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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신공자(亂臣孔子)
공자도 세상을 어지럽히는 난신이다
亂 : 어지러울 란(乙/12)
臣 : 신하 신(臣/0)
孔 : 구멍 공(子/1)
子 : 아들 자(子/0)
춘추시대 제의 안영(晏嬰)은 매우 현실적인 정치적 감각의 소유자였다. 그에게는 성인 공자마저도 세상을 어지럽히는 난신이었다.
제경공(齊景公)은 50년 동안 집정했던 춘추시대의 최장수 군주로 환공시대의 위대한 패업을 달성하기 위해 노심초사했다. 산동성 임치에서 발굴된 그의 무덤에는 함께 순장된 엄청난 숫자의 말이 당시에 강력했던 제의 국력을 과시한다. 관중(管仲)에 못지않았던 안영은 경공을 보좌하여 천추의 공업을 이룩했다.
전개강(田開疆), 고야자(古冶子), 공손첩(公孫捷)도 뛰어난 전공을 세워 경공의 총애를 받았다. 이들은 의형제를 맺고 스스로 ‘제의 세 호걸’이라 부르며 함부로 법을 어겼다. 경공의 면전에서도 막말을 했으며, 대신들과 결탁하여 정권을 탈취하려고 했다.
안영은 이들을 죽이라고 건의했다. 경공도 동의했지만 경솔하게 움직였다가 역공을 받을까 염려했다. 방치할 수 없는 지경이 되자 경공은 이들에 대한 처리를 안영에게 일임했다. 안영은 노의 소공이 방문했을 때 복숭아 두 개로 이들의 자존심을 건드려 자살하게 만들었다. ‘이도삼사(二桃三士)’의 유래이다.
안영은 적절한 임기응변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을 뿐만 아니라 간언과 정책수립에도 뛰어난 능력을 과시했다. 경공은 가혹한 법령을 중시했다. 형을 받아 발이 잘린 많은 사람들이 팔짝거리며 걷는 것을 본 경공이 까닭을 묻자 안영은 ‘팔짝거리는 것은 귀하고 걷는 것은 천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경공은 잘못을 깨닫고 형벌을 관대하게 적용했다.
경공이 범인의 몸통을 자르라고 명하고, 간하는 사람은 참형에 처한다고 선포했다. 안영은 오른손에 칼을 들고 왼손으로 범인의 머리를 잡아 경공의 앞으로 끌고 간 다음 ‘성군은 사람의 몸통을 자를 때 어떤 부위부터 시작했습니까?’라고 물었다. 경공은 잘못을 인정했다.
군주의 면전에서 단도직입적으로 자신의 이상을 강요하다가 아니면 물러나던 공자와는 다른 태도였다. 안영을 존경했던 사마천은 그가 살아있다면 마부가 되어도 좋다고 칭송했다. 공자가 이상주의자라면 안영은 철저한 현실주의자였다.
‘안자춘추’에는 두 사람과 관련된 일화가 있다. 공자가 제를 방문하자 경공은 이계(爾稽)를 봉지로 주려고 했다. 안영은 반대했다. “공자는 자기 생각만 강요하므로 아랫사람을 교화시키지 못합니다. 자신도 지키기 어려운 것을 남에게 강요하는 않는 자들이 유자(儒者)들입니다. 많이 배웠다고 모범을 보이지도 못하고, 많이 안다고 백성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번잡한 사술로 군주를 현혹시키고, 명성을 자랑하며 백성들을 우매하게 만들 뿐입니다. 그에게 봉지를 주어 제의 질박한 풍습을 바꾸게 하신다면 백성들을 평안하게 인도하는 도리가 아닙니다.”
경공은 공자에게 후한 상을 내렸지만 봉지는 취소했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내치지 못해 정중히 대접하면서도 정치에 관한 일은 일체 묻지 않았다. 결국 공자는 제나라를 떠났다. 안영이 전개강 등 세 사람을 죽인 것과 공자를 실질적으로 추방한 것은 시기심이나 잇속 때문이 아니었다.
그 배후에는 권력구도의 변화에 대한 정치적 견해의 차이가 숨어 있었다. 전개강 등이 단순한 불법행위만 저질렀다면 제거 대상으로 주목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공자가 도덕군자로 만족하며 제에 충성을 바칠 것 같았으면 받아들였을 것이다.
