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에게 농촌은 농촌 이상의 것이었으며, 농부는 농부 이상의 존재였다. 고흐에게 농촌은 도시에서 상처받은 자신의 영혼이 치유되는 곳이었으며, 농부는 단지 농작물을 돌보고 수확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연과 하나 되는 또 하나의 예술 활동을 실험하는 사람이었다. 고흐의 '씨 뿌리는 사람'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나는 나의 꿈들 속에서 '덜 익은 욕심'은 잘 솎아내고 '소박한 희망'만 남겨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꾼다고 해서 모두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나만을 이롭게 하는 꿈이라면 너무 자기중심적이다.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그저 고흐가 그린 '씨 뿌리는 사람'처럼 내 손으로 가꾸고, 내 손으로 거둘 수 있는 꿈에만 집중하고 싶어진다. 억지로 유전자 조작을 해서 더 많은 수확물을 욕심내지 않고, 독한 농약을 뿌려서 곤충은 못 먹고 인간도 해를 입는 그런 농사가 아닌, 오늘을 견디고 내일을 준비할 수 있을 정도의 꿈만을 내 영혼의 밭에 뿌리고 싶어진다. 고흐의 '씨 뿌리는 사람'은 단순한 밀레의 모작이 아니다. 이 그림을 통해 고흐는 밀레를 훌쩍 뛰어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흐는 이 그림을 통해 과거의 자기 자신도 뛰어넘고 있다.
고흐의 `씨 뿌리는 사람`(1888)
끝없이 펼쳐진 아를의 평야를 고흐는 '영원'이라 불렀다. 반 고흐는 고갱이 아를로 온 첫날 '씨뿌리는 사람'을 그리기 시작했다. 누군가와 함께 오순도순 산다는 것,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화가 고갱과 함께 살게 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희망찬 일이었으면, 얼마나 큰 꿈을 꾸었으면 이런 싱그러운 색채를 마음 깊숙한 곳에서 뽑아 올릴 수 있었을까.
첫댓글 이번 반 고흐 전시회에 오는 걸로 알고 있음!
맞아 ㅋㅋㅋ 고흐 전시회 얼리버드로 사고 검색하다가 찾은 글이 넘 좋아서 공유하고 싶었어!
여샤 고마워 전문읽고왔다 나두 전시회 티켓 샀는데 덕분에 전시 보러 가서 그림 보는 마음이 달라질것같아 ㅋㅋ 좋은 글 공유 고마워
좋은 글 퍼와줘서 고마워
너무 잘 읽었다 ㅠㅠㅠ 전시 가기 전에 더 벅차져..
전시 가기 전에 읽으니까 기대가 더 더 차오른다♥️♥️♥️
헐 나 전시 얼리버드로 예매했는데 이거 읽고 가서 볼 생각하니까 행복해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