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선명한 꿈을 꾸었습니다.
새벽에 친구와 길을 걸어가고 있었어요. 신촌쪽인데 아마 밤샘을 한 뒤 택시를 잡으려고 하는 것 같았어요.
친구는 수레에 가방을 끌고 가고 있었어요.
제가 '넌 어디서 이런건 구했니?"라고 물었는데 그 모양이 우스꽝스러워서예요. 공항이나 호텔에서 큰가방 실어 나를때 쓰는 캐리어같기도 하고 쇼핑카트의 변형같기도 한데 온전하진 않지만 그 친구가 가방이 크니 유용해보이는 한편 길에서 그렇게 큰 걸 끌고 다니니 모양새가 이상하기도 했어요.
그 친구와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고 거기가 마침 버스정류장정도라서
버스가 멈춘 뒤로 가서 택시를 잡느라고 도로 아래까지 내려와서 손을 드는데
멀리서 밝은 색깔의 자가용 하나가 달려오는 게 보여요
그런데 영화나 만화에서처럼 지그재그로 달려와요.
'아. 차가 고장났거나 음주운전이구나. 멈출 차가 아니야. 내가 피해야겠다."
하면서 오히려 더 도로쪽으로 몸을 피하는 순간.
제 몸이 차체에 닿아요.
저는 속으로 생각하기를 '내가 피해서 이제 괜찮다.'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그순간 차와 부딪친건가봐요
그런데 그 짧은 순간 몸이 허공에 뜨기 시작하는데 '내가 이쪽으로 피해서 이렇게 안 아프게 치였구나. 다행이다.' 라고 생각해요.
버스정류장에 멈춰있던 버스 뒷쪽에서 난 사고인데 제 몸이 공중으로 너무 높이 날아올라서 결국 제 몸은 그 버스 앞부분을 . 그것도 한참을 지나서 떨어져요. 아프지않아요.
저와 헤어져서 가고 있던 친구가 저를 보게 돼요.
정신을 차려보니 저는 어떤 집에 실려가있어요. 교통사고가 났는데 병원이 아니라 집이에요.
우선 저를 그곳에 실어다 놓은 것 같은데 저는 많이 아프진 않고 어깨며 목이 좀 뻐근한 상태로 오가고 있어요.
집에 전화도 못한 게 마음에 걸려요.
이꿈에서 기억에 남는 건 지그재그로 달려오던 자가용이고요.
제가 차와 부딪치는 순간 (차의 왼쪽 운전대 앞부분과 제 왼쪽 몸의 충돌)
제 몸이 날아오를 때의 기분이에요.
아프지 않고.
정말 생각보다 높이 날아오르는데 기분이 너무 좋아요. 물론 내가 사고가 나고 죽게 되면 내 가족은 어떻게 하나
이런 생각은 살짝 스치고 지나가는데...
그런데도 날아오르는 기분도 좋고. 교통사고가 난 것도 좋아요. 잘 된 일 같고. 끝까지 긍정적인 생각이 들어요.
공기중에 부웅 뜰 때 모든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제 몸이 가벼워진 것 같아요.
아이들 가지고 노는 풍선보다 가벼워지는데 주변공기도 따뜻하고요.
교통사고 나는 꿈인데 왜 기분이 좋았을지 모르겠어요.
지그재그로 달려오는 그 자동차의 경우 이 글을 쓰다가 생각해보면 꼭 그것이 '사람'같이 느껴져요.
뭔가 중심을 잃고 돌진하는 사람같이요.
제가 교통사고가 난 적이 있어요. 오토바이였는데도 제 몸이 어느정도 세게 떠서 넘어져는 바람에
찰과상이 엄청났어요. 흉터가 아직 남은 부분도 있고 그때부터 무척 허리 고생을 했고요.
제 뒤에서 오토바이가 받은거였는데 그날 오토바이를 처음 타는 사람에게 제가 다친거였어요.
정말 아팠는데... 어제 교통사고는 아프지가 않고 참 포근한 기억이라서 이상하네요.
사고나는 꿈이 이렇게 안락할 수도 있다니요.
