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재건축 당겨진다"…호가만 뛰는 아파트
9·1 부동산 대책 이후 해운대 대우마리나 개금 주공 3단지 등 매물 실종 거래는 없어
재건축 연한을 단축한 정부의 9·1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부산지역 재건축 시장이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다. 해운대 등 연한 단축이 예상되는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호가가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재건축 구역이 지정(예정)된 단지는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하는 등 사업이 지지부진해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2일 부산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해운대구 우동 대우마리나 1차의 경우 매매가가 갑자기 뛰거나 매물이 사라지고 있다. A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따르면 올 초만 해도 3억5000만~3억7000만 원에 거래되던 전용면적 84㎡의 호가가 최근 4억 원 이상으로 올랐다. 그나마 나와있던 매물도 소유주들이 거둬들이면서 자취를 감췄다. B 공인중개사는 "재건축 연한이 단축되면서 7년 후면 재건축이 본격화할 수 있는 데다, 해운대 우동이라는 입지적인 장점이 있고, 용적률이 낮으면서 대지지분이 다른 아파트보다 넓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 같다"며 "하지만 호가는 높아졌지만 매물이 없어 실제 거래는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1980년대 말 준공한 부산진구 개금동 주공3단지도 꿈틀대고 있다. 9·1대책 발표 이후 투자 목적으로 개금주공 3단지 소형평수를 찾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7700만 원에 거래되던 전용면적 32㎡의 호가가 8500만 원을 넘어가고 있다. H 공인중개사는 "언제 재건축이 본격화될지는 예측할 수 없는데도, 일부 소유자는 매매가 상승 기대감에 호가를 높여 의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례럭키와 하단 가락타운, 만덕 그린코아 등 2000가구 안팎 대단지의 상황도 유사하다. 이처럼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에 준공된 대단지를 중심으로 이상 투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정부 발표 이후 재건축 구역으로 지정이 안 된 대단지 아파트 거주민의 문의가 많다"며 "시 차원에서도 재건축 추진이 늘어날 것 등에 대비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업계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해운대 등 일부 지역은 재건축 연한 단축의 효과를 누리겠지만 부산 전체 재건축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양극화가 심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수도권도 오래된 아파트가 많지만 실제로 기대감이 상승한 곳은 강남 등 일부에 제한된다"며 "부산의 경우는 희비가 더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부산에서 재건축 구역으로 지정된 90개 가운데 완료된 곳은 10개 단지에 불과하고 50여 개 단지는 구역만 지정됐을 뿐 사업 진척이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