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기도
하느님,
구원 계획에 따라 세상 모든 일을 섭리하시니
저희에게 해로운 것은 모두 물리치시고
이로운 것은 아낌없이 베풀어 주소서.
제1독서
<하느님께서 나에게 벌을 내리셨지만 내가 이제는 내 아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
▥ 토빗기의 말씀입니다.11,5-17
그 무렵 5 안나는 자리를 잡고서 자기 아들이 돌아올 길을 살펴보고 있었다.
6 그러다가 토비야가 오는 것을 알아보고 토비야의 아버지에게,
“봐요. 당신 아들이 와요. 함께 갔던 사람도 오네요.” 하고 말하였다.
7 토비야가 아버지에게 가까이 이르기 전에 라파엘이 그에게 말하였다.
“나는 잘 알고 있소. 저분은 꼭 눈을 뜨실 것이오.
8 물고기 쓸개를 저분 눈에 발라 드리시오.
그 약은 눈의 하얀 막이 오그라들다가 벗겨지게 할 것이오.
그러면 그대의 아버지께서 시력을 되찾아 빛을 보게 될 것이오.”
9 안나는 달려가서 아들의 목을 껴안고,
“얘야, 내가 너를 다시 보게 되다니! 이제는 죽어도 괜찮다.” 하면서 울었다.
10 토빗도 일어서서 다리를 비틀거리며 마당 문을 나섰다.
토비야가 그에게 마주 갔다.
11 물고기 쓸개를 손에 든 토비야는 아버지를 붙들고 그 눈에 입김을 불고 나서,
“아버지, 용기를 내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이어서 그 약을 아버지에게 바르고서는 잠시 그대로 두었다.
12·13 이윽고 토비야는 양손으로 아버지의 눈가에서부터 하얀 막을 벗겨 내었다.
그러자 토빗이 아들의 목을 껴안고 14 울면서
“얘야, 네가 보이는구나, 내 눈에 빛인 네가!” 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였다.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 그분의 위대한 이름은 찬미받으소서.
그분의 거룩한 천사들 모두 찬미받으소서.
그분의 위대한 이름 언제나 우리 위에 머무르소서.
그분의 천사들 모두 영원히 찬미받으소서.
15 그분께서 나에게 벌을 내리셨지만
내가 이제는 내 아들 토비야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기쁨에 넘친 토비야는 소리 높여 하느님을 찬미하면서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여행을 잘 마치고 돈을 가져온 것과
라구엘의 딸 사라를 어떻게 아내로 맞아들이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고,
또 그 사라도 오고 있는데 니네베 성문 가까이 왔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16 기쁨에 넘친 토빗은 하느님을 찬미하며
며느리를 맞으러 니네베 성문으로 갔다.
니네베 사람들은 토빗이 오는데
손을 붙잡고 인도해 주는 사람 없이 힘차게 걸어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17 그때에 토빗은 하느님께서 자기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눈을 뜨게 해 주셨다는 사실을 그들 앞에서 밝혔다.
이어서 자기 아들 토비야의 아내인 사라에게 다가가 그를 축복하며 말하였다.
“얘야, 잘 왔다. 얘야, 너를 우리에게 인도하여 주신
너의 하느님께서 찬미받으시기를 빈다.
너의 아버지께서 복을 받으시고 내 아들 토비야도 복을 받고,
그리고 얘야, 너도 복을 받기를 빈다.
축복 속에 기뻐하며 네 집으로 어서 들어가거라. 얘야, 들어가거라.”
그날 니네베에 사는 유다인들도 모두 기뻐하였다.
복음
<어찌하여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라고 말하느냐?>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35-37
그때에 35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가르치시며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율법 학자들은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라고 말하느냐?
36 다윗 자신이 성령의 도움으로 말하였다.
‘주님께서 내 주님께 말씀하셨다.
′내 오른쪽에 앉아라, 내가 너의 원수들을 네 발아래 잡아 놓을 때까지.′’
37 이렇듯 다윗 스스로 메시아를 주님이라고 말하는데,
어떻게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 되느냐?”
