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투자공사(CIC)의 출범 및 향후 과제
한국금융연구원
2007년 9월 29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는 막대한 외화자산운용의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중국투자공사(China Investment Corporation, CIC)가 정식으로 출범하였습니다.
2007년 8월말 현재 세계 최대인 1조4,10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보유한 中國人民銀行은 주식이나 펀드 등 위험성자산에는 투자하지 않는 안정적인 자산운용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수익률 제고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외환보유고는 무역흑자 급증 등을 배경으로 배 이상 늘어나고 수출업체들로부터 매입한 막대한 달러자금은 위안화가치의 과도한 절상방지를 위해 미국 국채나 정부보증발행증권 등에 투자되어 왔으나, 2006년부터 수익률 제고에 대한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중국투자공사는 재정부가 수 차례에 걸쳐 특별국채발행을 통해 조달한 위안화 자금으로 중앙은행으로부터 2,000억 달러의 자본금을 초기단계에서 확보하고, 이후 공격적인 자금운용을 통해 고수익을 달성함과 동시에 정치권의 요구를 충족시키면서도 국제사회가 안고 있는 중국의 전략적 의도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2007년 5월 미리 30억 달러를 투자하여 매입한 사모투자펀드인 블랙스톤(Blackstone)의 지분가격이 신규상장 이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여파 등으로 인해 1/3가량의 평가손이 발생하면서 자국 정계는 물론 국민들로부터의 비난여론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정부당국은 재무적 투자를 통한 운용역량강화 및 적정위험인수한도 내에서의 장기수익 극대화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으나,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중국이 해외에서 국가전략산업육성 및 확충에 중점을 두고 국부펀드를 활용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팽배해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응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중국투자공사는 해외에서의 투자자산매수에 있어 로비스트나 전략가 등을 통해 행정부나 의회와의 빈번한 사전접촉을 통해 여론 저항을 최대한 완화시키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초기 출자액인 2,000억 달러 가운데 중국투자공사는 사전 투자건수인 블랙스톤 지분출자금액 30억 달러 이외에 여타 정부출자기업인 중앙회금투자유한책임공사(Central Hujin Investment)가 보유하고 있는 67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국영상업은행 출자지분을 인수하고, 여타 국영 금융기관들의 장래 자본투입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할당할 방침입니다.
이를 감안할 때 초기투자여력은 당초 예상만큼 크지 않은 상황이며, 향후 운용실적여부에 따라 자본금을 점진적으로 확충해 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중국투자공사의 명확한 투자방식 및 대상에 대한 공식입장표명이 없는 가운데 정부 내부적으로는 재무적 투자를 통한 수익성 제고를 겨냥해 대학기금펀드 등 전분투자자에게 위탁하거나, 국영기업의 해외투자확대지원이나 직접투자 등 전략적 목적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등 다분히 엇갈린 주장들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前 재정부 차관이자 거시경제와 재정화폐정책에 정통한 러우지웨이 회장과 미국계 법학교수 출신인 가오시칭 최고경영자 등 초대 이사진은 자금운용에 중국투자공사의 충분한 독립성 확보 및 권한위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총 11명의 이사로 이사회를 구성한 중국투자공사는 재정부와 중앙은행, 상무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경제기획처 등 과반수 이상의 행정관료들이 가담하고 있습니다.
이번 중동의 오일머니에 버금가는 차이나달러를 활용한 중국 국부펀드의 출범은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자산운용회사들 입장에서는 투자자문이나 위탁운용 등을 통해 수익확대를 도모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는 효과가 생겨날 것입니다.
중국투자공사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리스크를 적절히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는 투자기법이나 노하우가 아직 부족하다는 점에서 공격적인 자산운용보다는 국영은행의 자본확충이나 사모투자펀드시장의 활성화 등 국내 금융자본시장의 선진화 및 투자기법 고도화를 도모하면서 자산투자위탁 등을 통한 점진적인 접근자세를 견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정치권 내부에서 표출되고 있는 것과 같이 수동적인 투자입장에서 벗어나 석유나 통신, 철강 등 전략적 사업부문에 대한 투자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미국과 유럽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와 중동지역, 중남미 등 신흥시장국가도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최근 수 년간 아시아와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국부펀드 설립 추세에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이 가세함으로써 자금운용의 불투명성으로 인한 불안정성 증대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언제든지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특히 독일가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이들 펀드를 제어할 수 있는 규칙 마련 필요성이 역설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방안들로 국부펀드의 투자목적 명시, 투자메커니즘에 대한 정부와 운용기관의 역할 규명, 운용절차의 투명화, 투자규모 및 범위별 행동지침수립 등이 제시되고 있으며, 무엇보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World Bank) 등 국제기관을 통한 글로벌 투자지침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