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도 100%에 가까운 계약률을 기록했던 경기 용인 공세동 대주피오레(2000가구)단지. 요즘 이 단지를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일부 계약자들은 공사가 예정보다 늦게 진행되고 있는 점을 걱정한다. 공사가 계속 늦어져 입주 예정시기 때까지 완공이 안 되면 입주 예정시기에 맞춰 이주계획을 세웠던 계약자들은 혼선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용인시에 따르면 올 12월 입주 예정인 공세동 대주피오레 A블록(710가구)의 공정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33.6%다. 업체 측이 용인시에 제출했던 계획공정 38.2%를 밑돈다. 용인시 관계자는 “통상 업체 측이 계약공정을 여유있게 잡기 때문에 실제공정(실행공정)이 계획공정을 밑도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내년 4월 입주예정인 B블록(1290가구)은 더 늦다.
공사 지연은 이 아파트를 짓고 있는 대주건설의 사주가 지난해 탈세혐의로 구속 직전까지 간 게 발단이 됐다. 대주그룹 전체가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그 여파가 공세동 현장공사에도 미쳤다.
대주 측이 현장 협력업체들에게 공사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한 것. 이 때문에 A블록 105~106동의 경우 골조업체의 공사 중단으로 공사가 멈춰선 상태다.
분양가 90% 입주 무렵에 한꺼번에 내야…일부 계약자 자금 마련 걱정
일부 계약자들은 중도금ㆍ잔금 마련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이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의 계약자들이 계약금(분양가의 10%)만 낸 상태다. 입주 직전에 분양가의 90%에 이자를 더해 회사 측에 내야 한다.
이 아파트의 경우 분양 당시 주변시세(3.3㎡ 당 1000만원 안팎)보다 훨씬 높은 3.3㎡당 1300만원대에 분양된데다 중대형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총 2000가구 중 38평형 158가구와 45평형(총 406가구)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DTI(총부채상환비율ㆍ대출자의 연소득에 맞춰 대출금액이 정해지는 것)규제를 받아 금융권에서의 대출이 제한됐다.
회사 측은 분양 초기 대거 미달사태가 빚어지자 자체적으로 대출재원을 마련, 6억원 초과 아파트 계약자들에게도 집값의 60%를 대출해주는 조건을 내걸었다. 때마침 정부가 인천 검단신도시 조성 계획을 예고 없이 발표하면서 아파트 청약 열풍이 수도권 전역으로 퍼져 미분양분은 순식간에 팔렸다.
그런데 계약자 입장에서 볼 때 이런 대출방식이 골칫거리가 됐다. 아파트값이 입주 이후에 분양가보다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공세동 대주피오레 계약 시점 이후 서울ㆍ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장기침체국면으로 돌아선데다 회사 측의 문제로 지금 상태에선 입주 이후에 아파트값이 분양가 이상에 거래되기를 기대하기가 불투명한 상태다.
대주피오레가 들어서는 공세동 일대는 아파트 외에 첨단산업단지와 상업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개발될 예정인데 지금 현재는 다른 시설 조성도 차질을 빚고 있다. 복합단지 개발에 따른 시너지(상승)효과를 지금 상태에선 기대하기 어려운 셈이다.
공세동 C부동산 관계자는 “공세동 대주피오레의 경우 입주 이후에 웃돈을 받고 되팔 생각으로 계약금을 치른 투자목적의 수요자들이 절반 이상”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입주 무렵에 중도금ㆍ잔금을 마련 못한 계약자들의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런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 아파트값이 정상적으로 형성되기 어렵다.
하지만 실수요자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다. 용인시 건축과 관계자는 “입주 예정시기까지 공사를 끝내지 못하면 회사 측은 중도금ㆍ잔금을 받는 데 차질을 빚기 때문에 회사 측에서 어떤 식으로든지 공기에 맞춰 완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세동 S부동산 관계자도 “공세동 대주피오레의 경우 주변시세에 비해 고가에 분양된 것은 사실이지만 중대형 대단지의 매력이 크기 때문에 입주 이후에 분양가 이하로 집값이 내려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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