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 냉삼이 먹고 싶었습니다.
어디를 가봐야 하나 지도를 둘러보다가
천이 오겹살로 갔습니다.
오래전에 가고싶은 곳이라고 지도에 저장 해 두었는데,
집과도 가까운데, 왜 안 가봤을까요.
외관부터가 벌써 맛납니다.
식당 당도한 시간이 9시, 10시에 마감하신다고, 서둘러 달라십니다.
배가 너무 고픈상태라 9시 30분에라도 식사를 마칠 수 있을거 같았습니다.
조금 전 까지 손님이 가득 차 있었는가 못 치운 빈자리가 세 개쯤.
150g에 1만원 가격.
믿을수가 없습니다.
일전에 이 식당에서 조금만 걸으면 있는 냉삼집에서
배부르게 먹고 나와 계산하는데 소고기먹은줄 알았던 곳이 있는데요.
냉동말고 냉장 오겹살은 모두 소진했고, 냉동 삼겹과 냉동 오겹만 된다합니다.
주방이 마감을 하고 있어서,
한 번 주문한 식사류는 더 주문하기 어려울거라 하시구요.
이해 했습니다.
사장님도, 일하시는 분들도 모두 연세가 많으셨습니다.
다음에는 꼭 넉넉한 시간에 오리라.
고기를 구워주시는 75세 사장님의 말씀.
콩나물이랑 김치는 뒤적이지 말고, 익으면 먹어,
김치는 그냥 먹어도 맛있으니까,
너무 익히지 말어,
콩나물을 새콤하고 가볍게 무친것이 매우매우 맛나고 좋습니다.
입맛을 당기고 개운하게 만드는 맛.
쌈무랑 같이 먹는 느낌.
놀라운 어리굴젓.
굴의 향과 매우 적당한 양념, 달달한 맛, 매우 달달한 맛,
메뉴에 굴젓이 따로 있을만 합니다.
한 접시로는 모자랄 맛.
단맛을 너무너무 좋아하지 않는 나 자신을 반성합니다.
이렇게 맛있게 달기도 하구나.
고기 먹을 때 밥 잘 안먹는 저는 참지 못하고
밥을 한 공기 주문해서 뚝딱 먹습니다.
마감시간 가까이 와서 찬이 없어 미안하다는 말씀을 하시는 사장님은 어리굴젓을 한 접시 더 주십니다.
아아아니, 냉장고에 병 콜라가 있습니다.
대체 얼마만에 만나는 병 콜라입니까.
잘 먹었습니다.
우리가 식사를 다 하고 일어나자 남아있던 두 손님도 같이 일어났습니다.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손발 척척 맞으며 일하시는걸 보니 건강하시라 건강하시라 자꾸 바라게 됩니다.
느긋한 시간대가 없다합니만
다음엔 느긋한 시간에 느긋하게 냉삼에 소주를 즐겨보고싶습니다.
소중한 식당입니다.
첫댓글 아침 먹고 봤는데 뜨신 밥에 어리굴젓 올려서 한 숟가락
가득 먹고 잡네요.
점심엔 뜨신 밥에...
어리굴젓이 없네요. ㅜㅜ
아...75세...
요 나이 먹고도 사지통이 나고 죽을 것 같은데...정말 대단하십니다. 존경합니다.ㅠㅠ
75세에도 멋지게 일하시네요
근데 병 콜라 라니.. 진짜 맛집인듯
헐~여기 가본지가 20년 가까이 되가네요^^
마포가 맛집이 많이 있지요^^
옛날에 마포살때는 맨~연남동 기사식당만 다녔는데 이사하고 나니까 왜이리 맛집이 많은지...
사장님과 일하시는 분들의 합에서 시월이 느껴졌습니다. 너무 좋았어요
우리집 청소년 집이 합정역 근처라 맨맨하니 근처를 더텨 보는데 은근 오래 된 식당들이 많이 있어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