첫댓글 지그재그로 달려와 내게 부딪힌 것은 아이가 아닐까요. 아이들은 지그재그로 춤추듯이 달려요. 물론 저도 꼬마였을 때는 지그재그 달리기 선수였슴다만, 지금은 안 함다만...즉 이 꿈은 태몽 꿈은 아닐런지(직선으로 도망갈 모드인 모래......땅...튀튀튀자, 돌진 저돌적으로 황소처럼 튀자)
하하하, 순수함이 느껴지는 재미있는 상상이세요. ^-^
ㅎㅎㅎㅎ 저 태몽 꾸면 큰 일 나요^^ 모래님. 그런데 지그재그로 달려오는 아이로 상상하니 그 꿈은 처음부터 즐거움이 있네요. 정말 기발한 상상력이세요. 이 꿈얘기를 통해 미소가 지어지네요. 놀이가 되네요. 감사합니다
제 답글 중 하나 수정하면, 어른이 되어서도 지그재그로 걸을 때가 있슴다. 가파른 언덕을 오를 때 하도 숨이 차서 직선으로는 못 가고 지그재그로 걸어감다. 그럼 몸이 좋아해요.글구 한창 젊어서 팔팔거릴 땐 술 먹고 자전거 타고 가다 지그재그로 음주운전은 했슴다. 글다 열쇠를 떨어뜨려 한 시간 넘게 찾아헤맸슴다. 아, 그 때처럼 술 엄청 먹고 휘청휘청거릴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오늘 저는 언덕길을 직선코스로 걸까 봄다.
아, 글구 시작사마, 전 태몽 꿈 죽기 전에 한번은 꾸고파요,절실, 절실, 절실실실한 바람임다.
살아서... 태몽 두 번은 꾸셔야지요^^ 이 꿈이 태몽이면 선물로 드릴게요.
모래님과 같이 자전거 탈 멋진 남자분을 공개 모집하자구요.
음메, 저 약올리시는거죠? 공개 모집은 아리가또우 고자이마스. 참고로 전 흑인을 좋아해요.
그럼 영어로 모집공고를 내야하는데 ㅠ.ㅠ
제발 영어로 해주세요.
흑인이라.. 니혼징을 썬텐시키는 것이 더 빠를 듯 -_-;;
영어도 일어도 모르는데 ㅜ.ㅜ 비루한 한국어를 알아듣는 머리좋은 아티스트를 찾습니다.
제 꿈으로 가져오면요~ 꿈에서 언어는 놀이를 한대요. 교통사고= 교통+ 사고. 사람같은 자동차와 '교감'을 일으키고 '충돌(통)'했다는 느낌으로 다가와요. 그래서 높이 날아올랐고 기분이 좋아요. 공중부양의 느낌으로요. 왜 기분 좋으면 업, 되잖아요. 또한 자동차가 직코로 달려오면 충격이 크지만 지그재그로 달려오면 충격은 완화될 거예요. 그래서 나는 요즘 중심을 잃은 어떤 일이 있었지만 깊은 사유로 인해 풍선보다 가볍고 주변 공기까지 따뜻하게 하는 온화한 사람이 되었어요.
아! 교통+사고... 지그재그로 달려오는 소통은 직면하는 맛은 조금 떨어지지만 충격이 완화되는 군요. 제게 중요한 이야기를 건드려주셨어요. 봄 내내 생각하던 문제가 있었는데 새로운 관점에서 보게 도네요. 깨달음을 주신 단테님 감사합니다
제 꿈이라면요. 왜 그런 기분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괴로운 일이 있었어요. 해결될 수 없는 그런 일, 마음을 좀 늦추고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려야하는 그런 일이에요. 술을 아주 왕창 먹었어요. 몸도 술을 잘 받아주었어요. 날이 새도록 마셨지요. 그러고난 다음 날 드는 기분 같은 꿈이에요. 개운(?)한 느낌이랄까. 뭔가 훌훌 털어버린 그런 느낌. 이제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릴 수 있어요. 교통사고를 당했으니 좀 쉬어주어야 하잖아요. 어쩌면 잠시 쉬는 동안 <가방>을 꾸려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도 드네요. 내 삶을 <유용>하게 해주는, 그러니까 내 삶을 좀 더 단순하게 만들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볼 것 같아요.
멋진 꿈이에요 ^^
'쉬어야하니까'라는 게 너무 좋네요. 교통사고하나만으로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나오네요. 동그리님 이야기를 들으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슬픔도 아픔도 어떻게 끌어 안는가에 따라 아주 멋진 일이 될 수 있다는... 동그리님에겐 그런 묘한 에너지가 있어요. 뭔가 모든 것에 힘을 실어주는 거요. 고맙습니다. 7월엔 좀 쉬는 날도 있고 그랬음 좋겠어요^^
글로 이야기하는 거라서 그래요. 제가 실은 많이 허접해요 ㅋㅋㅋ ... TT
아... 정말 . 글로 짱짱한 게 더 좋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