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의 꿈
이옥근
양계장에서 살던 병아리들은
꿈이 많았을거야
수평아리들은
"꼬끼오~"
우렁차게 새벽을 알리고
붉은 볏 으스대며
위풍당당 걸어보고 싶은
꿈
암평아리들은
"구구구구~"
발가락으로 땅 파헤쳐
먹이 찾는 법 알려주는
의젓한 어미가 되고 싶은
꿈
프라이드치킨
양념치킨이 아닌
진짜 닭이 되고 싶은
꿈
날마다 꾸었을 거야.
* 출처 : 이옥근 동시집 「고양이 달의 전설」 (초록달팽이,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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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글 : 박영주
며칠 전, 이옥근 시인을 만나 뵙는 일이 있었다.
동시 ‘병아리의 꿈’ 낭독을 들으며 난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우렁차게 새벽을 알리고 위풍당당 걸어보고 싶은 수평아리처럼,
먹이를 찾는 법 알려주는 의젓한 어미가 되고 싶은 암평아리처럼.
진짜 닭이 되고 싶은 꿈.'
난 어떤 꿈을 그리며 살아가고 있나?
문득,
알을 품어 병아리의 탄생을 보겠다는 소망을 간직하고
모진 힘겨움을 견디며 나아가는 암탉 잎싹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양계장에서 주는 대로 먹고 알이나 낳으면 사는 게 편했겠지만
잎싹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양계장도 안전한 마당도 선택하지 않고
꿈을 위해 밖으로 나온다.
꿈을 꾸는 것은 분명 희망이 있는 것이다.
꿈을 가지고 노력하고 그 꿈을 닮아간다면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내 동시가 책으로 출판되는 꿈을 날마다 꾸어 본다.
첫댓글 맞아요.
누구에게나 멋진 꿈이 있지요.
우리도 멋진 꿈 하나씩 가슴에 품어보고 싶어요~~~
<마당을 나온 암탉> <황금알을 낳을거야> 동화가 떠오르네요
꿈은 우리 작가님들을 키우는 원동력인듯 합니다
'양계장'과 '꿈'이란 단어는 이우러질 수 없는 사랑인 것 같아서 슬픔이 밀려오네요.ㅠㅠ
진짜 닭이 되고 싶은 꿈.
닭인데도 닭이 아니라 느낄때 그 감정. 슬프네요.
그냥 살아지는게 아니라 꿈을 이루기 위해 살아가는 오늘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