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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불문(年齡不問)
대책을 제시하는 능력은 나이와 무관하다.
年 : 해 년(干/3)
齡 : 나이 령(齒/5)
不 : 아닐 불(一/3)
問 : 물을 문(口/8)
정치는 복잡다양한 문제를 단순하게 만드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적절한 대책을 제시하는 능력은 나이와 무관하다. 대부분의 영웅은 20대 초반에 이미 뛰어난 성과를 거둔다. 변화의 속도가 더딘 사회에서는 경험이 중요하지만, 상황이 불투명한 사회에서는 기발한 착상이 더 중요하다.
진(秦)의 재상이었던 여불위(呂不韋)는 권세를 장악했지만 조야를 막론하고 그를 보는 눈은 곱지 않았다. 확실한 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그는 연(燕)과 군사동맹을 체결하여 조(趙)를 정벌하고 하간(河間) 지역을 진의 영토로 편입시키려는 계획을 세웠다. 여불위는 장당(張唐)을 파견하여 연과 군사동맹을 체결하고 조를 정벌하려고 했다. 장당은 도중에 조를 통과해야 한다는 이유로 한사코 말을 듣지 않았다.
여불위에게는 감라(甘羅)라는 12살 먹은 가신이 있었다. 감라는 어렸지만 총명하고 언변에 능했다. 승상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본 감라는 무슨 일로 고민을 하느냐고 물었다. 여불위는 무심코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러자 감라는 자기가 장당을 설득하겠다고 나섰다.
여불위는 기가 막히기도 하고 화가 나서 꾸짖었다. 감라는 태연히 대답했다. “항탁(項橐)은 일곱 살에 공자의 스승이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12살이니 저를 한 번 시험해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여불위는 장난삼아 감라를 장당에게 보냈다. 장당을 만난 감라는 이렇게 말했다. “선생의 공을 백기(白起)와 비교하면 누가 낫습니까?”
“백기가 빼앗은 성을 헤아릴 수가 있겠느냐? 나의 공을 백기와 비교할 수가 없다.”
“범수(范睢)와 여불위는 누가 더 권력을 마음대로 휘둘렀습니까?”
“범승상이 여승상보다 못했다.”
“백기는 범승상의 조나라 정벌계획을 반대했다가 피살되었습니다. 여승상께서는 직접 선생에게 연나라로 들어가 재상이 되라고 권했습니다. 선생께서는 너무 배포가 크신지 아니면 겁이 많은지는 몰라도 여승상의 청을 거절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선생은 죽어서도 장례도 제대로 치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장당은 황급히 자리를 떨치고 일어나며 이렇게 말했다. “승상의 분부를 따르겠다고 전해주게.”
감라는 대단한 도리나 이치보다 단도직입적으로 이해관계를 설명했다. 장당은 비로소 여불위가 자신에게 부탁이 아니라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스스로 연나라로 가서 조국을 위해 분투노력을 하겠다고 자청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린 감라는 매우 교묘하고 실질적인 충고를 했다. 세를 이용하여 협박을 하다가는 상대의 반감을 살 수도 있었다. 장당이 연으로 떠난 후 감라는 조왕을 만났다. “연의 태자 단(丹)이 진에 인질로 잡혀있고, 장당이 연의 재상이 된 사실을 아십니까?”
“들었다.”
“단이 진의 인질이 된 것은 진을 속이지 않겠다는 뜻이고, 장당이 연의 재상이 된 것은 진이 연에게 속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두 나라는 동맹을 체결하여 조를 공격할 것입니다. 진은 조의 하간(河間) 지역에 욕심을 냅니다. 하간의 5개 성을 진에게 할양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양국동맹이 깨질 것입니다. 대왕께서는 진과 동맹을 맺고 연을 공격하십시오.”
감라에게 넘어 간 조왕은 5개의 성을 진에게 할양했다. 진은 연의 태자 단을 돌려보냈다. 이어서 동맹을 체결한 조와 진은 연을 공격하여 30여개의 성을 탈취했다. 그 가운데 1/3은 진이 차지했다. 12살 먹은 소년의 공이었다.
