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습지 않은 인연이 끈이 되어 그리 무뚝뚝 하지않은 경상도 사나이와 고운 만남을 계속했는데 다섯살 위인 그 남자는 복학을 했고 난 한참 줏가가 오르는 새내기 였을때 사소한 일로 다툼이 있어 여름 방학동안을 한번도 만나지 않고 지냈다
개학을 하고 얼마 후 추석이 되었다 무슨 수를 쓰던지 화해를 하려고 했던 그남자는 핑계삼아 술 한병 들고 우리 어머니 께 인사를 하러 온것이다
인사를 마쳤으면 곱게 그냥 갈 것이지 집에 와 계신 형부와 죽이 맞아 술자리를 벌였고 주거니 받거니 그것도 모자라서 동네 구멍가게에 까지 가서 또 마신것이다
과년한 딸 이 있는집이라 어머니 께서는 안간다고 떼 쓰는 그를 강제로 떠밀어서 보냈다
그리고 한시간이나 지났을까 가족 들이 모여서 텔레비젼을 보고 있는데 현관문을 요란하게 두드리는 소리에 이상한 기분이 들었던 내가 얼른가서 문을 열어보니 ... 온몸에 분뇨 덩어리를 가득 뒤집어쓴 그가 멋적에 서 있었다
뭐가 어찌되어 그런 꼴을 하고 서있는지 어디에서 그랬는지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 지독한 냄새 때문에 온 식구가 다 뛰어 나오고 ...
안으로 들어오라고 할수도 없어 마당에 선 채 술취한 그의 목소리로 들어본 내막은 ...
양변기를 쓰고있던 우리집은
화장실 정화조가 집 뒷켠 으슥한 곳에 있었고
그 뚜껑이 시원칠 않아서 나무판자로 덮어두고 있던터
그가 그 곳을 잘못 디뎌서 정화조에 빠진것이다
그러나 그곳은 사람들이 전혀 다닐만한 곳도 아니고 일부러 찾지 않은 다음에야 그곳엘 갈 일이 없는것이다
날은 어두워졌고 추석무렵의 밤은 싸늘한 냉기 까지 있는데 집안으로 들이자니 그 냄새 때문에 도저히 안되겠고
옷을 벗겨서 씻기기는 해야 겠는데 누가 할것인가 형부도 곯아 떨어져 있고 남동생은 아직 어려서 못 시킬것 같고 씻길만한 남자가 집에 없는것이다
어머니 께서 할수없다 하시며 뒷 곁에 있는 우물에 데리고 가서 씻겨주라고 하셨다
온몸에 분뇨를 덜렁덜렁 달고서 왜 또 그리 웃는지 그때 스물한살 추석에 나는 남자의 알몸을 하나도 남김없이 보았다 보기만 했을까 구석구석 만지기도 했는데 ...ㅎ
차가운 물을 뒤집어 쓰고 벌벌 떨면서도 하반신 의 한 부분은 어찌 그리 대담하던지
민망하고, 쑥 쓰럽고 , 부끄럽고, 화 나고 ... 시쳇말로 머리에서 쥐가 날 지경인데도 막상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은듯 몸을 내 맡기고 휘파람 까지 부는것이다
큰 타월로 몸을 싸서 안으로 들여 보내놓고 대충 양복을 헹구어서 따라 들어와보니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아주 편안하게 내 침대에서 이불 얌전히 덮고 잠이들어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학교앞 찻집에서 만났을때
'결혼하자 ' 는 말 을 하며 ' 앞으로 이제 존대는 안할것 ' 이라는 말을 들었다 다음해 11 월 11일 결혼을 했고 지금.그자와 삼십여년을 살고 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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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ㅎㅎㅎㅎㅎ 인연...
작전(?)치고는 마지막 카드였구먼..ㅎㅎㅎ
바둑에 아주 엉망인 수를 떡수 라고 하기도 하고 똥수 라고 하는이도 있는데 이거야 말로 똥수를 썼네요 ㅋㅋ.
포석이 일품 입니다 결국 대탐 소실 입니다 힘찬 12월 되시길..................
이 형광등은 필자가 토카타 님으로 알고 이해가 안가 한참 생각했습니다,,ㅎㅎ, 똥배짱이네 그친구 참,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