안영에게는 법의 적용과 경공의 정권을 지킬 책임이 있었다. 이웃의 노가 삼환(三桓)의 권력강화로 군주의 권력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는 전개강이 제의 삼환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이상주의자인 공자는 남의 신하가 되어 복종할 사람이 아니었다. 안영에게는 경공의 정권을 위협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난신이었다.
▶️ 亂(어지러울 란/난)은 ❶형성문자로 乨(란), 乱(란), 釠(란)은 통자(通字), 乱(란)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새 을(乙=乚; 초목이 자라나는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란(실패에 감긴 실의 상하에 손을 대고 푸는 모양으로 일이 어지러움)으로 이루어졌다. 얽힌 것을 바로잡는 일로, 나중에 얽힌다는 뜻으로 쓰였다. ❷회의문자로 亂자는 '어지럽다'나 '손상시키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亂자는 실타래를 손으로 풀고 있는 모습과 乙(새 을)자가 결합한 것이다. (난)자는 엉킨 실타래를 손으로 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금문까지만 하더라도 '어지럽다'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여기에 乙자가 더해지면서 도구를 이용해 실타래를 푸는 모습을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亂(란)은 ①어지럽다 ②어지럽히다, 손상시키다 ③다스리다 ④음란하다, 간음하다 ⑤무도하다, 포악하다 ⑥물을 건너다 ⑦가득 차다, 널리 퍼지다 ⑧난리(亂離), 반란(叛亂) ⑨위해(危害), 재앙(災殃) ⑩음행(淫行), 음란(淫亂)한 행위 ⑪버릇없는 행동 ⑫풍류(風流), 악장(樂章) ⑬요지(要旨) ⑭함부로, 마구잡이로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다스릴 치(治), 다스릴 리(理)이다. 용례로는 전쟁이나 재해 등으로 세상이 소란하고 질서가 어지러워진 상태를 난리(亂離), 어지럽게 마구 추는 춤을 난무(亂舞), 총이나 활 따위를 함부로 쏘는 것을 난사(亂射), 이리저리 흩어져서 질서나 체계가 서지 않는 일을 난맥(亂脈), 질서없이 여기 저기서 마구 나서는 것을 난립(亂立), 몹시 거칠고 사나움을 난폭(亂暴), 어지러운 판국을 난국(亂局), 어지럽게 함부로 들어가는 것을 난입(亂入), 공기나 물의 불규칙한 흐름을 난류(亂流), 사물이 얽히고 뒤섞여 어지럽고 수선스러움을 난잡(亂雜), 질서를 어지럽히며 마구 행동하는 것 또는 그런 행동을 난동(亂動), 조화나 정상을 잃은 흐트러진 상태를 난조(亂調), 마구 때림을 난타(亂打), 어지러워 살기가 힘든 세상을 난세(亂世), 세상이 어지러운 때를 난시(亂時), 양편이 서로 뒤섞여서 어지럽게 싸움을 난투(亂鬪), 갈피를 잡을 수 없이 어지러움을 혼란(混亂), 시끄럽고 어지러움을 요란(搖亂), 뒤흔들어서 어지럽게 함을 교란(攪亂), 음탕하고 난잡함을 음란(淫亂), 야단스럽고 시끄러움을 소란(騷亂), 도덕이나 질서나 규칙 등이 어지러움을 문란(紊亂), 크게 어지러움이나 큰 난리를 대란(大亂), 마음이 어둡고 어지러움을 혼란(昏亂), 어수선하고 떠들썩함을 분란(紛亂), 왜인이 일으킨 난리를 왜란(倭亂), 사변으로 일어난 소란을 변란(變亂), 나라 안에서 정권을 차지하려고 싸움을 벌이는 난리나 반란을 내란(內亂),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신하와 어버이를 해치는 자식 또는 불충한 무리를 일컫는 말을 난신적자(亂臣賊子), 한 오라기의 실도 흐트러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질서나 체계 따위가 잘 잡혀 있어서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일사불란(一絲不亂), 같은 패 안에서 일어나는 싸움을 일컫는 말을 자중지란(自中之亂), 헝클어진 삼을 잘 드는 칼로 자른다는 뜻으로 복잡하게 얽힌 사물이나 비꼬인 문제들을 솜씨 있고 바르게 처리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쾌도난마(快刀亂麻), 마음이 번거롭고 뜻이 어지럽다는 뜻으로 의지가 뒤흔들려 마음이 안정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심번의란(心煩意亂) 등에 쓰인다.
