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참여비율 따라 입찰 가산점 - 컨소시엄 추진 중인 대기업들 - 잇단 접촉, 앞다퉈 '모시기 경쟁'
- 동부산관광단지 테마파크에도 - 부산업체들 사업자로 참여 준비
부산 에코델타시티와 동부산관광단지 테마파크 등 굵직한 개발사업을 앞두고 대형 건설사들이 지역 건설업체들을 향해 구애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하고자 자금력과 기술력을 갖춘 지역 건설사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이다.
■지역 건설사 참여가 낙찰 좌우
14일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산시와 수자원공사는 강서구에 조성될 에코델타시티 1단계 사업인 명지지구 시공사 입찰 준비를 마쳤다. 명지지구 기반조성공사는 4개 공구로 나눠 총 3800억 원 규모로 발주될 예정이다. 1-1 공구부터 1-3 공구까지는 수자원공사가 맡고, 1-4공구는 부산도시공사가 발주한다.
수자원공사가 발주하는 공구에는 충청권에 기반을 둔 K 건설을 비롯해 대기업 건설사인 H 사, J 사, T 사 등이 입찰 참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최근 지역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해 다각도로 접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가 지역업체의 참여 비율에 따라 가점을 주는 형식의 입찰을 수자원공사에 요구했고, 실제로 전체 컨소시엄의 30% 안팎을 지역업체로 구성할 때 낙찰자 선정에서 가점을 준다는 방침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아직 입찰 공고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하게 판이 짜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부산 건설사 몇 곳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중견 건설사 관계자도 "H 사 등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평소 다른 개발사업에도 공동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어 어느 정도 지분으로 들어갈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에코델타시티 1단계 기반공사는 여러 공구로 분할되므로 지역업체를 '모시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 부산지역 중소 건설사들은 도시공사가 발주하는 4공구에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49%까지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기준 등이 컨소시엄 구성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부산교통공사가 발주한 도시철도 사상~하단선처럼 관급공사에 참여해도 수익을 남기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오히려 지역업체들이 참여를 꺼리는 사례도 있다. 설계비만 해도 수억 원에 달하는데 탈락할 경우 충격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유동성 있는 업체, 테마파크 관심
16일 사업자 공모 접수를 마감하는 동부산관광단지 테마파크에도 지역 건설사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6월 CJ가 테마파크 사업에서 손을 뗀 이후 대기업 L그룹, P사, G사 등이 단독 사업자 또는 컨소시엄 형태로 공모 참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산도시공사가 감정평가를 통해 50만237㎡의 테마파크 용지가격을 995억4700여만 원으로 결정하면서 사업부지 임대 조건이 사업자 선정에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도시공사가 50년 무상임대 대신 유상 임대기간이 길거나 부지를 매입할 경우 가점을 준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실제 사업자 공모 참여를 준비하는 컨소시엄에서는 테마파크 설계와 함께 부지 매입 여부와 임대 기간 등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공사 주변에서는 지역 일부 건설사가 테마파크 사업자로 참여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견 건설사 한 곳은 동부산관광단지 테마파크 외의 다른 미분양 부지에 대해서도 매입 의지를 강하게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테마파크를 만드는데 지역 업체가 참여하면 환영받을 일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CJ와의 사업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대기업이나 지역업체를 따지기 전에 자금력만 믿을 게 아니라 테마파크에 대한 전문성과 의지는 물론 사업 시행자의 이미지와 평판,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도 등을 폭넓게 고려해 테마파크 사업자를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