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금년의 마지막 날... 이제 몇 시간 남았네요.
12시가 되면 보신각 타종을
오늘도... 할까.....
벌써 50년도 더 세월이 흐른 이야기...
어렸을 때 우리 집은
아버지가 늘 일찍 주무시는 까닭에
10시면 온 식구가 불 끄고 잠자리에 드는
새 나라의 어린이를 닮은 가정이었다.
도시... 그 것도 서울에서 그렇게 일찍 자는
집이 드물었는데...
그러나, 연 중 단 하루만 예외이었다.
바로 오늘,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는 날이었다..
온 가족이 모두 안방에 집합하여
하품해 가며, 눈을 비벼가며,
12시가 되기를 고대했다.
저녁밥도 일찌감치 6시에 먹었으니
이 배, 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그래선가 아버지는 넓은 쟁반에
땅콩, 셈베이, 옥꼬시, 오징어, 사과등을
가득히 담아 놓고 마음대로 집어 먹게 하셨다.
TV 에서 보신각 중계방송이 시작되고
이윽고 타종이 다 끝나면
아버지는 더욱 엄숙하게 분위기를 잡으시고
드디어, 오늘의 중요한 행사인
우리들의 새해맹세가 시작되는 것이었다.
우리 6 남매는 차례대로
마이크를 들고,
준비된 녹음기에,
또박또박 비장한 목소리로 맹세를 했다.
그래봤자 그 내용은
"새해에는 공부 잘 하겠습니다."
"새해에는 부모님 말씀 잘 듣고, 동생들에게 잘하겠습니다."
"새해에는 상급학교에 꼭 합격하겠습니다. 맹세합니다"
뭐 ....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다 끝나고나면 녹음기를 처음부터 다시 돌려
맹세내용을 재확인하시고 다짐하시는 아버지...
모든 가족 앞에서 공식적으로 맹세를 한데다가
녹음기까지 증거물로 버티고 있으니,
우리는 자기 맹세를 지키려고 일년 내내 제법 애썼다.
아버지의 이 훈육 방법은 성공하신 셈이다.
나도 결혼하여 딸 아이하나 낳고
이 행사를 몇 번은 시도해 보았지만,
새해맹세 따위보다는 제야의 종소리를 풍악삼아
한 잔 하는 것을 더욱 의미있어하는
가장의 비협조로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오늘, 가는 해는 아쉽지 않지만
기발한 방법을 연구하셔서
6남매를 가르치신 아버지가 새삼 그리워진다.
오늘, 나는 무슨 새해맹세를 할까...
첫댓글 좋은 아버지이십니다 ,, 울 동네에는 아침마다 아들 여섯에게 구호를 외치게 하는 아버지도 계셨답니다 ~~^^
요즘은 드믄 일이지요, 아이들이 따르지도 않고요 ,,
글을 읽으며, 새삼 부모님이 생각나, 그리운 마음이 됩니다,,
새해에는 사랑과 행복이 더욱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
미션님, 반갑습니다.
그 동안은 서로 모르고 지냈지만
이제부터는 서로 좋은 사이가 되고 싶어요~ㅎ
아버님의 교육방식이 훌륭하십니다
제야의 종소리들으러는 못가고
지금 전철타고 가는중입니다
송구영신예배 보러요
특송도 하고요
자랄때 가 젤 그립지요
부모님과 형제들이 오손도손 모여 살던시절이
젤 즐거웠던거 같습니다
라아라님, 신앙인으로도 훌륭하시네요.
저는 한 번도 송구영신 예배에 가 본 적이 없답니다.
어제도 하나님께 감사기도 드리고는 잠자리에서 편안하게 새해를 맞이했네요~
ㅋㅋ 나두 닭해에 치맥으로
타종을 반기려구여
늘보친구 아니야~~
왠 일? 너무 반갑네~
치맥은 한 물 갔어요.
이제는 피맥으로...ㅎ ㅎ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12.31 21:14
선배님, 글쓰기가 쉽지는 않아요.
맨날 과거지사나
남의 이야기를
쓸 수도 없고,
사생활 보호도 해야 하겠고...ㅎ
띄어쓰기나 맞춤법도 걸리구요.
알려주시는대로 고쳤어요.
고맙습니다~
글씨기가는 글 쓰기의 오타입니다
년 중은 연중으로
선배님, 안녕하셔요?
