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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대중교통을 이용해 '학현정류장 → 갑오고개 → 용지바위봉 → 단백봉 → 신선봉 → 학봉 → 암릉 → 손바닥바위 → 미인봉 → 조가리봉 → 별가람펜션 → 학현리 입구'의 13.6km 구간을 7시간 동안 즐길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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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봉[美人峰]
[정의] 충청북도 제천시 수산면 능강리와 청풍면 학현리에 걸쳐 있는 산.
[명칭 유래] 본디 이름은 저승봉으로, 이름과 관련하여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온다. 옛날 이곳에 저승골이라는 협곡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고, 이곳에 멧돼지가 많이 살아 ‘돼지 저(猪)’ 자를 써서 돼지가 성하였다는 뜻에서 만들어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미인봉은 바위 능선이 많아 그 모습이 미인의 형상을 닮았다 하여 등산객들이 붙인 이름이다. 미인봉의 학현계곡에는 여근석이 있으며, 등산로를 따라 궁뎅이바위, 쪼가리바위, 전망대 바위, 너래바위 등 기암이 이어져 있고, 그와 더불어 노송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어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현재 마을 주민들은 여전히 저승봉으로 부르고 있다.
[자연환경] 미인봉은 금수산[1,016m] 자락 신선봉[845m]에서 청풍면 도화리로 뻗어 내리는 능선에 솟은 산이다. 북쪽에 학현계곡, 서쪽에 동천협곡, 남쪽에 능강구곡이 있다. 학현계곡은 청풍면 물태리와 교리 사이의 영아치(嬰兒峙)를 지나 동쪽으로 깊게 팬 골짜기로 맑고 깨끗한 계곡물이 상 학현과 하 학현을 지나 청풍호로 흘러 든다. 동천협곡은 학현계곡을 흐르는 계곡물이 영아치에 이르기 전에 남쪽으로 90도 방향을 바꾸어 형성된 깊고 좁은 협곡이다. 능강구곡은 미인봉 남쪽에 동서로 깊고 좁게 발달한 침식 골짜기이다. 미인봉의 기반암은 중생대 백악기 경상계 지층 불국사통의 맨 아래 지층인 흑운모 화강암이다.
[현황] 미인봉으로 오르다 보면 병풍바위 앞 암반에 정방사가 있다. 정방사는 662년(문무왕 2)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는 고찰로 경내에 충청북도 유형 문화유산 제206호인 제천 정방사 목조 관음보살 좌상 및 복장 유물이 있다. -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2024년 10월 8일 화요일에는 대기업 안내산악회와 제천과 단양 금수산 자락의 ‘미인봉’을 다녀오기로 했다. 현지인은 ‘저승봉’이라 부르는 미인봉은 금수산 산행기를 구경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암봉으로, 산행기 사진이 보여주는 그 암봉과 암릉에 반해 산행 버킷리스트에 넣었다. 그리고, 안내산악회 게시판에 새로운 산행 계획이 공지될 때마다, 미인봉 산행이 있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좀처럼 공지되지 않고 공지된다고 해도 성원을 채우지 못하는 산행이라, 결국 대중교통을 이용해 다녀오기로 하고,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웠다. 그러다, 몇 번 산행을 같이하고 목요방 산행에서는 산꾼으로 참여해 친해진 인솔 대장에게 목요방 산행이 끝나고, 하산주 마실 때, 미인봉 산행을 추진해 보라고 권했고 그게 받아들여져, 금수산행 계획이 게시판에 올라왔다. 하지만, 공지된 계획을 보면, 어디에도 미인봉 코스에 관한 언급이 없어, 대장에게 ‘미인봉은?’하고 물었다. 그러자, 위험한 암릉 구간에 혹시나 초보자가 따라나설 수 있어, 공지된 계획에는 미인봉을 빼고, 대신 금수산과 가은산을 넣어, 성원도 쉽게 채우고, 충분히 암릉을 즐길 수 있게 8시간을 확보했다고 했다.