▶️ 臣(신하 신)은 ❶상형문자로 본디 크게 눈을 뜬 모양을 형상화했다. 내려다 본 사람의 눈의 모양으로 전(轉)하여 신을 섬기는 사람, 임금을 섬기는 중신(重臣), 신하(臣下)를 말한다. ❷상형문자로 臣자는 '신하'나 '하인', '포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臣자는 고개를 숙인 사람의 눈을 그린 것이다. 臣자가 '신하'라는 뜻을 가진 것은 왕의 눈을 마주하지 못하는 사람의 눈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臣자는 본래 '포로'를 뜻했던 글자였다. 고대에는 포로로 잡히거나 항복한 노예들을 왕실의 노예로 삼았다. 臣자는 그들을 일컫던 글자였다. 그러나 후에 왕을 섬기는 모든 사람을 통칭하는 용어로 쓰이면서 지금은 '신하'나 '하인'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臣자는 단독으로 쓰일 때는 '신하'를 뜻하지만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監(볼 감)자나 臥(엎드릴 와)자처럼 고개를 숙인 사람의 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臣(신)은 ①신하(臣下) ②백성(百姓) ③하인(下人) ④포로(捕虜) ⑤어떤 것에 종속(從屬)됨 ⑥신하(臣下)의 자칭(自稱) ⑦자기(自己)의 겸칭(謙稱) ⑧신하(臣下)로 삼다 ⑨신하로서 직분(職分)을 다하다 ⑩신하답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임금 주(主), 임금 후(后), 임금 군(君), 임금 제(帝), 임금 왕(王), 임금 황(皇), 임금 후(矦), 임금 벽(辟)이다. 용례로는 임금을 섬기어 벼슬을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을 신하(臣下), 신하와 서민 또는 많은 신하를 신서(臣庶), 신하가 되어 복종함을 신복(臣服), 신하된 처지를 신분(臣分), 나라에 공로가 있는 신하를 공신(功臣), 국가나 임금의 명령을 받고 외국에 사절로 가는 신하를 사신(使臣), 임금과 신하를 군신(君臣), 중직에 있는 신하를 중신(重臣), 봉토를 받은 신하 곧 제후를 봉신(封臣), 슬기와 꾀가 있는 신하를 모신(謀臣), 문관인 신하를 문신(文臣), 무관인 신하를 무신(武臣), 남의 신하를 인신(人臣), 간사한 신하를 간신(奸臣), 나라와 임금을 위하여 충절을 다하는 신하를 충신(忠臣), 지위가 낮은 신하를 미신(微臣), 이름난 신하를 명신(名臣), 다리와 팔뚝에 비길 만한 신하라는 뜻으로 임금이 가장 신임하는 중신을 이르는 말을 고굉지신(股肱之臣), 다리와 손에 비길 만한 신하라는 뜻으로 임금이 가장 신임하는 중신을 이르는 말을 고장지신(股掌之臣), 임금과 신하와 물과 물고기란 뜻으로 떨어질 수 없는 친밀한 관계를 일컫는 말을 군신수어(君臣水魚),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신하와 어버이를 해치는 자식 또는 불충한 무리를 일컫는 말을 난신적자(亂臣賊子), 간사한 신하와 불효한 자식을 일컫는 말을 간신적자(奸臣賊子), 임금은 그 신하의 벼리가 되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위신강(君爲臣綱), 임금과 신하 사이에 의리가 있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신유의(君臣有義), 목구멍에 걸린 생선 가시처럼 듣기에 괴로운 직언을 하는 강직한 신하를 일컫는 말을 골경지신(骨骾之臣), 임금의 사랑을 잃게 된 외로운 신하의 원통한 눈물을 일컫는 말을 고신원루(孤臣冤淚), 임금과 신하 사이에 지켜야 할 큰 의리를 일컫는 말을 군신대의(君臣大義), 풀을 베는 천한 사람이란 뜻으로 평민이 임금에 대해서 저를 낮추어 일컫던 말을 자초지신(刺草之臣), 임금의 명령을 비롯한 나라의 중대한 언론을 맡았다는 뜻에서 승지를 일컫던 말을 후설지신(喉舌之臣), 벌이나 개미에게도 군신의 구별은 뚜렷이 있다는 뜻으로 상하 위계 질서를 강조할 때에 이르는 말을 봉의군신(蜂蟻君臣), 임금이 치욕을 당하면 신하가 죽는다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는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군욕신사(君辱臣死), 풀떨기 같은 신하라는 뜻으로 벼슬하지 않는 백성을 이르는 말 또는 신하인 자가 스스로를 낮추어 이르는 말을 초망지신(草莽之臣), 임금이 치욕을 당하면 신하가 임금의 치욕을 씻기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는 뜻으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도와 생사고락을 함께함을 이르는 말을 주욕신사(主辱臣死) 등에 쓰인다.
