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09 경북 포항의 한 경찰지구대에서 폭행으로 인한 사망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구대 경찰들이 보호 중이던 주취자를 폭행한 뒤 차가운 바닥에 방치하여 숨진 것입니다. 그런데 당시 경찰과 검찰은 주취자의 지병으로 사망한 것처럼 조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유족들도 경찰들이 폭행, 방치해서 사망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그런데 장례 당일 지구대장이 유족을 찾아와 거액의 수표를 자꾸 전달하려 했고 유족은 피해자의 죽음에 의혹을 느껴 저희 연구소를 찾아 왔던 것입니다.
유족은 어렵게 사건당일의 CCTV 화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걸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경찰이 피해자의 얼굴을 신문지로 가리고 마구 폭행 하는 장면도 있고, 피해자가 자신을 폭행하는 경찰에게 두 손을 모아 비는 장면까지 그대로 찍혔습니다.
그래서 추가 증거 수집에 나섰습니다. 경찰에 맞서서 조사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하늘은 무심치 않았습니다. 사건당일 현장에 출동했던 119구급대원이 양심선언을 해 주었던 것이죠. 현장에 도착해 확인해 보니 피해자는 숨진 지 이미 오래된 것 같았고, 당시 피해자의 몸은 <동사한 사람처럼 매우 차가웠다>는 말을 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작성한 진료기록에는 병원도착 당시 체온이 36.5도였으며 긴 시간 지료를 받다 숨진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기 때문에 경찰과 검찰은 이 기록 등을 근거로 망인이 지병으로 사망했다고 사건을 조작한 것입니다.
이후 선린병원의 간호사에게서 <자신이 작성한 기록이 잘 못 되었다>는 자백을 받아 냈으며, 피해자를 초진한 의사로부터는 <피해자가 병원 도착 당시는 사망한 상태였다(D.O.A dead on arrival)>는 말도 받아 냈습니다.
더불어 사람을 때려 숨지게 한 경찰 2명과 사건을 조작 발표한 고진원 검사 등을 형사 고소했습니다.
당연히 처벌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순진한 착각이었습니다. 명백한 증거가 있어도 거대한 공권력 앞에서는 무용지물인 경우가 있습니다. 이 사건이 바로 그랬습니다. 몇 달 뒤 사람을 때려 숨지게 한 경찰 2명에게는 <기소유예> 나머지 겅찰과 검사에 대하여 <혐의 없음>이라는,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 할 수 없는 통지를 받았습니다.
CCTV에 경찰들의 범행장면이 녹화되어 있고, 어제까지도 건강했던 사람이 죽었는데 죄가 경미해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하니 어처구니없는 노릇이지요.
<기소유예>란 죄가 가벼워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처분입니다. 경찰이 지구대 안에서 민간인을 때리고 방치해 숨지게 한 행위가 죄가 가볍다니요. 사건 담당 검사에게 따져 물으니 자신은 포항지검 소속이기 때문에 포항지검 검사장의 결재가 있었고 윗선에서 하는 일이라는 식으로 발뺌하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찾아간 당시 검사장이 바로 김수창씨 였습니다.
유족과 함께 김수창 검사장을 만나 물었습니다. <당신 가족이 이런 일을 당했으면 어쩔 것이냐?>고 물었더니. 태연한 목소리로 <나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하더군요. 그 아무렇지 않은 태도에 격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포박자의 말처럼 도끼를 맞더라도 할 말을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김수창 검사장에게 “너는 매국노보다도 더 나쁜 놈이다”라고 엄히 꾸짖는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부당한 공권력을 보고 침묵하면 언젠가는 내 가족이 피해자가 됩니다. 공권력이 법이 아니라 법이 법이 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이 글 읽고 얼마나 황당했던지.....비틀린 세상에 살고 있어요 우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