[참고]
공자와 제자 일행이 수레를 타고 가는데 길 한복판에서 꼬마들이 흙으로 성 쌓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마부가 길을 비키라고 외치니 꼬마들이 일제히 몸을 피했는데, 웬 꼬마 하나만은 그 자리에 떡 버티고 서서 당당하게 말했다. “수레가 성을 비켜야지, 어떻게 성이 수레를 비킨다는 말입니까?”
하도 대견해서 공자가 수레에서 내려 물었다. “네 이름이 무엇이고, 나이가 몇 살이냐?”
“제 이름은 항탁(項橐)이고, 나이는 일곱 살이옵니다.”
이번에는 그 꼬마가 공자에게 당돌하게 물었다. “선생님께 여쭙겠습니다. 물고기가 살지 않는 물은 무엇입니까? 또 연기가 나지 않는 불은 어떤 것입니까? 그리고 나뭇잎 없는 나무와 줄기가 없는 꽃은 무엇입니까?”
공자가 귀찮아하지 않고 찬찬히 가르쳐줬다. “물에는 물고기가 살고, 불을 피우면 연기가 나는 법이다. 나뭇잎이 없으면 나무가 자라지 못하며, 줄기가 없으면 꽃이 피지 못하는 게 자연의 이치란다.”
꼬마가 씩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께서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시네요. 우물 속의 물에 어디 물고기가 삽니까? 반딧불도 불이지만 어디 연기가 납니까? 고목나무는 나뭇잎이 없어도 다들 나무라고 부르지요. 또 하늘에서 내리는 눈꽃송이에는 줄기가 없지 않습니까?”
감탄한 공자가 말했다. “참으로 비범한 소년이로다. 나이는 어리지만 너는 내 스승이구나!”
▶️ 年(해 년/연, 아첨할 녕/영)은 ❶형성문자로 禾(화)는 벼, 음(音)을 나타내는 人(인) 또는 千(천)은 많음을 나타낸다. 年(연)은 가을에 많은 수확이 있음, 익다, 나중에 벼가 자라는 기간에서 연월(年月)의 해란 뜻으로 쓰고, 익다의 뜻은 稔(임)으로 쓴다. ❷형성문자로 年자는 '해'나 '나이', '새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年자는 干(방패 간)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방패'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年자는 禾(벼 화)자와 人(사람 인)자가 결합한 것이기 때문이다. 年자의 갑골문을 보면 人자 위로 禾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볏단을 등에 지고 가는 사람을 표현한 것이다. 볏단을 등에 지고 간다는 것은 수확을 마쳤다는 뜻이다. 농부들에게 한 해의 마무리는 당연히 추수가 끝나는 시점일 것이다. 그래서 年자는 한해가 마무리되었다는 의미에서 '해'나 '새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年(년, 녕)은 ①해 ②나이 ③때, 시대(時代) ④새해, 신년 ⑤연령(年齡) ⑥잘 익은 오곡(五穀) ⑦콧마루 ⑧사격의 하나 ⑨사람의 이름 ⑩익다 ⑪오곡(五穀)이 잘 익다 그리고 ⓐ아첨하다(녕)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한 해 동안을 연간(年間), 한해의 마지막 때를 연말(年末), 새해의 첫머리를 연초(年初), 일년 단위로 정하여 지급하는 봉급을 연봉(年俸), 해의 첫머리를 연두(年頭), 십 년 단위로 햇수를 셀 때 쓰는 말을 연대(年代), 사람이나 생물이 세상에 난 뒤에 살아온 횟수로 나이의 높임말을 연세(年歲), 직장에서 직원들에게 1년에 일정 기간씩 주는 유급 휴가를 연가(年暇), 지나가는 날이나 달이나 해를 연화(年華), 해마다 하게 되어 있는 관례를 연례(年例), 그 해의 안 또는 한 해 동안을 연중(年中), 한 해의 마지막 때를 연모(年暮), 지난해를 작년(昨年), 올해의 다음 해를 내년(來年), 열 살 안팎의 어린 나이를 충년(沖年), 매해나 하나하나의 모든 해를 매년(每年), 앞으로 남은 인생을 여년(餘年), 곡식이 잘 되고도 잘 여무는 일 또는 그런 해를 풍년(豐年), 완전히 성숙하지도 않고 아주 어리지도 않은 사내 아이를 소년(少年), 평상시의 해를 예년(例年), 한 해의 마지막 때와 새해의 첫머리를 아울러 이르는 