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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워지면서 '냉장고 섬유'라고 불리는 인견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천연 소재인 인견은 이불, 옷뿐만 아니라 각종 속옷, 양말 등은 물론 천연염색한 고급 옷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풍기 인견 전문 매장과 침구류, 천연염색 의류코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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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염색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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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구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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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열대야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인견의 시원한 감촉을 그리워한다. 차갑고 통풍이 잘돼 소위 ‘냉장고 섬유’라고 불리는 인견은 여름철 대표적 소재다.
요즘 인견은 침구류, 홈웨어를 벗어나 다양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게다가 인견 제품을 세계화하기 위해 올 9월에는 경북 풍기 인견 업체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프레타 포르테 친환경패션박람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할머니 몸빼 바지’에서 세계적 패션 트렌드로까지 비상하고 있는 천연 소재, 인견에 대해 알아본다.
주부 심정미(35) 씨는 최근 백화점에서 구입한 인견 이불을 다시 매장에 가져가 환불을 요청했다. 이불 표기에 ‘레이온 100%’라고 되어 있었던 것. 하지만 ‘인견이 바로 레이온’이라는 직원의 말을 듣고 머쓱해졌다. 심 씨는 “오래전부터 인견을 사용해왔지만 정작 인견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인견은 나무에서 추출한 실로 만든 순수 자연섬유다. 인견을 영어로는 비스코스 레이온이라 하고 제품에는 통상 레이온으로 표기하고 있다. 비단이라 불리는 견직물은 누에고치로 뽑아낸 실이지만 인견은 천연펄프에서 인위적으로 뽑아낸 가늘고 긴 실이라서 인견이라 불린다. 나일론이나 폴리에스테르는 화학섬유인데 반해 인견은 펄프로 만든 천연소재다. 하지만 아직도 인견이 화학섬유라는 오해를 하는 사람도 많은 것이 사실.
인견은 화학섬유가 생산되기 전에는 겉옷감으로 주로 활용되었지만 나일론과 폴리에스테르가 생산되면서 홈웨어 또는 양복의 안감으로 전락했다. 그러다가 10여 년 전부터 업체들의 끊임없는 연구 끝에 외출복으로 거듭나기 시작했고 최근 본격적으로 고급화되기 시작했다.
요즘 인견은 여름이불이나 홈웨어 소재에서 벗어나 천연염색 옷으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덕분에 전국 인견 생산량의 85%를 담당하는 영주 풍기에는 여름이면 인견을 찾아 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지난해에 이어 친구들과 함께 풍기의 인견 매장을 찾은 이복희(68·서울시 반포구 서초동) 씨는 “인견은 촉감이 시원하고 까슬까슬해 여름 옷감으로 제격”이라면서 “서울에서 풍기까지 3시간가량 걸리는데 친구들과 매년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인견’ 하면 중장년층의 옷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제 젊은 사람들도 인견의 매력에 눈뜨기 시작했다. 풍기의 한 매장에서 인견 제품을 구입한 이수지(24·서울 강동구 길동) 씨도 그렇다. 블라우스, 잠옷, 치마 등 쇼핑 바구니가 벌써 가득 찼다. “인견이라고 하면 할머니들 옷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젊은 감각의 옷들이 많아 깜짝 놀랐다”면서 “입어본 후 좋으면 친구들에게도 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미자(56·대구 중구 삼덕동) 씨는 올해만 벌써 두 번째 인견 매장을 찾았다. “우연히 인견 옷을 입어보고는 여름옷으로 너무 좋아서 딸, 친정 엄마, 남편 옷 등 온 가족 옷을 한꺼번에 구입하기 위해 다시 찾았다”고 말했다.
풍기에는 30여 개 업체들이 저마다 소재 개발을 해 인견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아직 공동 브랜드가 없어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아이들 옷은 1만~2만원대면 충분히 구입할 수 있고 성인 외출복도 상·하 각각 3만~5만원대 정도다.
최근에는 고급화 전략으로 천연염색을 한 인견도 선보이고 있다. 풍기인견 블리스 송세영 대표는 “쪽염색, 감염색 등 다양한 천연염색을 시도해보고 있는데 견뢰도 때문에 인견을 세 차례 정도 염색한다”면서 “시원한데다 색상도 고급스러워 패션 리더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원피스, 외출용 남자 바지, 블라우스 등은 물론이고 인견 소재의 팬티, 러닝셔츠, 팔 토시, 심지어는 몸매 보정 속옷인 올인원까지 제작돼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인견은 몇 가지 한계를 갖고 있다. 펄프를 소재로 하다 보니 물에 약해 물빨래를 하면 수축된다는 점. 풍기인견 아이싱 구자현 대표는 “천이 약하다 보니 헐렁한 느낌의 단순한 디자인 제품이 많다”고 소개했다. “물에 수축되는 성질을 줄이기 위해선 코팅 등 화학적 처리를 해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인견 특유의 통풍 기능과 시원한 감촉이 사라지기 때문에 딜레마”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얼마든지 시원한 여름나기를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인견을 애용해왔다는 이명희(65·영주시 풍기읍) 씨는 “겉옷의 경우 깨끗하게 입고 여름에 한두 차례 드라이클리닝을 하면 새것처럼 입을 수 있다”며 인견 옷 입는 비법을 소개했다.
최복호 디자이너는 인견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한다. “지구 전체적으로 기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동남아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가 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인견은 웰빙 트렌드에 맞는 자연 소재인데다 여름철 소재로는 더없이 좋기 때문이죠.”
인견 옷은 처음에 한두 번 드라이클리닝하는 것이 좋으며 세탁기를 사용할 경우엔 세탁망에 넣어 울 코스로 세탁하는 것이 좋다. 직사광선에 변색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늘에 잘 펴서 말려주고, 건조 후 다림질을 해서 입으면 새것과 같은 느낌이 유지된다. 풍기인견홍보전시관 054)631-8866.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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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시원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