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맘이 식구들을 버리고(?) 제주 올래길을 가면서
집에서 애랑 편히 쉬라는 망발을 귓등으로 흘리고 양평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애랑 둘이서 하는 캠핑이 많지는 않지만,
내심 걱정이 되는 게 사실입니다.
엄마한테는 꼬리를 내리는 놈이 지 아빠 알기로 개 콧구멍에 거시기 만큼 밖에 생각지 않는 터라,
끼니 거르지 않고 먹어야 하고, 제 때 잠을 자게 해야 하는
역사적 사명에 있어서 위기감을 느끼는 것 또한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둘이서 마트에 가서 장 보면서
"담아, 오늘 안주는 뭘로 할까?" 하며 노는 재미가 쏠쏠하더군요.
물론 우리의 담군은 지 먹을 아이스크림을 고르느라 혼이 나가 있긴 했지만 말입니다.
학교 마치고 온 아이 납치해서 가는 캠핑이 모처럼 설렙니다.
아이는 아이대로 저는 저대로.... 한마디로 동상이몽이지요....^&^
후다닥 텐트 치고, 계곡을 안주 삼아 마시는 술이 달디 답니다....
어느덧 가장은 아이의 행방을 궁금해하지 않을 만큼 얼큰해졌습니다....^^
오늘따라 카페지기가 말빨을 세우고 있습니다.
송화주 탓일까요, 각얼음용 독주 때문일까요, 벌건 얼굴이 좋네요....
난민의 간단모드...
아들내미랑 다닐 때는 역시 간단한 것이 최고라고 웅변하는 것 같습니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 커피물을 끓이며 나누는 대화가 정겹습니다.
바리바리 챙겨와 음식을 만드는 캠생캠사님... 이제는 안지기 잘 설득해서 나오시길....^^
느긋하게만 계시지 말고 타프 스트링 좀 당겨 치세요....
부러진 폴대, 주름진 타프..... 아실만하 분들이 이래도 되는 겁니까....ㅋㅋ
식전에 오토캠핑 대 보이스카웃의 족구 대결이 벌어졌습니다.
정환태 선수에게 넌지시 경기 결과를 물었더니, 이기는 게 당연했다는 듯 어깨에 힘을 주네요... 짜슥...^^
이럴 때 보면 참 가정적인 난민 아자씨네요....
아이들 아침 밥 챙겨 먹이는 모습을 한참 쳐다보았습니다....
캠핑장의 아이들이 이 아자씨 좋아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아침밥을 먹고 주변에 들꽃들 구경에 또 빠져봅니다.
이제는 꽃구경이 일상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사실 신기한 꽃보다는 자주 보는 꽃들이 더 정감이 갑니다.
물론 별꽃인지, 쇠별꽃인지 모릅니다만....^^
올챙이 괴롭히고 있는 아이들....
도장계곡의 올챙이들이 이 장난꾸러기들 손아귀를 빠져나가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을 겁니다.
티코와 작은 텐트, 작은 테이블, 작은 캠치라 의자....
랜턴도 작은 걸로 걸어두고 앉아 있자니 얼마전까지 쳤던 거실 텐트가 낯설기까지 합니다.
천천히 짐을 정리하는데 살림꾼 캠사님의 버너 위에서는 밥과 서더리탕이 끓고 있습니다.
아이의 올챙이 사냥은 끝이 없네요....
유난히 물을 좋아하는 아이.... 수영장에 자주 데려가고 싶어집니다.
돔 텐트 플라이가 타프로 변신하고, 전동보드의 기분 좋은 엔진소리가 울리는 동안
한낮의 나른함이 또 기분좋게 몰려옵니다.
이럴 때 해먹 위에서 낮잠을 자줘야 하는데, 접고 철수해야만 합니다.
역시 적응 안되는 1박2일의 캠핑입니다.
이제 이 놈만 후다닥 접어서 넣으면 출발입니다.
홀애비 모드로 왔다고 끼니 챙겨주러 나온 공주아비네의 빛 바랜 텐트를 보고 있자니,
참 잘 붙어다닌다 싶습니다....^^ 고마웠어요.....
첫댓글 형수님 올레후기가 더 기다려집니다......어서 글좀 올리라고 혀주셔요^^...........................고운이랑 저 둘이만 가야하는 맘을 이해해 주셨서 고맙습니다ㅜㅜ...
너무 재밌게 노느라고 사진도 별로 없다네....ㅉㅉ 둘이건 셋이건 가는 게 좋은 일이지...^^
간만에 같이한 오붓한캠핑...즐거웠구먼...^0^
그랬네.... 어제 같이 못가서 미안허이....
1박2일이지만 참 여유로와 보입니다^^*
여유... 왜 그 말이 이렇게 생소하게 들리는 거지? ㅋㅋ
저도 꼬맹이만 데불고 나가고 싶은데...울~마나님~두 남자를 못미더워합니다....평일 저녁..정읍사공원에서라도 느껴봐야겠습니다..^^
캠핑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산책을 많이 좋아합니다. 아이와 그걸 자주 못해서 아쉬울 뿐이죠...^^
좋습니다. 진심에서 우러나온 조언과 도움 오래 기억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잘 해낼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ㅎㅎ 길이 보이겠죠....
"가장은 아이의 행방을 궁금해하지 않을 만큼 얼큰해졌습니다"란 문장이 맘에 듭니다.. ㅎㅎㅎ 잘보고 갑니다.
저만 그런 건가요? ㅎㅎ 괜한 말 했나 봅니다....^^
담이님 후기에는 항상 꽃사진이 빠지질 않군요~한국의들꽃^^
들꽃 보는 게 요즘 낙입니다....^^
아들과단둘이 캠핑시강간 좋았겠네요
여지껏 둘이 한 캠핑은 별로 많지 않았습니다. 늘 불안하죠...ㅎㅎ
네번째 사진에 보이는 연두색 텐트는 어디껀가요?? 제가 요즘 작은 텐트를 찾고있는 중이라 궁금해서요.. ^^
죄송합니다. 자세히 보지 못했네요.... 캠생캠사님한테 여쭤보시면 될 겁니다....^^
안지기님이 제주 올레 마니아이신가요? 현재 13코스까지 개발되었다는데, 이왕이면 제주캠핑으로 같이 가시지 그랬어요?
저두 제주도 가고 싶었지만 팽 당했습니다....^^ 회사일 조금 정리되면 제주 한번 돌아다닐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