말을 연말연시(年末年始), 한 해 동안 하루도 쉬는 일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연중무휴(年中無休), 풍년이 들어 백성이 즐거워 함을 이르는 말을 연풍민락(年豐民樂), 세월이 매우 오래다는 말을 연구월심(年久月深), 나이가 젊고 한창 성함을 일컫는 말을 연부역강(年富力强), 나이가 많거니와 덕도 아울러 갖춤을 일컫는 말을 연덕구존(年德俱存), 백 년을 기다린다 해도 황하의 흐린 물은 맑아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오랫동안 기다려도 바라는 것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백년하청(百年河淸), 권세는 10년을 넘지 못한다는 뜻으로 권력은 오래가지 못하고 늘 변함 또는 영화는 일시적이어서 계속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권불십년(權不十年), 백년을 두고 하는 아름다운 언약이라는 뜻으로 부부가 되겠다는 약속을 일컫는 말을 백년가약(百年佳約), 부부가 서로 사이좋고 화락하게 같이 늙음을 이르는 말을 백년해로(百年偕老),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천명을 알 나이라는 뜻으로 나이 오십을 이르는 말을 지명지년(知命之年), 삼 년 간이나 한 번도 날지 않는다는 뜻으로 뒷날에 웅비할 기회를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삼년불비(三年不蜚), 언제나 깍듯하게 대해야 하는 어려운 손님이라는 뜻으로 사위를 두고 이르는 말을 백년지객(百年之客), 벽을 향하고 아홉 해라는 뜻으로 한 가지 일에 오랫동안 온 힘을 쏟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면벽구년(面壁九年), 냄새가 만 년에까지 남겨진다는 뜻으로 더러운 이름을 영원히 장래에까지 남김을 일컫는 말을 유취만년(遺臭萬年) 등에 쓰인다.
▶️ 齡(나이 령/영)은 형성문자로 龄는 간체자, 㱓는 동자, 齢는 약자이다. 뜻을 나타내는 이 치(齒: 이, 나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해를 넘기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令(령)으로 이루어졌다. 태어난 후 지나온 나이의 뜻이다. 그래서 齡(나이 령/영)은 ①나이 ②연령(年齡) 따위의 뜻이 있다. 유의어로는 年(해 년/연), 아첨할 녕/영), 秊(해 년/연), 아첨할 녕/영) 등이다. 용례로는 여자의 스물 안팎의 꽃다운 나이를 묘령(妙齡), 나이가 많음 또는 많은 나이를 고령(高齡), 출생한 날로부터 오늘까지의 경과 기간을 연年 또는 연월일年月日로 계산한 수 곧 나이를 연령(年齡), 임금을 높이어 그의 나이를 이르는 말을 보령(寶齡), 달이 차고 기울고 하는 정도로 생후 한 살 미만의 갓난아이를 달수로 헤아리는 나이를 월령(月齡), 어떠한 표준이나 규정에 알맞은 나이를 적령(適齡), 어린 나이를 유령(幼齡), 같은 나이를 동령(同齡), 새해가 되어 나이를 한 살 더 먹음을 가령(加齡), 거북의 나이라는 뜻으로 곧 매우 긴 수명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귀령(龜齡), 나무의 나이를 수령(樹齡), 소나무의 나이라는 뜻으로 장수를 이르는 말을 송령(松齡), 두루미의 나이 곧 오래 산 늙은이의 연령을 이르는 말을 학령(鶴齡), 사회에서의 노인의 인구 비율이 높은 상태로 나타난 것을 이르는 말을 고령화(高齡化), 개나 말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더하다는 뜻으로 아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먹는 일 또는 자기 나이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견마지령(犬馬之齡)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問(물을 문)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門(문; 출입구)으로 이루어졌다. 