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미쳐야 미친다.
정민 선생의 책 <미쳐야 미친다>를 읽은 후
내가 좋아하는 말이 '미쳐야 미친다'란 말이다.
자기가 하는 일에 좋아서 미치게 되면,
도가 트인다는 소리다.
얼마전 인터넷 신문을 통해
태의경이라는 아나운서가 천문학에 관한 책을 썼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두가지가 머리에 스쳐갔다.
태의경이 누구지?
요즘처럼 아나운서들이 오락프로그램과 넘다들고 있는 시절에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라는 생각과
아나운서가 천문학에 관한 책을 써?
천문학을 전공했나?
라는 생각이었다.
'아나운서가 쓴 천문학 교양 서적'이라는 독특함 때문에
신문기사를 꼼꼼이 읽어보았고,
태의경 아나운서의 프로필도 꼼꼼이 살펴보았다.
음... 천문학 전공도 아니잖아.
그는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대학원 졸업후
KBS 아나운서가 된 이였다.
그런데도 이런 책을 써낼 수 있던 이유는 한가지다.
어렸을 때부터 우주에 미쳤었기 때문이다.
비록 아마추어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우주가 너무 좋아서
거기에 미치다 보니 도가 트인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시간 날때마다 긁적인 글들을 모아 놓은 글이
바로 이 책 '태의경의 우주콘서트'이다.
그 전까지는 태의경 아나운서가 누군인지 몰랐는데,
이책을 통해 알게 된 TV에서 다시 보니 이상스레 반가웠다.
천문학에 대해서는 아마추어라고 하지만,
그 내용도 아마추어는 아니다.
우주에 전반적인 궁금했던 내용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설명과 몰랐던 상식들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아마추어라서 그런지 이 책을 읽는 아마추어의 눈높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너무나 쉽게 잘 썼다.
1. space vs universe vs cosmos
우연인가?
얼마전에 그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우주가 영어로 뭐지?
유니버셜? 코스모스? 어떻게 다르지?
그 질문의 나라고야 알겠나?
글쎄...
그렇게 질문을 넘겼는데..
이 책은 시작하자마자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장의 추천의 글에서 이를 설명하고 있다.
1) space는 인간이 장악할 수 있는 우주 공간을 지칭하는 말로,
우주 탐험, 우주 특파원의 경우 space exploration, space reporter로 번역되어야 한다고 한다.
2) universe는 별, 은하, 우주로 채워진, 천문학의 대상이 되는 객관전 우주를 지칭하는 말이다.
3) cosmos는 유니버스에 인간의 요구 사항이 많이 들어간 주관적 우주를 말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이 세가지를 적절히 모두 다루고 있다고 한다.
2. 상식 제공
초등학교 때 처음 우주를 배우면서 궁금한 점이 참 많았다.
그중에 으뜸은 우주의 끝이 있느냐? 없느냐? 였다.
우주는 무한하다고 한다.
그런데, 무한하다는 것이 잘 와닿지를 않는다.
세상에 끝이 없다는 것이 있단 말인가? 계속 가다보면 끝이 있을 것 아닌가?
어린 나에게 큰 호기심을 주었다.
요즘도 우주의 무한성에 대해서는 쉽게 용납되지 않는다.
그저 우주가 무한하다고 하니, 무한한 줄 알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우주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오고같다.
지구의 두번째 위성이라든가, 혜성에 관한 이야기, 라그랑주 점, 일식의 주기등을 비롯한
별과 우주, 우리 태양계, 우주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많은 상식을 들려준다.
일반인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학생들에게 더욱 추천하고픈 책이다.
3. 옛사람들의 우주
일식이나 월식, 혜성 같은
천문학적 현상에 대한 옛날 사람들의 재미있는 반응도 이 책은 적고 있다.
블루문이 뜨는 경우와 두 개의 뜬 것처럼 보이는 현상의 진위에 대해 설명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명화 속의 별을 설명하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고흐의 그림이다.
많은 평론가들이
말년에 정신이상을 가진 고흐의 광기가 그의 걸작을 만들었다고 하는 평가를 내린다.
하지만 태의경 아나운서는 그가 그린 그림의 별들의 위치를 보면서,
고흐의 별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starry night>이라는 별 관측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것은 날짜, 시간, 장소를 입력하면 그 당시의 별의 위치를 보여주는 S/W 프로그램인데,
고흐가 그렸다고 하는 날짜를 <starry night>이란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별의 위치가 틀리다고 한다.
3일 뒤로 입력해야 그림속의 별의 위치가 된다면서,
그림을 그린 날짜가 잘못 알려질 것이 아니가 추측하기도 한다.
그 밖에 일식과 월식의 전설이 있는 연오라세오녀 전설과
베들레헴의 별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4. 영화 속 우주
과연 외계인은 있을까?
이 넓은 우주에, 넓다 못해 무한하다고 하는 이 우주에
인류만한 지적 생물체가 없다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지구온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인류의 종말이 가까워진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인류가 사라진 이후, 인류만한 지적 생명체가 없다면,
우주는 더이상 아무 의미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허무하면서도 묘한 기분이 든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우주... 그 존재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러면서도 지구 환경이 변화하여 인류를 비롯한 많은 생명체들이 사라지겠지만,
그 변화된 환경에 어울리는 새로운 생명체가 생겨날 수도 있다는 생각 말이다.
지구의 환경변화에 따라 인류가 생겨났듯이 말이다.
이런 생각의 고리는 나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잡생각을 잠시 접고, 이 책을 이야기해보자.
이 책에서는 우주에 관한 영화도 소개하고 있다.
소위 SF 영화로 불리는 작품들이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아폴로 13, 미션 투 마스, 토탈리콜 등에 대한
영화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그리고 태의경 아나운서가 극찬한 영화 콘택트(Contact).
세티(SETI) 프로젝트란 것이 있다.
이것은 우주에 인류외에 지적생명체가 있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우리가 존재한다는 신호를 우주로 내보내고
이에 대한 반향을 기다리는 연구이다.
이 SETI 프로젝트를 영화화 한 것이 바로 콘택트(Contact)란 영화다.
나도 이영화를 보긴 했다.
이제 이 책을 본 눈과 마음과 머리로 다시 한번 봐야겠다.
5. 이젠 우리도 우주로...
마지막으로 인류의 우주도전에 대해 이야기한다.
러시아의 유리 가가린의 첫 우주여행.
미국의 첫 달 착륙 등을 비롯하여
선진국들은 우주 산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92년 우리별 1호를 시작으로 위성시대를 열었고,
위성의 부품도 국산화 비중을 높이는 등 우주산업에 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얼마 안있으면 위성발사대로 갖춘 나라가 된다.
현재 전라남도 외나로도란 섬에 외나로도 우주센터를 열심히 건설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첫 우주인도 나올 예정이다.
얼마전에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두 사람이
현재 러시아 유리 가가린 우주 센터에서 열심히 훈련중이다.
그렇게 우리나라도 우주로 열심히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
이제 우리도 눈을 돌려야 한다.
세계로 향했던 눈을 우주로 돌려야 한다.
그러기 앞서 세계는 커녕 우물위 작은 하늘만 쳐다보던 나부터 반성해본다.
책제목 : 태의경의 우주콘서트
지은이 : 태의경
펴낸곳 : 동아시아
펴낸날 : 2007년 2월 20일
독서기간: 2007.7.19 - 2007.7.21
페이지: 272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