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프랑스 출장을 다녀왔다. 회사 일로 다녀온 출장이었지만 하루 짬을 내어 프랑스 북부의 노르망디 지방을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2차 세계 대전에서 유명한 전쟁명소 중의 하나인 노르망디 지방.
미군이 전쟁에 참여하면서 아이젠 하워 장군이 독일군에 대대적인 반격을 가했던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그곳.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정식명칭은 “Overload” 작전이라고 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유명한 전쟁영화인 “Saving Private Rian”도 바로 이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엮어 나간다.
바닷가를 따라 아담하게 늘어선 집들과 작은 학교들, 그리고 푸른 농장에서 풀을 듣고 있는 서너 마리의 양들을 보면서 이 한가로운 도시가 수많은 폭격과 화염으로 넘쳐 났으리라는 상상이 잘 되질 않았다.
노르망디 해안가를 따라 늘어선 작은 도시들 중에서 에뜨르따(Etretat)란 도시에 들렸었다. 우리를 자동차로 노르망디 지방까지 안내해주셨던 유화백님이 인상파의 화가 끌로드 모네가 에뜨르따를 배경으로 그린 그림이 있다고 알려주셨다. 모네는 물과 꽃을 배경으로 그림을 그린 줄만 알았는데… 바다에서 수직으로 수십미터 가량 꼿꼿하게 깍아진 절벽과 그 절벽을 강한 바람이 깍아서 만든 풍경이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었다. 그리고 그 절벽 위에서 내려다본 바다는 에머랄드 빛 바다와 하얀 포말이 일어 공포심을 자아냈다. 넒디넓은 대양을 내려다보며 대양만큼이나 드넒은 꿈을 다짐하고는 한국에 돌아가면 모네가 그린 그 그림을 꼭 한번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며 그 도시를 떠났다.
그 도시를 떠나 다음에 들린 도시가 페깡(Fecamp)이란 도시였다. 페깡이란 도시는 기 드 모파상의 태어난 도시로 모파상의 박물관이 있다고 했다. 이전에 방문했던 에뜨르따란 도시의 웅장한 자연경관에 비해 다소 무난한 곡선을 이루는 페깡이란 도시는 우리 모두의 피곤함으로 그냥 슬쩍 둘러보는데 그치고 말았다. 고등학교 시절 기 드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이란 글을 읽고 무척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여자의 일생’에서 그려진 여자의 삶은 너무나도 현실적이었고, 또 사실감이 지나쳐서 오히려 섬뜩한 느낌을 받은 충격으로 한동안 멍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내가 받은 느낌이 훗날 프랑스 문학의 한 사조인 사실주의의 특징이란 것을 안 것은 대학에 입학하고 불문학을 공부하고 난 후였다.
이번이 3번째 프랑스 방문이었지만, 매번 방문할 때마다의 느낌은 다르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한 반전 시위를 교통체증과 삼엄한 통관검수로 간접적으로 체험했다. 다음번 출장에는 또 파리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는지…
첫댓글 부러워요. 노르망디로 출장을 가다니.
cafe Normandie -.빠뜨리샤 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