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삼림대(森林帶)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멀리 노루 새끼 마음놓고 뛰어 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나라에 가실 때에는 부디 잊지 마셔요. 나와 같이 그 나라애 가서 비둘기를 키웁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산비탈 넌지시 타고 내려오면 양지밭에 흰 염소 한가히 풀 뜯고, 길 솟는 옥수수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 바다 물 소리 구슬피 들려 오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어머니, 부디 잊지 마셔요. 그 때 우리는 어린 양을 몰고 돌아옵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오월 하늘에 비둘기 멀리 날고, 오늘처럼 촐촐히 비가 내리면, 꿩 소리도 유난히 한가롭게 들리리다. 서리가마귀 높이 날아 산국화 더욱 곱고 노란 은행잎이 한들한들 푸른 하늘에 날리는 가을이면 어머니, 그 나라에서
양지밭 과수원에 꿀벌이 잉잉거릴 때, 나와 함께 그 새빨간 능금을 또옥 똑 따지 않으렵니까?
-1939년 11"촛불"에 수록
어머니라는 단 한마디로 삶의 거리는 항상 내 가슴에 샘물을 솟아나게 하는 활력이 아닌가 생각을 해 본다.
이 詩"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를 읽으며 뒤돌아 갈 수만 있다면 뒤돌아 가서 1939년 대의 생활을 더듬어 보고 싶을 따름이다.
전원에 대한 동경의 호소력이 그 어떤 시들 보다도 자연속에 함께하고 있는 모습은 요즘 시들 보다도 더 월등하고 생생한 사실적 표현을 견주고 있다.
시정신이 깊이 자리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시를 읽다보면 그 시가 얼만큼 깊은사고력에서 발생된 에너지인지 가름 할 때가 온다.
나는 이 시에서 사실적 표현의 모범적인 그런 시를 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져 읽는 것 보다 1939년대로 돌아가,
그 시대 사람들의 사고력과 시인 신석정의 사고력의 관찰의 폭이 얼만큼 크고 깊었는지를 생각하면, 이 시는 그 의미가 새롭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