많은 군중이 예수님의 말씀을 기쁘게 들었다.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선생은 학생에게 가스라이팅 당하지 않는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사제들, 바리사이, 사두가이, 율법학자들과의 논쟁에서 승리한 다음, 내친김에 이스라엘 전체의 믿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바로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일 수 없다는 논리로 말입니다. 예수님은 다윗의 후손이 맞습니다. 그리고 성전에 입성하실 때 사람들이 다윗의 후손께 호산나를 외쳐도 그대로 받아주십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육체적으로는 구약의 예언대로 다윗의 후손일지라도 내적으로는 하느님의 아드님이란 것을 드러내시는 것입니다. 이 말은 “너희들에게 가스라이팅 당하지 않을 거야!”란 뜻이 들어있습니다.
사람들이 사람을 심리적으로 지배하기 위해서는 상대를 자신들이 조종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들어 놔야 합니다. 며칠 전에 축구 선수 박주호 선수가 은퇴하였습니다. 그는 축구 선수이기도 하지만 세 아이를 둔 가장입니다. 일정에 따라 한두 달 집을 비우는 일도 있어서 가족에게 계속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기자가 장녀 나은이와 남동생 건우의 반응을 물었습니다. 나은이는 아빠가 은퇴한다고 하였을 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아빠는 돈을 어떻게 벌거야?”
저도 아버지가 일을 가지 않으면 불안해져서 아버지에게 일 가라고 종용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도 아버지를 가스라이팅합니다. 만약 아버지가 아이들 아버지의 정체성만 가지고 있다면 분명 가스라이팅 당합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건우는 남자 답게 요즘 축구에 많이 빠져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은퇴한다고 말했을 때 “왜 축구를 그만둬?” 하며 울려고 했습니다. 이때 아버지는 “앞으로 너와 축구를 더 많이 할게”라며 건우를 달랬고, 나은이에게는 “앞으로는 다른 일 해볼게”라고 말했더니 안심하더랍니다.
요즘 식당에 가보면 아이들이 상전인 경우가 많습니다. 옆 식탁에 어른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데도 아이들은 소리 지르고 뛰어다니고 난리를 피웁니다. 하지만 부모는 제재 할 줄 모르고 오히려 아이들에게 애걸하며 부탁합니다. 그런 식으로 교육이 될까요? 부모는 부모이기도 하면서 더 높은 수준의 누군가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교육할 수 있습니다.
안드레아 보첼리는 천상의 목소리를 지닌 테너이고 얼굴도 잘생겼습니다. 1958년 9월 22일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의 작은 마을 라자티코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시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선천성 녹내장을 가지고 태어났고, 12살 때 축구 사고로 조금이나마 볼 수 있던 시력도 잃습니다.
그의 부모는 심각한 장애를 가지고 태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아이를 지우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 에디 보첼리는 주님께서 주시는 아이라며 아이를 낳기로 했습니다. 그녀의 믿음과 사랑에 따른 이러한 결정은 다양한 인터뷰에서 보첼리에 의해 인정되었습니다. 그는 “어머니의 음성은 우리를 위한 하느님의 음성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심각한 선천성 녹내장을 안고 태어났던 보첼리. 다행히 한쪽 눈에는 약간의 시력이 살아 있었습니다. 부모는 눈이 보이지 않는 대신 청각이 예민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음악을 시키기로 합니다. 그래서 일찍부터 피아노와 플루트, 색소폰을 배우게 했습니다. 목소리가 아름다웠던 보첼리는 ‘노래 잘하는 소년’이 되어 학교와 성당에서 인정받으며 성가대 독창자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친구들과 축구 경기를 하던 도중 골키퍼를 맡고 있던 보첼리에게 날아온 공이 그만 눈에 맞는 바람에 그나마 남아 있던 한쪽 시력마저 완전히 잃고 말았습니다. 오래전부터 갈망하고 꿈꿔왔던 오페라 가수의 꿈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리는 순간이었습니다. 눈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움직임이 있는 공연은 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부모는 그의 재능을 더 키워주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12세에 시력을 잃었음에도 전혀 그의 장애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강한 자신감을 심어주고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규칙적인 활동에 참여하도록 격려했습니다. 그들은 그가 평범한 삶을 살고 꿈을 향해 일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이러한 끊임없는 격려는 그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테너가 되는 길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보첼리의 부모, 알레산드로와 에디는 모두 이탈리아 문화와 전통에 깊숙이 박힌 로마 가톨릭의 강한 신앙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만약 그들에게 신앙이 없었다면 시력이 보이지 않는 아들에게 심한 죄책감을 느껴 그에게 가스라이팅 당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보첼리의 부모는 반은 자녀에게 속해있고 반은 하느님께 속해있었습니다. 하느님께 속해있는 사람은 그래서 심리적으로 자녀들에게 조종 당하지 않으며 당당한 교육자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반신이 없는 아이, 제니퍼 브리커를 입양한 샤론과 제랄드 브리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제니퍼에게 지나친 연민을 느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주님께서 주신 딸로 여기고 “할 수 없다”라는 말을 쓰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제니퍼는 자서전에서 “모든 것은 가능합니다: 당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믿음과 용기를 찾으십시오”라고 말합니다.
