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완 스승은 한 날 오후 이른 때 평소 관심 있게 지켜 봐왔던 현운(수영의 호)을 불러 차 한 잔을 하며 담소를 나누던 중 진지한 얼굴로 현운에게 묻는다.
“자네는 왕의 자질이 무어라 생각하나?”([1] 질문)
한동안 침묵이 흐른다. 현운은 스승의 갑작스런 질문에 목이 타는 듯… 차 한 모금으로 입을 축이곤 찻잔을 내려놓고 신중히 입을 열었다.
"왕은 나라의 아버지 입니다. 그리 귀하고 중하신 분이 갖추어야 할 덕목을 쉬 정하긴 어려우나 부족하나마 몇 가지 말씀 드리겠습다.”
“그래. 말해보거라”
현운은 신중히 입을 뗀다.
“우선, 왕이라 함은 좋은 귀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 되옵니다. 주위의 달기만한 말들을 걸러 들을 줄 알아야하고, 쓰지만 약이 되는 말들을 담을 수 있는 크고 깊은 귀를 갖추셔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결단하고 판단함에 있어서 신중함과 명석함 그리고 유연함을 갖추셔야 합니다. 한 나라의 왕께서 결단하시는 일엔 백성의 평안이 달려있고 ,판단하시는 일엔 백성이 목숨이 달려 있사옵니다. 하여 수백 수만의 운명을 짊어지고 행하시는 판단과 결단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천근 만근과 같이 무겁고 신중하실 것이옵니다.”
치완 스승은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끄덕이며 제자의 말을 머리로 마음으로 되새기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을 끌어들이는 흡인력, 주위의 믿을만한 사람을 많이 둘 수 있는 덕을 갖추셔야 한다고 생각되옵니다. 마음이 청렴하고, 섬김에 있어서 바라는 마음이 없고 옳은 말을 할 때 거침이 없고 그른 것을 물리칠 때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는 그런 충직한 신하를 곁에 들 수 있는 넓고 깊은 덕이 있어야 하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한 자긍심이 있으셔야 하옵니다. 세계의 어느 큰 나라의 국부 앞에서 위축되지 않고 나라의 대표로서 하고자 하는 뜻을 온전히 전할 수 있고 ,어느 대외적인 관계에 있어서도 언제나 동등한 관계가 성립될 수 있도록 하셔야 할 것입니다.”
현운은 무겁게 말을 끝맺고 스승님의 말씀을 기다렸다.
“그래.잘 들었느니라. 네말에 하나의 그릇됨이 없는 듯 하구나. 허허허…”
"내 평소 너를 유념히 지켜보았다. 역시나 내 눈이 정확했다 생각 되는 구나.“
“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스승님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아 송구하기만합니다.”
현운은 머쩍게 웃으며 감사의 표를한다.
치완 스승은 낯을 바꾸어 또 진지하게 말을 시작한다.
“ 지금 국정의 상황은 너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만…내 생각은 어떠하냐?…지금의 왕정 -군주제를 어떠한 형태로 체계화 시켜야 할 것 같으냐?”([2]질문)
“ 지금의 관료들을 다시 올바른 기준으로 재정비할 것입니다.
