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처럼 반짝이는 곤충… 신라 시대 땐 날개로 장신구 만들었답니다
비단벌레
경남 밀양의 사찰인 표충사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비단벌레 여섯 마리를 방사했대요. 이 절 주변 숲에 살면서 채집된 성충에게서 태어난 애벌레를 키워서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낸 거예요.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작은 벌레는 숲속으로 훨훨 날아갔답니다. 지역 사회에서는 비단벌레 보호를 위해 이 숲까지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대요.
영롱한 색이 인상적인 비단벌레입니다. /국가유산포털
비단벌레는 생김새를 보면 왜 이렇게 부르는지 대번에 알 정도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곤충이에요. 몸길이는 최장 4㎝ 정도인데 초록색·금색·붉은색 광택으로 반짝이는 게 멀리서 보면 보석처럼 보이죠. 그래서 영어 이름도 보석딱정벌레라는 뜻의 ‘주얼 비틀(jewel beetle)’이랍니다. 풍뎅이·사슴벌레·하늘소 등과 함께 딱정벌레 무리에 속해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1만5000종의 비단벌레가 살고 있어요. 지역에 사는 종류마다 다양한 빛깔을 뽐내요. 동남아시아에는 온몸이 푸른빛 또는 초록빛으로 영롱하게 빛나는 종류가 있고요. 호주와 남미에는 그림을 그린 것처럼 복잡한 무늬로 빛나는 비단벌레들이 살고 있어요. 왜 이 벌레들이 이렇게 화려한 색을 가지고 있는지 과학자들이 정확한 답을 밝혀내지는 못했어요. 다만 번식철 짝을 찾기 위한 목적 등으로 추측하고 있죠.
비단벌레는 애벌레로 보내는 시간이 아주 길다는 점에서 매미와 비슷한 면이 있답니다. 애벌레 시기가 길게는 5년이 넘어요. 봄철에 1~2개월가량 번데기 시절을 보낸 뒤 성충이 돼 느티나무·벚나무·팽나무·느릅나무 등 활엽수가 우거진 숲에서 여름 한철을 살다가 알을 낳고 죽는대요. 아무리 오래 살아도 한 달을 넘지 못한대요. 애벌레 시절에는 나무의 속을 파먹고 살지만, 성충이 되면 새순이나 잎을 조금 갉아 먹을 뿐 먹이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요.
나무 속을 파먹는다고 하니 혹시 소나무 재선충처럼 나무에 해를 끼치는 게 아닌가 싶지만, 비단벌레 애벌레가 생활하는 나무들은 대개 죽어가는 나무들이어서 생태계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답니다. 오히려 죽은 나무를 분해하는 자연 청소부 역할을 하는 거죠.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눈부시게 빛나는 무늬와 딱딱한 껍데기를 가진 비단벌레에 매혹됐답니다. 호주 원주민부터 인도의 옛 왕조들까지 여러 지역에서 비단벌레의 몸을 장식품의 재료로 이용하거나 장신구로 만들어서 착용했어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랍니다. 1970년대 경주의 신라 고분인 황남대총에서는 비단벌레의 앞날개로 장식된 장신구인 ‘비단벌레 장식 금동 말안장 뒷가리개’가 출토됐어요. 비단벌레 날개 2000장을 촘촘히 깔아 금색과 비단벌레의 영롱한 초록빛이 어울리는 아주 아름다운 공예품이랍니다. 비단벌레의 앞날개는 아주 견고하고 단단해 오랜 세월에도 형태를 유지하는 특성이 있대요. 그래도 빛에 오래 두면 색이 변질될 가능성이 있어 박물관 관계자들은 이걸 조심스럽게 보관해 오다 2011년에야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했대요.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