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때 더 열심히 공부하고 계실 충수 집사님
오늘 집사님 생각이 많이 납니다. 아마 다은이가 고등학생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짧은 겨울 방학을 마치고 이번주 수요일에 2학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다은이의 1학기 성적을 받아 봤습니다.
사실 5년의 미국유학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 갔을때 다은이가 학교에 적응하는 것이 저의 최대 관심가였습니다. 그래서 한학년을 늦추어서 학교에 들어 갔는데. 그나마 한국에 있는 3년 반동안 본인은 죽어라고 공부를 했는것 같은데 학교 성적이 즉 도덕, 국사, 사회, 한문, 가정등의 과목은 거의 50-60%수준에서 머물렀습니다. 그나마 성적이 잘나오는과목은 영어, 수학 국어 정도 였는데요. 학원에 다니지 않는 다은이는 공부를 열심히 해도 성적이 안나오는것에 대해서 너무 속상해 했습니다. 그래서 학원에 보내보기도 했는데요 그마저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적잖이 고민이 되었었습니다. ...
하여간 이곳에서 다은이의 고등학교는... 사실 나도 고등학교 한번 더 다니고 싶을 정도로 고등학교 생활이 다양합니다. 학생들은 2시반까지 있는 수업과 숙제외에는 공부를 전혀 안합니다. 다은이도 마찬가지 입니다. 고등학교 생활이 마치 대학교 같습니다. 마칭밴드, 라크로스, 디베이트, 합창단 2개, 뮤지컬, 태권도 이게 다은이가 하고 있는 학교활동입니다. 물론 교회의 등등등 활동은 빼고요.. 집에서 애를 볼 수가 없어요.. 공부를 도데체 언제 하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제가 말하는 공부는 학교에서 말고 별로도 책상에 앉아서 하는것 말이지요. 그런데 애들은 공부는 학교에서 수업시간에만 하는 것인 줄 알고 있습니다. 기말시험때 스타벅스에 가서 며칠 애들과 같이 공부하는것 그것이 전부입니다. 좀 떨어지는 애들은 방학동안에 학교에서 돈받고 가르쳐 주는 클래스가 있습니다만 이것도 아무나 듣는것이 아니고 선생님이 너 좀더 공부해야 겠다고 추천서를 써 줘야만 가능한 이야기 입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할 때 학교 수업시간에만 공부해서 시험치고 성적 받고 이런게 공평하기는 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얼마전에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있는데 존 로크의 교육철학에서 교육의 목표를 1. 체력, 2. 위기대처능력, 3. 창의력, 3. 4. (까먹었음) 그리고 이후에 시간이 남으면 지식을 가르쳐라 라고 했다더군요. 참으로 교훈을 주는 말입니다. 적어도 제가 접하는 미국의 교육은 1,2,3 은 버리지 않은것 같습니다.
불과 반세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스승의 권위는 임금의 권위와 견줄만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재는 중고등학교에서 스승의 권위는 점수에 밀린지 오래되었고 대학교에서 스승의 권위는 이상하게 변질되었습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 선생님의 권위는 대학교 교수 이상갑니다. 고등학교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대학 가라고 또는 대학준비를 위한 공부를 하라고 절대로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왜냐햐면 고등학교 선생님의 목표는 학생을 고등학교 교육시켜서 졸업시키는 것이 목표지 학생을 대학보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학생이 대학교에 대해서 질문하면 카운슬러에게 보내버립니다. 따라서 이곳에서 대학가는것은 전적으로 학생 본인의 영역입니다.
대학에서 교수의 위치는 한국과는 매우 다릅니다. 학생/대학원생의 가장 우선이 되는 권리는 수업받을 권리 입니다. 교수가 대학원생 장학금을 주고 월급을 주고 있다고 해도 수업시간은 절대로 침해를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학생의 연구과 관련이 없는 일으 시킨다는것은 상상을 할 수 없습니다. 얼마전 충남대 교수인 후배를 덴버에서 학회가 있어서 만났는데 대학원생을 한명 데리고 왔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건 그냥 종이라고 하는게 더 나을것 같았습니다. 한국에서는 거의 그렇다고 합니다.
워떡케 글이 딴데로 가버렸습니다. ㅎㅎㅎ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은이가 만족할 만한 성적을 받아왔습니다.- 사실 저도 고등학교때 이정도 성적표는 받아보질 못했습니다.
그래서 자랑겸 넋두리를 ...
풍천 올림
첫댓글 이제사 봤군요. 그럼 자랑할 만 하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꾸려가는 삶에 거기에 더해지는 보너스들... 즐기고 누리고 감사하는 모습의 연속이기를 바랍니다.
정원교 집사님! 가족 모두 평안하시지요? 어째 다은이에 대한 집사님의 자랑이 저를 미국으로 부르시는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하하! 마음이 동하면 어느날 갑자기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반드시 재워 주셔야 합니다. 1개월 남짓 교육청 출장으로 집사님의 글을 오늘에야 읽었습니다. 죄송해요. 조만간 긴 인사를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