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아들이 중학교 1학년이었을 때,
마악 팝이라는 음악에 눈뜨기 시작할 무렵 마이클 잭슨을 발견한 것은 아들이 아니라 나였다.
고속터미널 지하상가를 가다가 어느 오디오상점에서 신나게 흘러나오는 ‘baet it' 를 접하였다.
나는 상점 안으로 들어가 오디오를 파는 점원에게
저게 누구 노래이며 제목이 뭐냐고 묻고는 지상으로 올라와 테프가게에 들러
당장 그것을 사들고 왔다.
돌아오자마자 그 테잎을 집안 가득 틀어놓고 몇 번이고 들었다.
마이클잭슨이 ’beat it! beat it!‘ 할 때마다
용솟음치듯 튀어오르는 힘을 느끼던 거였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은 나보다 더 흥분하고.
예상대로였다.
아, 그것이 우리집의 기나긴 화근의 불씨가 될 줄 어찌 알았을까.
마이클의 노래는 밤낮으로 우리집 2층을 쾅쾅 울려대었다.
아들은 마이클의 노래를 더 잘 듣기 위해 그의 방 네 귀퉁이에 고급 스피커를 매달고
그의 노래에 심취하느라 공부는 뒷전이었다가 급기야는 장래희망이 노래부르기에 이르렀다.
그때부터 父子간 기나긴 전쟁이 시작되었다.
집안의 모든 음향기기가 수시로 부서지고,
아들이 알바이트로 벌어 천금같은 돈으로 산 기타가 박살이 났다.
사고 부수고 사고 부수고가 계속되었다.
그때로 봐서는 정말이지 내아들이 과연 전문대라도 갈 수 있을까가 걱정이었지만
그러나 아들은 다행히도 공대에 들어가 무사히 졸업을 하고,
지금은 공대와 음악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로 밥을 먹고 산다.
서론이 길었다.
마이클잭슨은 죽은지 한달 넘게 땅으로도 돌아가지 못하였다.
사인이 불분명하여 부검하고 부검하고 또 부검하느라 그리되었다.
그의 주검의 참혹한 소문은 흉흉하였다.
부검당시 위안에는 음식물이라곤 하나도 없고 알약으로만 가득하였다거나,
머리카락이 다 빠지고 없다거나,
벗은 몸은 미처 백인이 되지 못한 흑인피부가 남아있어 몸전체가 얼룩덜룩 하다거나,
나중에는 코가 없어졌다고도 하였다.
그는 왜 그렇게 백인이 되려고 했을까.
그 이유 중 하나가,
커갈수록 아버지를 닮아가는게 자신의 모습이 너무 싫었다고 하는 대목이 가슴 아팠다.
그는 4살때부터 노래를 시작하여 다섯 살 때 형제들과
잭슨 파이브라는 그룹으로 아버지에게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성장하였는데,
그의 아버지는 아들을 체벌할 때마다 유난히 어린 고환을 발길로 걷어차서
어른이 된 후에도 잭슨은 아이를 만들 수 없는 몸이 되었다고 하였다.
그에게 따스하고 행복한 유년의 시절이 없어서였을까.
그는 유난히 아이들을 좋아하고 어울려 놀기를 즐겼다.
그리하여 플로리다의 저택에 에버랜드를 만들고
아이들을 위한 온갖 시설을 갖춘 놀이동산을 만들어 아이들이 자유롭게 들어와 놀게 했는데,
그것이 나중 그의 인생에 큰 우환이 되었다.
어린이 성추행범으로 몰려 오랜 세월을 법정공방으로 보내야 했던것이다.
11살 남자아이의 증언을 토대로 그는 경찰에게 몸수색을 받을 때,
그는 경찰에게 한시간동안 온갖 사정을 다하여 벌거벗는 것만은 면하게 해 달라고 빌었지만
끝내 벗어야 하였다.
의사와 몇사람의 검시관들 앞에서 11살의 아동의 진술대로
그는 백인이 되고자 복용한 약물부작용으로 온몸의 얼룩을 드러내고,
고추의 생김새와 포경수술의 여부까지(그아이는 잭슨이 포경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샅샅이 검사를 받을 때
팝의 황제 마이클잭슨은 조용히 울었다고 한다.