말이 나는 곳, 남의 안부를 묻거나 죄인에게 따져 묻는 일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問자는 '묻다'나 '방문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問자는 門(문 문)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門자는 양쪽으로 여닫는 문을 그린 것으로 '문'이나 '출입구'라는 뜻이 있다. 問자는 이렇게 문을 그린 門자에 口자를 더한 것으로 남의 집을 방문해 질문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외에도 외부소식은 문을 통해 들어온다 하여 '알리다', '소식'과 같은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問(문)은 (1)물음. 질문(質問) (2)옛날, 경서의 뜻 따위를 구술 시험(試驗)으로 묻는 문제(問題) 등의 뜻으로 ①묻다 ②문초(問招)하다 ③방문(訪問)하다 ④찾다 ⑤알리다 ⑥부르다 ⑦소식(消息) ⑧물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물을 자(咨), 물을 신(訊), 물을 순(詢), 물을 추(諏), 물을 자(諮)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대답 답(畣), 대답 답(答)이다. 용례로는 남의 상사에 대하여 슬픈 뜻을 나타냄을 문상(問喪), 웃어른에게 안부를 여쭘을 문안(問安), 남에게서 글자를 배움을 문자(問字), 모르는 것을 알려고 물음을 문구(問求), 서로 묻고 대답하고 함을 문답(問答)예절을 물음을 문례(問禮), 앓는 사람을 찾아보고 위로함을 문병(問病), 죄를 지은 사람이 죄의 사실을 진술하도록 하는 심문을 문초(問招), 물어서 의논함을 문의(問議), 대답이나 해답 따위를 얻으려고 낸 물음을 문제(問題), 잘못을 캐묻고 꾸짖음을 문책(問責),묻는 항목을 문항(問項), 의심하여 물음을 의문(疑問), 남을 찾아가 봄을 방문(訪問), 의문이나 이유를 캐 물음을 질문(質問),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워서 익히는 일을 학문(學問), 캐어 물음이나 따져서 물음을 신문(訊問), 일일이 따져 물음을 심문(審問), 상대방의 말을 되받아 묻는 것을 반문(反問), 문제나 물음을 냄 또는 그 문제를 설문(設問), 잘못된 점을 따져 물음을 힐문(詰問), 캐묻지 아니함을 불문(不問), 동쪽을 묻는 데 서쪽을 대답한다는 뜻으로 묻는 말에 대하여 아주 딴판인 엉뚱한 대답을 일컫는 말을 문동답서(問東答西), 병든 데를 찔러 보는 침이라는 뜻으로 어떤 일을 시험으로 미리 검사하여 봄을 이르는 말을 문안침(問安鍼), 정의 경중을 묻는다는 뜻으로 천하를 빼앗으려는 속셈이나 남의 실력을 의심하는 행위에 비유하는 말을 문정경중(問鼎輕重),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동쪽을 묻는 데 서쪽을 대답한다는 뜻으로 묻는 말에 대하여 전혀 엉뚱한 대답을 일컫는 말을 동문서답(東問西答), 굽음과 곧음을 묻지 않는다는 뜻으로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함부로 일을 처리함 또는 잘잘못을 묻지 않고 함부로 행함을 일컫는 말을 불문곡직(不問曲直), 농사일은 머슴에게 물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은 항상 그 부문의 전문가와 상의하여 행해야 한다는 말을 경당문노(耕當問奴),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한다는 뜻으로 마음속으로 대화함을 이르는 말을 자문자답(自問自答), 어리석은 질문에 어리석은 대답 또는 우문은 자기의 질문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우문우답(愚問愚答)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