황은 포텐글 내용과 똑같다.
2023년 7월 1심부터 이미 사형 선고를 받고 위화잉은 계속 항소했는데
2024년 1월에 재판부가 갑자기 재심을 했고 10월 25일에 6명의 유괴 범죄를 추가 인정해서 다시 사형선고를 때렸다.
결론
위화잉 사건은 공안이나 감시시스템의 역할 보다는 피해자가 스스로 쟁취해낸 정의로운 결과다.
참고로 2024년 7월에 양니우화는 한 편의 영화 같은 이 사건을 토대로 자서전을 냈는데 도우반(豆瓣)평점 9.5점이다.
첫댓글 책 이름 뭘까 읽어보고싶다
ㅠ 언젠가 번역되기를..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