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어루만지며
너는 나의 상처
내 몸의 지하 동굴에 비치는 한 줄기 빛이었어
눈먼 고통을 발바닥 없이 헤매일 때
번데기처럼 웅크린 고통이
어둠의 어딘가에서 번식을 기다릴 동안
검게 타는 몸 전체의 둔중한 아픔
아물지 않을 틈새였어
기다리는 눈으로 네가 나를 돌아볼 때
적외선처럼 내 몸을 투과하는 너의 시선
내 몸의 틈으로 가물거리는 빛이었어
찢어진 피의 쓰라림이 고통에 눈을 뜨게 해
너는 나의 상처였어
너를 어루만지면
소스라치는 밝은 아픔이었어.
詩. 채호기
너는 나의 상처
나는 너의 상처
너를 어루만지면
소스라치는 밝은 아픔
때로는 몸이 아픔을 먼저 읽는다
마음은 아프지 않은데 아프지 않은데
외치지만, 몸이 먼저 아프다
--------------------- [원본 메세지] ---------------------
자해
-내버려둬요, 그는 자신만으로도 충분히 괴로워하고 있으니
그가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봐요
그 모든 것 차치하고
누가 누구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단 말입니까?
상처란 것이 내 속에서 아니면
어디서 진정 오기나 합디까?
모든 상처는 자상의 흔적인 것을
자주 그냥 담담하게 나타나기도 하는 것을
거절이란 말을 아는지
때로는 나를 부숴버리는 기다림을 아는지
나를 닫아서 보여주는 상처를 알아차리는지
영혼의 칼부림에 버히더라도
돋아나는 정처마다 닿아보는 것
난자한 내 육신을 펼쳐보는 것
그리고 내버려두는 것
아무는 것이 아니라 덧나고 덧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
때론 상처보다 더한 기다림이 없었는데
때론 기다림보다 더한 거절도 없었는데
詩. 배문성
모든 상처는 자상의 흔적.
거절이란 말을 아는지,
내가 나를 닫음으로써 입히는
상처를 아는지,
덧나고 덧나다못해
처참하게 짓물러버린
기다림을 아는지,
사랑할 수 있는 날이 과연 올 것인가?
상처로만 남아있는 나,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카페 게시글
시사랑
Re: [채호기] 상처를 어루만지며
오두막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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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7.0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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