그 사건은 그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어 그 후부터 그는 심한 우울증에 대인기피증이 생겼다.
그런데 더 황당한 일은 잭슨이 죽자 11살이 된 그 소년은
가난한 아버지가 자행한 연극이었다고 이른바 양심선언을 하였다.
죽은 잭슨이 벌떡 일어설 말이었다.
잭슨이 살아있을 때 그렇게 말해 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CNN에서는 그가 죽자 이틀동안이나 정규방송을 걷어치우고 마이클잭슨 추모 특집방송을 내보냈다.
미국의 상징, 팝의 황제가 세상을 떠났으니 이틀동안 정규방송 쯤 뒤로 미루는 것은 당연하고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앵커가 말했다.
덕분에 나는 이틀동안 그의 영상에 흠뻑 빠져 살았다.
밥도못하고 설거지도 못했다.
그의 힘차고 특별한 춤과 노래!
뮤직비디오 ‘스릴러’는
유명 흑인 맹인가수(갑자기 이름이 생각 안남)가 만일 눈을 뜬다면
두가지를 보고싶은데 하나는 그의 어머니의 얼굴과
마이클잭슨의 뮤직비디오' 스릴러'를 보고싶다고 했을 정도였다.
잭슨파이브 시절의 십대의 그와,
싱싱하던 흑인 청년이었던 그의 이십대를 본다.
그때 그는 온 몸의 세포들이 하나하나 즐거워 어찌할 줄 모르는듯 춤을 추었다.
확실한 흑인이었을 때의 마이클잭슨은 또 얼마나 멋있는지.
어느 지점에서 성형을 그만 두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그는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고...귀가 문들어지고 코가 내려앉고,
나중에는 가면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지 않으면 대중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였다.
그 후유증으로 그는 엄청난 부작용에 진통제로 육신을 절였고
그 위에 향정신성 물질까지 강력하게 투여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결국 그는 수술용 마취제와 진정제 등 약물남용으로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하였다는 부검결과가 나왔다.
그는 무대위의 황제로 살다가
죽어 팝의 전설이 되었다.
그의 ‘you are not alone’를 시디에 올려놓고 커다랗게 볼륨을 올리며 나는
그 가엾은,
시대의 천재 싱어의 명복을 빌었다.(*)
* 그가 죽던 해 썼던 글이었습니다. 은순이
첫댓글 글 문장 능력이 대단 하십니다
마치 솜다발에 물 스며들듯이
이글을 푹 빠져 읽었네요
마이클 잭슨이 이렇게 까지 험난한 인생에 비극의 예술가인지
이글을 통해 이제야 알게 되었네요
예.그렇게 읽어주어 고맙습니다. ㅎ
역사적으로 모든 천재 예술가(저는 그를 예술가로 부릅니다)일수록
일반적 사람이 누리는 일상의 행복을 누린 사람이 별로 없는 것도
참 미스테립니다.
공감이 가는 대목이 아주 많씀니다 ㅡ
기억이 가물하신단 맹인가수는 스티비 원더, 와 레이 찰스가
있었는데 아마도 레이 찰스 (힛트곡, 아이 캔 스탑 러빙 유) 일듯이요.. 그시절 마더 오브 마인, 도 ..
퍼핏 러브, 그리고 빌리 진 꽤나 즐겨 틀어 댔었던 추억이 떠올려 짐니다
글 참 잘 보았씀니다
맞습니다!
Stevie wonder!
피아노앞에 앉아 좌우로 몸을 흔들며,
아이 져스트 콜드 투 쎄이 아이러브 유.
를 부르는 모습이 떠오르네요.ㅎ
모르던 마이클 잭슨의 스토리를 알게되네요..ㅠ
참 참참..
은순님 감사르~요
예,세상사 뭐 다 그렇게
알게 되는 것이겠지요?
긴 글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ㅎ
멋진 가수엿어요
안타까운 죽음이죠
맞아요!
