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흔히 세력을 규합하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고자 할 때 혈연, 지연, 학연과 같은 연줄을 가지고 접근한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 한마디로 단번에 사람들의 마음을 결집하고 한 패거리가 되게 한다. 하지만 하나님의 백성들은 이런 세상의 연줄을 가지고 움직이며 한 패당이 되어서 이리저리 결집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연줄에 매이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 매여야 한다.
뻔히 자신이 편드는 사람이 잘못하고 있는 줄 알면서도 자신과 가깝다는 이유로 침묵하고 자신의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없는 죄도 만들어서 모함하는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볼 수 없다. 진리의 말씀과 성령의 음성에 굴복된 사람들은 학연, 지연, 혈연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최고로 여긴다.
여룹바알이라고 불린 기드온의 아들 가운데 외가가 세겜 출신인 아비멜렉이 자신의 지지 세력을 모으기 위해 사용한 방법이 한 마디로 “우리가 남이가?”이다. 그는 세겜 출신이었다. (삿 8:31) 세겜에 있는 그의 첩도 아들을 낳았으므로 그 이름을 아비멜렉이라 하였더라
그는 칠십여 명의 기드온 아들들 가운데 하나였는데 정권에 대한 욕망 때문에 다른 형제들을 세겜 사람들의 힘을 빌려서 몰살시켰다. 그때 그는 세겜 사람들에게 혈연과 지연의 힘을 이용해서 그들을 끌어들였다.
(삿 9:1) 여룹바알의 아들 아비멜렉이 세겜에 가서 그의 어머니의 형제에게 이르러 그들과 그의 외조부의 집의 온 가족에게 말하여 이르되 (삿 9:2) 청하노니 너희는 세겜의 모든 사람들의 귀에 말하라 여룹바알의 아들 칠십 명이 다 너희를 다스림과 한 사람이 너희를 다스림이 어느 것이 너희에게 나으냐 또 나는 너희와 골육임을 기억하라 하니 (삿 9:3) 그의 어머니의 형제들이 그를 위하여 이 모든 말을 세겜의 모든 사람들의 귀에 말하매 그들의 마음이 아비멜렉에게로 기울어서 이르기를 그는 우리 형제라 하고
그리고 그는 세겜의 부랑자들을 모아서 오브라에 있는 아비 집으로 쳐들어가 한 바위 위에서 나머지 배다른 형제들을 모두 쳐 죽였다. 하지만 기드온의 막내아들 요담이 그 자리를 피하여 살아남은 것이다. (삿 9:7) 사람들이 요담에게 그 일을 알리매 요담이 그리심 산꼭대기로 가서 서서 그의 목소리를 높여 그들에게 외쳐 이르되 세겜 사람들아 내 말을 들으라 그리하여야 하나님이 너희의 말을 들으시리라
요담은 나무들의 왕이 된 가시나무의 비유를 들면서 아비멜렉을 왕으로 추대한 세겜 사람들의 잘못을 지적하였다. 결국에는 그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의 결과는 불행으로 끝이 날것이라고 예언하였다.
(삿 9:23) 하나님이 아비멜렉과 세겜 사람들 사이에 악한 영을 보내시매 세겜 사람들이 아비멜렉을 배반하였으니 세상 연줄은 늘 이기심의 끄트머리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런 관계는 사랑의 관계라기보다는 이익과 거래의 관계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되는 것이다. 결국 세겜 사람들은 아비멜렉의 군대에 의해 무참히 짓밟혔고 성은 불타고 백성은 도륙당했다. 그뿐만 아니라, 아비멜렉 자신도 어이없고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삿 9:53) 한 여인이 맷돌 위짝을 아비멜렉의 머리 위에 내려던져 그의 두개골을 깨뜨리니 (삿 9:54) 아비멜렉이 자기의 무기를 든 청년을 급히 불러 그에게 이르되 너는 칼을 빼어 나를 죽이라 사람들이 나를 가리켜 이르기를 여자가 그를 죽였다 할까 하노라 하니 그 청년이 그를 찌르매 그가 죽은지라
이것이 “우리가 남이가?”라는 질문에 대한 최종적인 결론이다. 우리가 어떤 이들과 좀 더 가깝고 좀 더 친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저런 연줄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연줄에 매여서 하나님의 성령과 양심의 소리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맞는 것은 “맞다”고 얘기할 수 있는 정직한 사람들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요담이 세겜 사람들에게 한 이 말이 오늘은 귀에 쟁쟁한 이유는 무엇일까?
“너희가 행한 것이 과연 진실하고 의로우냐”(삿9:16)
하나님 우리 아버지! 작은 이익을 위해 양심을 팔지 않도록 마음의 정직함과 양심의 원칙을 지켜가게 해 주십시오. 설사 내게 불리하더라도 인간적인 연줄 보다는 정의를 선택하는 강인함과 사람의 눈보다는 하나님의 눈을 두려워하는 깨끗한 양심을 가지게 해 주십시오. 눈앞의 이익을 보고 덤비다가 서로 멸망한 세겜 사람들과 아비멜렉처럼 되지 않게 하시고 나침반의 바늘이 언제나 남북을 향하듯 원칙에 충실한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