대장이 산행 계획을 세웠다면, 공지된 계획에 미인봉 코스 유무는 중요한 게 아니라, 바로 안내산악회 공식 타이틀인 금수산행을 신청했다. 물론 그때 같이 술을 마시며, 추진해 보라고 권했던 목요방 선두 조 둘도! 와중에 또 다른 목요방 두 명이 신청해 산행 열흘 전인 현재는 신청자가 만석에, 목요방 선수라고 할 수 있는 산꾼은 다섯이다. 대장 또한 목요 방 산꾼이니, 여섯인가? 그런데, 산행 열흘 전, 그동안 관심을 두고 있지 않던 미인봉 산행이 어떻게 진행될 건지 확인하기 위해 안내산악회의 금수산행 계획을 검토했다. 그런데 그 계획에 의하면 산악회 버스가 정차하는 곳은 '자드락길 3코스'의 들머리이자 날머리인 '능강교'와 금수산행의 들머리이자 날머리인 '상천주차장'으로 내가 아는 미인봉 산행의 들머리인 '상학현'이나, '학현관광농원'은 없다. 그럼, 대장이 기사에게 부탁해 별도로 미인봉 들머리로 이동하나? 그리고 날머리로 데리러 오고? 그건 대기업 안내산악회 소속 기사의 특성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대장의 계획이 궁금해졌다.
물론 10월 1일 동행하는 지리산 성중종주 산행을 인솔하는 대장에게 물어보면 되나, 성격이 급한 인간이라, 미인봉 산행 코스를 자드락길 3코스와 연계해 구글링했다. 역시 한국의 산꾼은 대단해, 미인봉 능선, 정확히는 신선봉 능선과 자드락길 3코스인 능강계곡을 연결하는 등산로가 있는다는 걸 확인했다. 물론 앱의 등산 지도에는 없는 길이다. 정황상 인솔 대장은 능강계곡과 능선을 이어주는 등산로에 관해 이미 알고 있었던 듯하다. 그러니, 미인봉 산행을 추진하면서 자드락길 3코스와 금수산을 전면에 내세운 거다. 그럼, 자드락길 3코스와 날머리와 들머리가 같으니, 산악회 버스에 관해 고민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8시간이라는 넘치는 시간을 확보해, 식당은 아니나 능강교 옆에 있는 마트에서 간단한 안주와 하산주를 사 마시면 된다. 버너를 가져가서 삼겹살을 구워? 아! 그건 산악회 버스가 대기를 상천주차장에서 하니, 안 되는구나! 월악산 산악날씨에 의하면 오전에 맑다가 12시경부터 흐리고, 기온은 영상 13℃~20℃, 바람은 1㎧~2㎧로 약산 추울 듯하나,산행에 좋을 듯해, 준비는 평소와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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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역 1번 출구 공영주차장에서 7시에 출발하는 안내산악회 버스라, 평소와 같이 5시 알람을 맞추고 자, 4시 30분경 기상했다. 이것도 습관이다. 더 자려고 노력해 봐야 잘 수도 없어, 아지트로 나와 볼일을 보며 밤사이 변동 사항이 있는지 확인했다. 먼저, 화요 산행을 열심히 하는 산꾼 한 명이 갑자기 취소한 걸 보면, 무언가 급한 일이 생긴 듯하다. 산행 중 그와 친한 산꾼의 전언에 따르면, 모친이 갑자기 건강이 나빠져 불참했다고. 환절기라 그런가? 그리고 산행 이틀 전이면, 기사와 버스가 확정되는데, 28인승 만석임에도 31인승 버스를 배차했다. 그런데, 같은 비용을 지급하고 의자 간격이 좁은 차를 타야 한다는 건 손해 보는 듯해 은근히 기분 나쁘다. 과거에는 28인승을 31인승으로 변경하면 일정 금액을 포인트로 지급했는데, 언제부터인가 그것도 없어졌다. 어쨌든 뒤 3석이 비어, 그쪽으로 옮길까도 생각해 봤으나, 일단 버스 상황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이후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은 후, 마누라가 어제 사준 25ℓ 배낭을 짊어지고 가려다, 그 배낭에 슬링백과 물가방이 들어갈 수도 있을 거 같아, 넣어봤다. 딱 맞다!