저는 지금도 가끔 그의 영상을 찾아보곤 하지요.
글 잘 읽었어요.
감사...
추천 꾹...
감사는 제가 드립니다.
내가 써놨지만
저런글을 끝까지 읽는것도
그리 쉽지는 않을것같아요.
잘봤습니다 ㅡ
감사합니다.
숨도 안쉬고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팝ㅡ기타 부수고 울고불고
막내삼촌 재수할때 기타치면
친할머니가 부수고
갈등 심했습니다
우리가슴에 스쳐간 많은 가수들
이세상 모든것 사라져도
음악은 영원하듯이
다음 글 기다립니다
경헙이 있군요.ㅎㅎ
우리집 아들은 그때 하도 부모와의 전쟁 후유증으로
지금껏 우리와 별로 친하게 지내지 못하는것 같아요.ㅎ
지금 생각하면 아무리 자식을 위한 일이라고 해도
본인 가슴에 못박힐 일은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고,
지금이야 생각을 하지만 그때만 해도 어디 경험이 있어야 말이지요.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마이클 잭슨에게
그런 비화가 있었군요
화려하기만한 세계 최고 가수 뒤에는
그런 아픔이 있었다니
모르는 사실을
알게되었네요
그당시 은순님은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요?
맞아요, 너무 아깝고 안타까워서
일이 손에 안잡히더라고요.ㅎㅎ
지금도 가끔 그의 춤과 노래를 찾아 듣지요.
건강하세요. 시냇물님
흡입력이 대단한 글입니다.
글을 보고 마이클 잭슨에 대해 새롭게 알게된 부분이 있네요.
비운의 천재들은 왜 우리곁을 빨리 떠날까요
님의 글을 읽으며 휘트니 휴스톤을 생각해봅니다.
오래전에 가입해서
어줍잖은 글 한편 썼다가
카페의 징계를 받고
복원된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ㅠㅠ
그시절 알던 닉들은 거의 보이지 않고
기억도 가물가물합니다
은순이 님의 닉을 본것도 같은데
소통을 했는지는 기억에 없습니다.
글을 몇 편 읽기는 했지만
댓글 달기 주저주저 해서
그냥 넘어갔는데
님의 글을 읽고는 댓글 달고 싶어져서
달았습니다.
글
감사합니다.^^
그렇지요?
천재예술가일수록 행복하지못한 것 같아요.
위트니 휴스턴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그녀도 얼마나 노래 잘했나요.
캐빈코스트너와 영화 '보디가드' 주인공을 찍을때만 해도
정말 예뻤지요.
그녀가 커다란 입을 활짝 벌리고 눈웃음치며 노래를 부르면
완전 흑진주 같았지요.
그런 그녀가 개망나니같은 바비브라운을 만나 결혼하면서
그의 인생이 곤두박칠쳤지요.
결국 마약과 술로 패인이 되어 젊은 나이에 죽고 말았어요.
참 이뻤는데...애석해라. ㅎ
답글다느라 수고했습니다.
고마워요.
마음에 드는 글 추천 합니다.
감사합니다.
어찌 부모의 이름으로...
슬프다... 인간의 잔인함이란...
또, 돈 때문에 타인의 명예를 짓밟아버리다니...
은순이 님의 글은 은근히 중독성이 있네요.
다방면에 박식한 인텔리 특히 예능 부문에서는
어떠한 상황이라도 그것을 스토리텔링으로 엮어가는
부문에서 다분히 천재성 기질이 엿보입니다.
존경합니다. 마약에 취한 듯 -- 나도 모르게
은순 님의 팬이 된 것 같네요..
반갑습니다, 파인힐님.
'천재적 기질...'이라는 표현을 접하고나니
어째 다시금 글을 쓰고싶다는 욕망이 폭발하려고 하네요.ㅎㅎ
'파인힐'은, 제가 살고 있던 방배동 사거리 귀퉁이에
멋진 경양식집 이름이었는데요.
혹 연관이 있으신걸까요.
오래된 글을 일부러 찾아주셨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