올 해는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요~
감사합니다.
매화향기 공동 방장님의 새해 벽두의 맹세가 예사롭지않습니다.
그때야 어린시절의 아버지에게 맹세지만 ,50여후년의 '새해의 명세'의 삶방에서의 명세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一 年 之 計 는 在 於 春 , 一 日 之 計는 在 於 晨" 이라 하였는데 ' 一 年 之 計 在於 晨 '으로 하셨으며 삶방의
여명이 밝아오는듯합니다. 새해에는 건강하시고 모든 일들이 만사형통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죽곡님, 편안하신지요?
우리 나이에는 건강이 제일이라하니, 올 해도 건강하게 지낼 것과
행복하게 지낼 것을
제일 우선하기로 했답니다.
죽곡님도 올 해는
밝게 웃으시는
한 해가 되시기를요~
감사합니다! 힘!!
丁酉新年,
明けましておめでとうございます.
(정유년 새해를 맞아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부메랑님,
언젠가 한번 뵙고 싶네요
항상 힘!을 강조하시니
물론 건강하시지요....?
인자하시고 참교육적 가정을 이끌어주신분
이십니다.
초딩때..처음 녹음기에 대고 노래를 하여보았는데 .어찌나 신기하던지요.
새해복많이 받으시고 강녕하시기 바랍니다.
무악산님,
아버지는 무척 엄격하시고 두려운 아버지이셨어요.
저는 어리광을 부려본 적이 한 번도 없었지요.
그래도 지금은
아버지가 속 마음으로는 사랑해 주셨다고 믿고 싶어요.
참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셈베이+오꼬시... 가께우동...아버지께서 쓰시던 일본말씀.
매화향기님께서도 가정교육을 참잘받으셧군요. 우리시대엔 '도제식교육'이 주를이루었는데
저도 많이 맞고 컸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날들을 더그리워합니다. 그런 가정교육이 있었기에
온르날 우리 친형제(우리도 6남매)들은 물론이고 내자식 조카들 절대 어긋나지 않았습니다.
기정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항상 그것을 입에 담고다닙니다. 추억에 잠기면서 글 읽고갑니다
네, 언덕님. 맞습니다.
가정교육이 제일 중요하지요.
그리고 배운대로 ,
자기가 자란대로,
자기 자녀교육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훌륭한 아버님을 두신 것 같습니다
글에서 매화향기 같은 지조가 흘러요
가풍처럼느껴지는 새해맹세 잘 읽었습니다
선배님 , 감사합니다.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언제나
시인다우신 선배님~
저는 전혀 산문적인 사람이어서,
시를 쓰시고
시적 감성이 풍부하신 선배님을 언제나 멀리서만 뵙고 있었지요.
매화향기 님 어떤분은 기분나뻐
하는데 글씨기가 어려위요.
감사합니다.
선배님,
모르는 것은
배우고,
틀린 것은 고치면 되지요.
제가 다 아는 것도 아닌걸요~
글쓰기 어렵다고 주저마시고 선배님도 삶의 글 하나 올려주세요~~
우리집 가훈이< 나를 다스릴줄 아는 사람인데 >
나를 다스릴줄 몰라서 무척 힘듭니다
새해가 되면 맹세를 하지만 며칠도 못가서
내안에 화를 참지를 못해서 소리를 지릅니다 ㅎㅎ
그레도 올해도 다짐해 보렵니다 ㅎ
성경에 자기를 다스리는 사람은 용사보다도 낫다고 쓰여있던데요.
그만큼 힘든 일이지요.
더구나 화를 참는 건
건강에도 안 좋다해요.
다만, 옆에 있는 사람이 놀라거나 무섭지않게 화를 풀어버리면 좋겠지요~?
추억의 과자를 앞에놓고 한해의 각오를 얘기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눈에 훤합니다.
통금이 있던 시절이라 밤늦게 할일이라고는
가족들끼리 화목하게 지내는 거 뿐이었는데...
옛날에는 집집이 식구들이 다 많았지요.
둘러 앉으면 얼추 10명...
이제는 모두 모여야 2명...ㅎ
너무 단촐하지요?
그때 그 시절의 타종 소리
말년의 타종 소리 느낌이 다르겠지요^.^
선배님,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지금은 타종소리 신경도 안 씁니다.
올해도 꿈나라에 먼저 가버렸는걸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