5시 45분경 집을 나서 구산역에서 5시 58분 열차를 탄 후, 자리에 앉아 책을 보다가 우연히 등산화 바닥을 보고 무언가 이상해 밑창을 벌려봤다. 두 쪽 다 잘 벌어진다. 말인즉 산행 중 언제 밑창이 없어질지 모른다. 그나마 다행은 앞뒤는 잘 붙어 있다는 거. 고로 산행 중 조심해야 한다. 어쨌듯 삼각지에서 사당행 열차로 갈아타, 6시 43분경 사당역에 도착했다. 그리고 개찰구로 나가 즉석 빵집에서 틈새 상품으로 판매하는 김밥을 사, 바람막이 주머니에 넣고, 1번 출구로 나가 산악회 버스가 기다리는 공영주차장으로 갔다. 이후 산악회 버스 전용(?), 공간으로 우회전해 나란히 서 있는 두 대의 버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안동 선비 순례길' 행의 1호차 2호차고, 금수산행은 안 보인다. 아직 차가 도착을 안 했거나, 내가 시간을 잘 못 알고 있어 이미 출발했을 수도 있다. 해서 산악회 게시판에 들어가 확인하려다 무언가 이상해 안으로 들어가 봤다. 그럼 그렇지 금수산행 차는 두 차 사이에 끼어 안 보였던 거다. 그리고 인솔 대장은 다른 차의 인솔 대장과 그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해서 대장에게 인사하고, 배낭을 멘 채 버스에 타, 친숙한 얼굴들과 인사를 나누며 자리로 가서 보니, 수건이다.
지난 염속산행[산행기] 때 버스에 두고 내렸던 수건으로, 사당에서 내린 누군가가 챙겼다가, 이번 육백산 목요 산행 때 주지 않을까 기대했던 그 수건이다. 알고 보니, 뒷자리의 같이 양재에서 내린 주당 중 한 명이 챙겨 내렸는데, 이미 내가 없어져 그날 못 주고 이번에 가져왔단다! 역시 같은 성향의 산꾼들과 친해지면 미처 기대하지 못한 도움을 받는다. 어쨌듯 자리에 앉아 배낭에서 슬링백과 물가방을 꺼낸 후 배낭을 앞 좌석 밑으로 넣으려고 보니, 스피커라, 내 의자 밑에 넣었다. 마누라가 사준 25ℓ 배낭이니 31인 버스 좌석 밑으로 들어갔지, 기존 40ℓ 배낭이었으면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크기다. 4시 반 기상이 피곤했는지, 버스가 출발하는 걸 보고 바로 잠이 들어 깨어보니, 휴게소로, 고구려 기마병과 중원고구려비 모형이 있는 천등산 휴게소다. 급한 건 아니고, 볼일을 보고 와, 버스 앞에서 광합성 하며, 친숙한 산꾼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같은 산악회 버스가 옆에 주차하더니, 목요방 핵심 산꾼이 차에서 내려 인사했다. 이후 휴식이 끝난 버스가 출발하자, 인솔 대장이 주의 사항과 산행 코스에 관해 설명했다.
