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 무릎
유진
턱 아래 큼직한 워낭이 우쭐해서
발자국 우직 찍으며
뜨거운 모래바람을 건넜을 것이다
기원을 묻은 물혹, 움푹 팬 두 무덤 사이에
몸보다 무거운 피붙이들
오아시스처럼 지고 왔을 것이다
첩첩 모래 물결 지날 때마다
수천 번 접고 숙였을 아버지의 허리
수천만 번 주저앉고 꿇었을 어머니 무릎
긴 눈썹에 젖은 눈 가린 채
낮추고 꿇고 살과 뼈로 만든 물혹을 깎아 간신히
상수上壽의 바늘귀를 통과했을 것이다.
비울 것 다 비워내고
화엄을 꿈꾸는 저 쌍봉낙타, 찌걱대는 관절
허옇게 굳은 무릎옹이가 화엄인 것을
첫댓글 지팡이 짚은 낙타의 무릎은/지나온 사막의 모래가 들었는지/여기저기 서걱거리고/저절로 주저앉는 낙타의 다리앞에/햇볕이 온기 넣어주더라- -삶의 사다리는 기울어가는데 마음이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멀리 산 넘어가고 있습니다.
시인님! 잘 지내시지요?
87세 친정어머니....애처롭고 애닯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