▶️ 孔(구멍 공)은 ❶회의문자로 어린 아이가(子) 젖통에서 젖을 빠는 모양(乚; 은)으로 젖이 나오는 구멍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孔자는 '구멍'이나 '비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孔자는 子(아들 자)자와 乚(숨을 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乚자는 뜻과는 관계없이 어미의 젖가슴을 표현하고 있다. 孔자의 금문을 보면 어린아이가 무언가에 머리를 맞대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아이가 어미의 젖을 빠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孔자는 본래 '젖가슴'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하지만 지금의 孔자는 주로 공자를 대표하는 글자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孔(공)은 ①구멍, 굴 ②성(姓)의 하나 ③공자(孔子)의 약칭(略稱) ④동전(銅錢) ⑤새의 이름, 공작(孔雀) ⑥매우, 심히 ⑦비다, 공허(空虛)하다 ⑧깊다 ⑨크다, 성대(盛大)하다 ⑩아름답다 ⑪통(通)하다, 지나가다 ⑫허무(虛無)하다, 헛되다 ⑬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뫼 구덩이 광(壙), 구멍 혈(穴), 굴 굴(窟), 구멍 규(竅), 구멍 두(竇)이다. 용례로는 공자의 본명은 공구(孔丘), 공자를 성인으로서 일컫는 말을 공성(孔聖), 공자와 맹자를 공맹(孔孟), 공자와 노자를 공로(孔老), 몹시 밝음을 공명(孔明), 사람이 많이 다니는 큰길을 공로(孔路), 매우 급박함이나 몹시 지독함을 공극(孔劇), 구멍 무늬를 공문(孔文), 꽃밥의 정수리에 구멍이 생기어 꽃가루를 날리는 일을 공렬(孔裂), 구멍으로 사람 몸의 혈도를 공혈(孔穴), 털구멍을 모공(毛孔), 콧구멍을 비공(鼻孔), 눈구멍을 안공(眼孔), 눈동자로 눈알의 한가운데에 있는 빛이 들어가는 부분을 동공(瞳孔), 구멍을 뚫음을 천공(穿孔), 구멍이 많음을 다공(多孔), 몸안으로부터 몸 밖으로 땀을 내보내는 살갗에 있는 구멍을 한공(汗孔), 총알로 뚫린 구멍을 탄공(彈孔), 공자가 구슬을 꿴다는 뜻으로 어진 사람도 남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말을 공자천주(孔子穿珠), 공자의 자리는 따스할 겨를이 없다는 뜻으로 한군데 오래 머무르지 않고 왔다갔다 함을 이르는 말을 공석불가난(孔席不暇暖), 공자의 문하에서 나온 열 사람의 뛰어난 제자를 이르는 말을 공문십철(孔門十哲), 묵자 집의 굴뚝엔 그을음이 낄 새가 없다는 뜻으로 여기저기 몹시 바쁘게 돌아다님을 이르는 말을 공석묵돌(孔席墨突), 형제는 서로 사랑하여 의좋게 지내야 한다는 말을 공회형제(孔懷兄弟), 둥근 구멍에 모난 막대기라는 뜻으로 사물이 서로 맞지 않으을 이르는 말을 원공방목(圓孔方木), 백의 구멍과 천의 상처라는 뜻으로 갖가지 폐단으로 엉망이 된 상태를 이르는 말을 백공천창(百孔千瘡) 등에 쓰인다.