이번 산행은 월악산 국립공원의 금수산과 가은산을 연계해 달리는 산행, 두 산을 각각 오르는 산행, 들머리이자 날머리인 상천주차장을 기준으로 두 산을 왕복하는 산행, 그리고 둘레길 개념인 자드락길 3코스 산행 등 네 종류의 산행이 가능하다. 물론 산악회 공지와 다른 산행을 한다고 해서 뭐라 할 사람도 없다. 그리고 인솔 대장 포함 목요방 선수들이 자드락길 3코스와 연계해 금수산의 공룡이라 불리는 미인봉 능선을 달린다. 그리고 산행 하루 전 인솔 대장이 미인봉 산행에 동행하는 산꾼들에게는 문자 등으로 지도를 보냈다. 나도 물론 그 지도를 받았고, 내가 예상한 것과 똑같아 마음 놓였었다. 어쨌든 공식적으로는 미인봉은 공지에 언급이 없는 코스다. 그런데, 대장 포함 27명 중 우리를 빼고, 순순하게 자드락길 3코스를 걷는 도보여행 자는 한 명도 없다. 이후 청풍호 변으로 들어선 버스가 호반을 따라 구불구불 오르락내리락하는 도로를 달려, 9시 42분 자드락길 3코스의 시작 지점이 능강교에 도착했다. 마감은 상천주차장 기준 5시 50분, 능강교는 그보다 5분 늦은 5시 55분이다. 고로 자드락길 3코스 도보여행에 주어진 시간은 8시간 13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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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강교에서 내린 산꾼은 인솔 대장 포함 총 8명으로 그 중 내가 아는 사람은 일곱이고, 한 명은 초면이다. 분위기로 봐서는 그 한 명도 우리 일행으로 대장과는 잘 아는 사이로 보인다. 그런데, 바로 대장이 서로를 소개했다. 인사를 나눈 후 현 위치, 즉 능강교의 고도를 확인했다. 157m~181m로 충주댐이 만든 인공호수치고는 높지만, 생각보다는 낮다. 그리고 이번 코스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단백봉이 900m니, 고도차는 719m~743m로 꽤 높은 편으로 암봉과 암릉이라는 걸 고려하지 않더라도 쉽지 않은 산행이 될 전망이다. 그리고 확인한 기상청 날씨알리미에 의하면, 16시부터 1mm가량의 비가 내린다는 예보지만, 아마 그 이전에 하산하지 않을까? 어쨌든 능강교 삼거리에서 하산주를 마실 능강마트를 지나며 영업 중이라는 걸 확인했다. 애초 과자부스러기를 안주로 하산주를 마실 거로 예상했는데, 마트 앞 입간판에는 파전, 묵무침, 두부김치 등의 안주류가 적혀있다. 고로 하산주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모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자체에서 정방사로 올라가는 등산로를 조성하기는 했으나, 그게 정방사 아래까지 갈지를 쓰며 이어지는 포장 임도를 수시로 가로지르는 거라, 대부분 사람이 등산로를 버리고 임도로 올라가, 우리 또한 거의 인적이 없는 숲속 등산로를 버리고 갈지를 그리는 포장 임도로, 정방사로 향해, 10시 19분 정방사 아래에 도착했다. 그런데, 정방사로 올라가며 확인한 지도에 의하면 정방사까지 이어지는 임도 또한 자드락길이고 그 중간에 조가리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는 듯한데, 그 갈림길은 못 찾았다. 이후 정방사로 올라가서 보니, 대중전은 예불 중이라, 방해할 수가 없어, 밖에서 예불이 진행되는 걸 지켜보다, 산신각을 찾아갔다. 10시 24분 산신각이 아니라 삼성각에 도착해, 무사 산행을 기원한 후, 감로수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대웅전 뒤에 있는 걸 발견하고 그곳으로 갔다. 정방사의 감로수는 석간수로 옆에 준비된 플라스틱 바가지 떠 그 맛을 봤다. 그리고 범종각 직전 능선으로 오르는 등산로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10시 39분 조가리봉 갈림길에 도착해 보니, 목요방의 선두 조는 안 보이고, 인솔 대장을 포함 네 명만 서성거리고 있다가, 나를 보더니, 그 셋은 조가리봉 갔는데, 내게도 왕복할 거냐고 묻는다. 갈림길 이정표를 보니, 조가리봉까지 0.3km로 왕복 600m라, 안 가겠다고 하며, 왕복 500m가 넘으면 다시 여기 올 일이 없는 경우가 아니면 절대 왕복하지 않는다는 신조를 지키고 있다는 걸 알려줬다. 이후 그 셋을 뒤로하고 조가리봉 갈림길을 떠나, 우리는 반대편이 미인봉으로 향했다. 여기서부터는 바위 능선으로, 암릉의 특성상 거의 모든 바위가 전망대로, 왼쪽은 동산 능선, 오른쪽은 금수산 능선이다. 하나, 아쉬운 게 있다면, 비구름인지, 청풍호에서 올라온 물안개인지 모를 게 시야를 방해한다는 거다. 그런데도, 일단 찍어야 할 건 기록으로 남겼다. 이후 암봉이나, 약간은 위험해 보이는 암릉을 피해 우회하는 등산로를 버리고, 앞을 가로막는 바위 봉우리는 넘고, 위험해 보이는 바위 능선 위로 미인봉으로 향했다. 물론 사방으로 새롭게 드러나는 절경이 있으면 기록으로 남기면서!