기본 바탕은 적절한 견제와 경쟁, 그리고 협력에 기본으로 하여 다시 구성할 것입니다. 시대가 변하는 만큼 나라의 일도 복잡해지고 세분화 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기구(부서)를 만들어 각 분야의 전문 인재를 등용하여 뒤숭숭한 현 국정을 최대한 신속히 그리고 체계있게 정립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그리고 크게 몇 개의 정당을 구성할 것입니다. 이 정당은 여러 분야에서 1,2위를 다투는 훌륭하고 전문성이 강한 그리고 백성으로부터의 신망이 두터운 사람으로 구성할 것입니다. 각 문야에서 다양하게 등용하여 혈연이나 지연에 얽매이는 일을 줄이고 각 분야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너무 이상적으로만 국정이 흘러가는 것을 방지하겠습니다. 적절한 지식과 현실에서의 실무를 충분히 발휘하여 현 백성들의 협조할 수 있는 국정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관료들은 국사는 뒷전이고 서로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었습니다. 이번의 재정비를 통해 다시금 나라를 일으켜 보일 것입니다. 그리고 왕권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강한 법적 기구와, 병력도 구성할 것입니다. 다시금 왕권을 강하게 구축하여 백성들이 믿고 존경할 수 있는 왕권을 세우고 싶습니다. 스승님“
현운은 본인도 모르게 강하게 쥐어져 있는 주먹으로 무릎을 강하게 내려치며 결연한 의지를 내보이며 말을 맺었다. 자신의 행동이 무례하게 느껴져 고개를 숙이며 스승에게 사죄하였다. 한편, 치완 스승은 국부로서 소극적이었던 자신을 되돌아보며 제자의 넘치는 패기에 사제지간을 벗어나 인격적으로 극찬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내색을 들키지 않으려고 다시금 차로 입을 축이고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
“ 너의 의지가 참으로 강하구나 . 개괄적이나마 뜻은 충분히 이해가 되는듯 싶구나. 그러면 좋다 . 지금 우리나라 시국에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정 현안은 무엇이라 생각되느냐?“([3]질문)
현운은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의욕에 찬 눈으로 급하게 말을 시작하였다.
“ 그 무엇보다도 바닥을 모르고 아래로 아래로 꺼지고 있는 나라경제가 제일 큰 국정현안일 듯 합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현 경기침체 진단과 정책과제’ 연구 보고서에서 현 한국경제는 장기간에 걸친 구조적인 내수침체로 49개월(2000.8~2004.9 / 4년 1개월)이라는 사상 유례없는 장기적인 경기 하강 국면에 직면해 왔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동행지수(2000.8~현재) 추이는 옆 나라 일본 장기불황시 동행지수 추이(1991.6~2001.11)와 유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한상의는 보고서에서 이러한 침체의 구조적 특징으로 국내총생산의 5할(50%)를 차지하는 소비가 ’03년 4/4분기이후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과 외환위기 이전 수준에 머문 투자 부진, 그리고 소매 자영업의 위축으로 인한 가계 경제여건 악화 등을 꼽고 있습니다. 또 이러한 내수침체의 원인으로 新수종산업 부재, 각종 규제, 높은 지가 등으로 인한 국내시장의 투자대상으로서의 매력 상실하게 되고, 더불어 의료, 교육, 레저 등 일부 소비부문에서 시장원칙이 작동되지 못하면서 국내소비자의 욕구 충족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출 제조업중심의 성장으로 자영업자들이 포함된 국내 서비스산업 침체 등이 지적되고 있는 상황 입니다. 스승님“
“… …”
스승은 무겁게 한숨을 내뱉었다.
“……그럼 이런 경기침체를 어찌하면 극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느냐?”([3]질문‘)
“ 제가 생각하기엔 내년이 우리경제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년 하반기 경기반등이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장기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과감한 확대재정정책과 금리 인하, 소비․투자여건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승님. 특히 일본이 장기불황 초기 거품경제붕괴의 영향을 과소평가하여 부동산 융자 총량규제, 지가세 도입 등 부동산억제책으로 거품 붕괴를 가속화했다든지, 경기부양책 실시 후 일시적으로 경기회복 기미가 보이면 부양책을 중단하여 침체를 되풀이했던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지금부터 과감하고도 지속적인 경기진작책을 마련하여 경기부진의 고리를 확실히 끊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현운은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 첫째, 정부가 과감한 확대재정정책과 금리인하책을 본격적인 경기상승이 명확해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예산, 연기금 등 다양한 재원을 활용할 필요할 것입니다. 최근 저기 먼 서역의 미국이 재정건전성 악화와 장기이자율 상승을 초래하지 않는 규모로서 연간 국내총생산 1푼(1%)의 부양책을 시행하여 경기회복에 성공한 점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또 기업․금융구조조정에 성공한 우리의 경우, 부실채권 처리 등 근본해결책 없이 경기부양책을 시도하다 실패한 일본과는 달리 확대재정정책의 경기부양효과가 높을 것이라 전망됩니다.
