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서 온 ‘블랙다이아’ 낙찰자, 1조원대 코인 사기범이었다
김자아 기자
입력 2023.08.01. 09:50
업데이트 2023.08.01. 10:14
세계 최대 검은 다이아, '디 이니그마'(왼쪽), 헥스 코인 발행자 리차드 하트./소더비 경매, 인스타그램
우주에서 온 세계 최대 블랙 다이아몬드를 구매한 암호화폐(코인) 발행 사업가가 사기혐의로 고발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리처드 하트(본명 리처드 슐러)와 그가 운영하는 사업체 3곳을 증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31일(현지시각) 밝혔다.
SEC가 동부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고발장에 따르면 하트는 헥스(Hex), 펄스체인, 펄스엑스 등 증권성 암호화폐 3개를 증권으로 등록하지 않은 채 총 10억달러(약 1조2700억원) 이상 무단으로 발행한 혐의를 받는다.
SEC는 하트가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헥스 코인을 미등록 발행해 총 230만 이더리움(ETH)을 모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021년 7월부터 작년 3월까지 두 건의 미등록 코인을 추가로 발행해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자산을 모은 것으로 파악했다.
이중 헥스 코인은 하트가 2019년 12월 만든 암호화페로, 하트는 헥스 코인이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최초의 고수익 블록체인 예금증서(CD)라고 광고하며 연간 38%에 달하는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투자자들을 모집해왔다. 그러나 헥스 코인의 가격은 지난 6월 기준 최고점에서 98% 하락하는 등 이른바 ‘먹튀(exit scam)’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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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처럼 증권에 속하지 않는 디지털자산은 증권법 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증권으로 판단되는 자산은 등록 및 투자자 보호 의무 등이 부여되며 법 위반 시 당국의 제재 대상이 된다.
디아그마./로이터 연합뉴스
디아그마./로이터 연합뉴스
이 밖에도 하트는 불법 증권 발행으로 투자자들에게 모은 자금 중 최소 1200만 달러(약 1500억원)를 유용해 초고가 사치품을 사는 데 사용하는 등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도 받는다.
조사에 따르면 하트는 맥라렌, 페라리 등 고급 스포츠카와 롤렉스 시계, 보석 등을 구입해왔다. 이중에는 무게 555.55캐럿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블랙 다이아몬드로 알려진 ‘디 이니그마’(The Enigma)도 포함됐다고 SE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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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이니그마’는 10억년 전 지구와 유성간의 충돌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우주에서 온 다이아몬드로 불린다. 지난해 2월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316만 파운드(약 52억원)에 팔려 화제를 모았는데, 당시 낙찰자가 하트인 것으로 파악됐다.
SEC 포트워스 지역사무소의 에릭 워너 국장은 “하트는 투자자들에게 증권 등록에 실패한 미등록 암호자산 증권을 사라고 요구했다”며 “그런 뒤 투자자들을 속여 초고가 사치품을 사들이는 데 자산을 지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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