▶️ 子(아들 자)는 ❶상형문자로 어린 아이가 두 팔을 벌리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아들을 뜻한다. 지금의 子(자)라는 글자는 여러 가지 글자가 합쳐져 하나가 된 듯하다. 지지(地支)의 첫째인 子와 지지(地支)의 여섯째인 巳(사)와 자손의 뜻이나 사람의 신분이나 호칭 따위에 쓰인 子가 합침이다. 음(音)을 빌어 십이지(十二支)의 첫째 글자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子자는 '아들'이나 '자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子자는 포대기에 싸여있는 아이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양팔과 머리만이 그려져 있다. 고대에는 子자가 '아이'나 '자식'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중국이 부계사회로 전환된 이후부터는 '남자 아이'를 뜻하게 되었고 후에 '자식'이나 '사람', '당신'과 같은 뜻이 파생되었다. 그래서 子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아이'나 '사람'이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子(자)는 (1)아주 작은 것을 나타내는 접미어 (2)신문(新聞), 잡지(雜誌) 따위 간행물(刊行物)의 어느 난을 맡은 기자(記者)가 자칭(自稱)할 때 쓰는 말 (3)십이지(十二支)의 첫째 쥐를 상징함 (4)자방(子方) (5)자시(子時) (6)글체에서, 그대의 뜻으로 쓰이는 구투(舊套) (7)글체에서, 아들의 뜻으로 쓰이는 말 (8)민법상에 있어서는 적출자(嫡出子), 서자(庶子), 사생자, 양자(養子)의 통틀어 일컬음 (9)공자(孔子)의 높임말 (10)성도(聖道)를 전하는 사람이나 또는 일가(一家)의 학설을 세운 사람의 높임말, 또는 그 사람들이 자기의 학설을 말한 책 (11)자작(子爵) 등의 뜻으로 ①아들 ②자식(子息) ③첫째 지지(地支) ④남자(男子) ⑤사람 ⑥당신(當身) ⑦경칭(敬稱) ⑧스승 ⑨열매 ⑩이자(利子) ⑪작위(爵位)의 이름 ⑫접미사(接尾辭) ⑬어조사(語助辭) ⑭번식하다 ⑮양자로 삼다 ⑯어리다 ⑰사랑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여자 녀/여(女), 어머니 모(母), 아버지 부(父)이다. 용례로는 아들과 딸의 높임말을 자녀(子女), 며느리 또는 아들의 아내를 자부(子婦), 아들과 사위를 자서(子壻), 아들과 손자 또는 후손을 자손(子孫), 아들과 딸의 총칭을 자식(子息), 남의 아들의 높임말을 자제(子弟), 십이시의 첫째 시를 자시(子時), 밤 12시를 자정(子正), 새끼 고양이를 자묘(子猫), 다른 나라의 법률을 이어받거나 본떠서 만든 법률을 자법(子法), 모선에 딸린 배를 자선(子船), 자손의 여러 대나 자손의 끝까지 또는 대대 손손을 일컫는 말을 자자손손(子子孫孫), 자자손손의 썩 많은 세대를 자손만대(子孫萬代), 자식은 아비를 위해 아비의 나쁜 것을 숨긴다는 뜻으로 부자지간의 천륜을 이르는 말을 자위부은(子爲父隱), 융통성이 없고 임기응변할 줄 모르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자막집중(子莫執中), 자애로운 어머니의 마음을 일컫는 말을 자모지심(子母之心), 듣고 본 것이 아주 좁고 고루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자성제인(子誠齊人), 자식은 아비를 위해 아비의 나쁜 것을 숨긴다는 말을 자위부은(子爲父隱), 공자가 구슬을 꿴다는 뜻으로 어진 사람도 남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말을 공자천주(孔子穿珠), 묵자가 실을 보고 울었다는 뜻으로 사람은 습관이나 환경에 따라 그 성품이 착해지기도 악해지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죽은 자식 나이 세기라는 뜻으로 이미 지나간 쓸데없는 일을 생각하며 애석하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망자계치(亡子計齒), 부모는 자녀에게 자애로워야 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효성스러워야 함을 이르는 말을 부자자효(父慈子孝)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