둘째, 2000년 이후 미국, 일본이 추진한 것처럼 과감한 기업활력 제고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정책으로 신규투자에 대한 감가상각 가속화, 일시적 기업 최저한세 폐지 등의 세제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의료, 교육 등 고급서비스업 진입장벽 완화, 출자 관련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의 자금여력을 투자로 돌릴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2000년대 미국과 일본이 확대재정정책, 금융완화책과 기업활력 제고책을 추진하여 성공적으로 경제부진상황을 탈피했씀을 보았을때, 우리도 내년 하반기 경기 반등이라는 호재를 지속적 재정확대정책, 금리인하, 투자환경 개선정책과 적절히 조합한다면 경기악순환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옵니다.“
“현운 네가 아주 많은 생각을 하고있었구나 . 너의 지식과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을 충분히 읽은 것 같구나. 잘 들었다.”
현운은 본인의 대답이 스승님의 물음에 부족하나마 답이 되었으리라 생각하며, 마지막 차 한 모금을 넘기고 찻잔을 내려놓으며 스승님의 온화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치완 스승은 많은 생각을 담고 있는 듯 한 입은 약간의 미소를 띤 채 닫혀있었고, 산 너머로 지는 노을을 바라보는 듯 먼 시선으로 사색에 잠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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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질문의 답은 ‘대한상공회의소의 『 현 경기침체진단과 정책과제 』’을 참고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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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4]대사가 아주 긴 소설이네요^^1번:자질을 어떻게 갖출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빠져 있네요.2번:여러모로 고민한 흔적이 보입니다. 3번:출처를 밝히고 구체적인 방안을 참고하신 것은 좋았지만 님의 의견이 좀더 반영되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형식이 흥미롭고 구체적인 답변을 위한 님의 고뇌가 엿보이네요.
[4] 소설형식의 글이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왕의 자질에 관한 부분은 설득력도 있었고 문장력도 좋았어요. 다만 3번 해결방안에서 자신의 의견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한가지를 더 꼬집자면 '둘째'부분에 문장종결이 자연스럽지 않네요 ^^;;;;;(너무 꼬집었나?) 수고하셨어요. ^ ^
첫댓글 [4]대사가 아주 긴 소설이네요^^1번:자질을 어떻게 갖출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빠져 있네요.2번:여러모로 고민한 흔적이 보입니다. 3번:출처를 밝히고 구체적인 방안을 참고하신 것은 좋았지만 님의 의견이 좀더 반영되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형식이 흥미롭고 구체적인 답변을 위한 님의 고뇌가 엿보이네요.
[4] 소설형식의 글이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왕의 자질에 관한 부분은 설득력도 있었고 문장력도 좋았어요. 다만 3번 해결방안에서 자신의 의견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한가지를 더 꼬집자면 '둘째'부분에 문장종결이 자연스럽지 않네요 ^^;;;;;(너무 꼬집었나?) 수고하셨어요. ^ ^
[4]형식이 참신하고 내용이 구체적으로 잘설명되었습니다. 다만. 1번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미처 적지 못했네요~그부분이 약간 아쉽습니다.^^잘읽었습니다.
[4]형식이 독특해서 재미있습니다. 왕의 자질에 대한 본인의 노력이 드러나 있지 않지만 다른 부분을 매우 꼼꼼하게 썼습니다. 참고 문헌까지 적고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이 보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3] 현 정권 들어서 가장 큰 실정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것이 다양한 기관을 설립하여 통치기구 자체만 비대해졌을 뿐, 실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