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일입니다만 제 기억에 생생합니다.
그땐 여자 배구가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한 일 여자 배구 경기가 열렸습니다. 국민적인 관심이 쏠렸습니다.
그런데 시합하자마자 한숨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우리나라 여자 배구팀이 일본에게 내리 두 세트를 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3세트도 중반까지 패색이 짙었습니다.
저는 기분이 나빠서 에이 졌다, 텔레비전을 끄고 다른 일을 봤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이튿날 신문을 보니까 3:2로 역전승을 했습니다.
아니 이럴 수가, 으와 대단한 역전승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재방송을 틀어 쥤습니다. 재방송을 보는 데 마음이 얼마나 평안한지, 역전승 했다는 결론을 미리 알고 보는 겁니다.
1,2 세트를 힘없이 내 줬습니다.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3세트도 중반까지 힘없이 지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상관없었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이겼잖아. 역전승 했잖아, 결론을 알고 보니까 초조할 것도 없고 조바심을 떨 것도 없었습니다.
역전승을 알고 보니까요. 지금은 졌어도 이겼어요. 결론을 알고 봐요.
이겼어요. 지금은 져도 괜찮아, 어떤 선수가 실수 했어요. 괜찮아, 너그러워요. 결론은 이겼다니까요. 그때 저는 생각했습니다.
‘부활신앙이란 이런 거구나.’
3세트 중반부터 이기기 시작하는데 얼마나 통쾌한지, 기억이 생생합니다.
예수님이 나귀 새끼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십니다. 군중들이 호산나 호산나 외치는 축제 속에 올라가십니다. 노리고 있는 이들이 있거나 말거나 주님은 그렇게 올라가셨습니다.
그리고 성전을 청소하셨습니다. 장사하는 마음으로 가득한 성전을 청소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주님이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은 이기려고 가신 게 아니었습니다. 이미 이겼습니다. 역전승입니다. 결론은 역전승입니다. 이겨 놓고 가시는 길이었습니다. 주님은 이걸 알고 가셨습니다.
십자가의 길은 모르고 가는 길이 아닙니다.
마지막은 역전승임을 알고 가는 길입니다.
주님은 그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세상에서는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그런데 질문이 있습니다. 주님이 이기셨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도대체 무엇을 이기신 것일까요?
첫 째, 사단의 시험을 이기셨습니다.
돌을 명하여 떡을 만들어 먹어라?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 내리라? 자기에게 절하라? 주님은 이런 모든 제안을 단칼에 거절해 버립니다. 그리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단아 물러가라.”
주님은 편하고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주님은 쉽고 편한 것과 싸우셨습니다.
그리고 고난과 어려움이 기다리는 십자가의 길을 가셨습니다.
둘 째, 주님은 내 뜻과 싸우셨습니다.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갔으면, 그러나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 아버지의 뜻으로 내 뜻을 굴복시켰습니다.
우리가 날마다 싸워서 이겨야할 문제입니다.
셋 째, 주님은 고독과 싸워 이기셨습니다. 십자가의 길을 이해해 주는 제자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다 도망쳤고 부인하고 배신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아버지와의 친밀감으로 모든 외로움을 이기셨습니다.
인생의 최대의 문제가 고독입니다만, 미리 미리 준비할 것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 아버지와의 친밀감을 유지하는 일입니다. 어디서나 주님과 통하는 기쁨을 갖고 있다면 넉넉히 싸워 이길 것입니다.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첫댓글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