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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에 나물먹고 물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으니 즐거움이 그 안에 있다는 구절이 있다. 이맘때면 산과 들에 지천으로 봄나물들이 쑥쑥 올라온다. 보물을 만난 듯 예쁘고 사랑스럽다.
그 중에 난초나 붓꽃같이 긴 칼날 모양의 잎을 가진 원추리가 있다. 백합과에 속하는 식물인 원추리는 간과 신장에 이롭고 각종 비타민, 단백질, 당분, 광물질의 함유량이 토마토보다 높으며, 체내의 독소를 배출하는 효능도 가지고 있다. 영양 섭취뿐만 아니라 이맘때쯤이면 단맛이 올라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원추리는 근심을 잊게 해 주는 풀이라 하여 ‘망우초(忘憂草)’라고도 부르는데 정서불안과 우울증 치료에 탁월하다 하니 스트레스가 심한 현대인에게 아주 좋은 나물이다.
▲ 원추리 꽃 |
원추리에 감자나 버섯을 넣고 된장이나 들깨로 탕을 끓이면 개운하다. 데쳐서 참기름 한 방울, 청장 한 방울 넣어 조물조물 무치면 달달한 그 맛이 입안 가득하다. 여기에 참기름 바른 김을 똑똑 떼어내서 같이 버무려도 별미다. 데쳐서 묵나물로 이용하기도 한다. 정월 대보름에 원추리나물을 먹으면 한 해 근심이 없다니 망우초란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주의할 점은 많이 자라 세어지면 독성이 강해져 식중독 비슷한 증세를 보이며 설사를 하기도 한다. 끓는 물에 충분히 데쳐내 물에 담가 두었다가 무쳐 먹으면 괜찮다.
▲ 원추리 나물 |
민간에서는 덩이뿌리를 봄가을에 캐서 말리거나 꽃봉오리를 데쳐서 말려서 변비와 강장제. 해열제, 불면증 등 약제로 사용했다.
1913년 순천에서 생활한 플로렌스 H. 클로렌 여사가 쓴 <한국의 야생화 이야기>에 원추리 이야기가 나온다.
“이 백합은 한국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의 문제를 치료한다.
그 잎은 확실하게 아들을 낳게 해주는 음식...
한국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이다...
약초전문가들에게는 믿음직한 약이었고...”
우리 민족이 얼마나 이 나물을 애용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늘은 원추리를 이용해 적을 부쳐 보았다.
원추리 새송이 버섯산적
【준비하기】
[재료] 원추리 200g, 새송이버섯 5개
[양념] 날콩가루 2큰술, 소금, 참기름, 후추, 식용유 (꼬치)
【만들기】
① 원추리는 잎 사이사이의 불순물을 깨끗이 씻어,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친 후, 물기를 꼭 짜서 소금과 참기름에 가볍게 무친다.
② 새송이 버섯은 1cm 두께로 썰어, 소금, 후추, 참기름으로 밑간하여 준비한다.
③ 새송이 버섯에 날콩가루를 묻혀 달구어진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지져 낸다.
④ 원추리와 새송이 버섯의 길이를 맞추어 꼬치에 보기 좋게 꽂는다.
전 효원 이지(利智)사찰음식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