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유통업체들의 ‘무인화’ 시스템 도입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대표적인 관광지 하와이주 호놀룰루 시에 소재한 월마트(Walmart)입구에 들어서면 바코드 인증 방식 결제 계산대에 고객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무인화 기기에서 결제를 마친 고객은 출구 앞에서 대기 중인 영수증 검사 담당 직원 1인에게 결제 확인을 받은 후 매장을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직원이 직접 결제를 돕는 방식은 마트 내부 약 30여 계산대 중 3~4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계산대는 직원이 없는 무인화 기기이다.
월마트 전자 제품 판매 구역에서는 무인 사진 인화 기기인 ‘인스턴트 프린트(Instant Prints)’를 찾아볼 수 있다. ⓒ 임지연 / ScienceTimes
이를 통해 고객들은 빠른 시간 내에 결제를 마칠 수 있고, 업체 측은 기존 직원 감축 및 타 부서 이동 등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경영을 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계산대뿐만이 아니다. 월마트 전자 제품 판매 구역에서는 무인 사진 인화 기기인 ‘인스턴트 프린트(Instant Prints)’를 찾아볼 수 있었다. 이는 ‘무인 서비스’ 제도의 일환으로, 직원 없이 고객 스스로 사진 인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설비다.
사진 인화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고객은 해당 기기에 자신의 휴대전화 또는 카메라 USB를 연결, 약 1시간 뒤에 인화된 사진을 직접 출력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직원이 개입하는 경우는 없다. 다만 무인화 기기 도입 초기라는 점에서 기계 사용이 미숙한 고객을 위해 서비스 제공을 담당하는 직원이 마트 곳곳에 배치돼 있다. 사용료는 인화 방식에 따라 7달러 96센트(약 9천원)부터 다양하게 제공된다.
비록 무인화 기기를 통한 서비스이지만, 그 퀄리티는 결코 낮지 않다. 일반 소형 사진부터 중대형 판넬용 사진, 웨딩사진, 포토북, 유리병에 사진을 입히는 형태의 인화 서비스까지 총 12가지 방식의 사진 인화를 선택할 수 있다.
대신 월마트가 직접 운영했던 매장 내부에 소재한 기존의 사진 인화 상점은 자취를 감췄다.
월마트 매장 출입구에는 일명 ‘레드박스(Red Box)’로 불리는 무인 대여기기가 설치됐다. 고객들은 이를 통해 각종 영화, 게임 등을 대여할 수 있다. ⓒ 임지연 / ScienceTimes
뿐만 아니라 매장 출입구에는 일명 ‘레드박스(Red Box)’로 불리는 무인 대여기기가 설치됐다. 해당 무인 기기는 각종 영화, 게임 등을 고객에게 대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고객은 기기 정면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현재 대여 가능한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을 확인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때 결제는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등으로 진행된다. 아직까지 QR코드 인증 방식 등을 통한 모바일 결제는 도입되지 않았다.
타켓 매장 출입구에 설치된 무인 휴대폰 충전기. ⓒ 임지연 / ScienceTimes
한편 인근에 자리한 또 다른 대형 유통 업체 ‘타겟(TARGET)’은 최근 무인 스마트폰 충전기를 각 층마다 설치했다. 충전을 원하는 고객은 기존의 서비스 센터에서 제공했던 휴대폰 충전 서비스를 제공받는 대신 해당 기기를 통해 직접 무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타겟은 이와 함께 하와이 현지 오프라인 매장을 대상으로 무인화 계산 시스템을 도입했다. 직원이 직접 고객의 계산을 돕는 경우는 일부 매장에만 적용, 상당수 매장은 100% 무인화 계산대로 운영 중이다.
뿐만 아니라 매장 내부에서 운영해오고 있는 의류, 잡화 등의 소형 상점마다 기존의 결제 담당 직원 대신 무인 결제 기기를 설치했다.
타겟 매장 내부에 설치된 무인 계산기(위) 및 고객 서비스 센터 연결 전용 전화기(아래)의 모습. ⓒ 임지연 / ScienceTimes
다만 각 층마다 ‘물음표(?)’가 표시된 무인기기에는 무료 전화 박스가 설치돼 있다. 이를 통해 무인기 사용 시 불편을 겪는 고객은 해당 전화를 활용, 서비스 센터 직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타겟 측은 내년 상반기부터는 미국 전역에 소재한 타겟 매장 2000여 곳에 대해 이 같은 무인계산대 활용 방침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미국의 또 다른 대형 유통업체 ‘세이프웨이(SAFE WAY)’도 최근 매장 입구에 초고속 건강 검진 무인 기기를 설치했다. 일명 ‘건강측정기(Health Assessments)’로 불리는 해당 기기 역시 ‘무인 서비스’의 일환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미국의 대형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세이프웨이 입구에 설치된 무인 건강검진 기기. ⓒ 임지연 / ScienceTimes
해당 기기를 통해 고객은 혈압 수치 측정, 시력 측정, 비만도, 당뇨병 추이 예측, 신체 연령 측정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러한 일체의 서비스를 이용, 결과 도출까지 걸리는 예상 시간은 평균 1~2분에 불과하다. 게다가 모든 검진 과정은 무료다.
그렇다면 무인화 기기에 밀리는 사람들은 어디로 갈까? 업체 측은 매장 내에서 사진 인화 서비스, 고객 서비스센터 담당 등의 업무를 수행했던 근로자들을 타 업무에 배당, 인건비 절감 및 업무 효율성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무인화 정책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체 관계자는 향후 무인화 서비스에 적응하는 고객의 변화 양상을 체크하고, 이에 따라 각종 서비스의 무인화 방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