어쩌면 장애를 지는 아이에게 잔인할 수도 있지만, 하느님을 믿는 부모는 하느님 안에서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믿음으로 자녀를 교육합니다. 자녀가 울고 원망하더라도 휘둘리지 않습니다. 연민에 빠지지 않고 빠지게 허락하지도 않습니다. 훌륭한 교육자는 반은 학생에게 반은 자신의 스승에게 속해있어야 합니다. 예수님도 당연히 다윗의 후손이기는 하지만 또한 하느님께도 속해있음을 잊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https://youtu.be/lKE9_79TtMU
유튜브 묵상 동영상
사춘기인 자녀 때문에 힘들다는 부모가 많습니다. 그렇게 착했던 아이가 갑자기 반항적으로 변하고 툭하면 짜증만 낸다는 것입니다. 너무나 달라진 아이의 모습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사춘기는 청소년들이 아동기를 벗어나면서 큰 변화를 겪는 시기라고 말합니다. 갑작스러운 호르몬 변화로 합리적 판단과 대인관계능력, 실행 능력을 담당하는 전전두피질이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만 날뛰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표현도 합니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감성적으로 만취 상태.’
편도체의 안정화가 중요한 시기라고 합니다. 특히 부모의 폭력성이 그대로 전이되는 시기이기에, 따뜻한 말로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마음의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신앙생활도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문제는 이 시기에 부모와의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신앙생활에도 부정적으로 변한다는 것입니다. 대신 비슷한 또래들과만 어울리려고 합니다. 때로는 탈선해서 삐뚤어 나가는 것도 바로 이때입니다. 전문가들은 사춘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첫째, 참과 거짓을 나누기보다는 자신의 가치관과 적성에 맞는 일들인지 질문하여 스스로를 잘 알아가야 한다.
둘째, 본인이 생활해왔던 일상의 패턴을 잃지 말고 유지해야 무기력함을 극복하고, 자신이 잘하는 것과 관심 있는 것들을 이끌고 나갈 자신이 있는지를 생각한다.
셋째, 지금 하기 싫고 아주 하찮은 것이라도 추후 중요한 일에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새로운 경험이나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모두 겪은 사춘기인데도 참 어려운 시기입니다. 그만큼 어른이 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사람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데 전지전능하신 주님에 대해서 잘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특히 세속적으로 판단하면 할수록 주님은 더 알 수 없게 됩니다. 오늘 복음도 주님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볼 수 있습니다.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라는 신념은 구약성경에 뿌리를 두고서 율법학자들이 강조하던 믿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다윗 스스로 메시아를 주님이라고 말했는데 어떻게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 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메시아에 대해 새롭고 올바른 생각을 갖게 해주십니다. 다윗의 자손을 메시아로 생각하는 이유는 다윗과 같이 이스라엘을 구원할 위대한 왕, 지상에서 위풍을 떨칠 세속적인 왕을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세속적인 왕이 메시아가 아님을 밝히십니다. 즉,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이 기대하는 세속의 임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주님은 세속적인 기준으로 알 수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깊은 기도와 묵상을 통해서만 주님을 알아가고 또 주님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문제들을 잘 극복할 수 있게 됩니다.
살기 위해 먹어라. 먹기 위해 살아서는 안 된다(소크라테스).
바다의 별 꾸리아 성지순례.. 진산성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