그러다 너럭바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쉬면서, 조가리봉을 왕복하는 일행을 기다렸다. 물론 함께 온 일행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 나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새롭게 보이는 경치가 있는지 살펴봤다. 이후 다시 여덟이 뭉쳐 미인봉으로 향해, 11시 15분 앱이 고지가 멀지 않다고 알려줘,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1시 20분 대리석 정상석이 있는 미인봉/저승봉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혼산 중인 산꾼이 정상석 옆 바위에 앉아 쉬고 있다가 나를 보자 놀란 듯했다. 그와 인사를 나눈 후 일행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그가 있던 바위로 올라가, 주변 경치를 사진에 담은 후 일행이 도착하는 순간 바위에서 내려와 정상석을 배경으로 개인 인증과 단체 인증 그리고 혼산 중인 산꾼의 인증을 남겼다. 그리고 바로 옆 너럭바위로 옮겨 주변을 절경을 감상하고 다시 단체로 인증을 남겼다. 이후 혼산 중인 산꾼과 헤어져 학봉으로 향해, 11시 34분 학현마을 갈림길을 지났다.
11시 59분 학현야영장 갈림길을 지나, 12시 5분경 인솔 대장이 계속 언급했던 손바닥 바위에 도착했다. 엄지는 펼치고 나머지 네 손가락은 붙이고 바닥을 편 듯한 모습의 바위로 엄지와 검지 사이에 올라가는 게 미인봉을 방문한 산꾼의 의무인 듯해, 당연히 올라갔다. 그런데, 일행의 말을 들어보니, 산꾼들 사이에는 손바닥바위보다는 하마바위라 불린다고 해, 높은 곳에서 내려보니, 하마보다는 오히려 코뿔소를 더 닮은 듯했다. 어쨌든 고소공포증이 있는 셋을 뺀 나머지 다섯이 차례로 올라가, 인증을 남기고, 전망대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코뿔소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긴 후 길을 재촉했다. 그리고 12시 17분경 미인봉 능선 최고의 바위 전망대에 올라, 자리를 잡고 앉아 각자 준비한 점심을 먹었다. 나도 슬링백에서 사당역표 김밥을 꺼내기 위해 그걸 벗는 과정에서 멜빵 주머니에 들어 있던 핸드폰이 빠져 아래로 떨어지는 바람에 5년을 넘게 쓴 폰을 잃어버릴 뻔했다. 다행히 낭떠러지 직전 나무에 걸려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았으나, 거기까지 내려가 폰을 구하는 것도 목숨을 건 일로 쉽지 않았다. 썩어 부러지는 나무와 밟으면 부서져 아래로 떨어지는 돌을 피하며 간신히 폰을 구했다. 이후 김밥으로 간단히 요기하고, 아직 점심 중인 일행을 뒤로하고, 전망대에서 떠났다.
결과적인 얘기로 전망대에서 바위 능선이 끝나는 게 아니라, 세 번째 사진의 두 봉우리 중 뒤의 더 높은 학봉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과거에는 여기를 어떻게 통과했을지 궁금할 정도로 쉽지 않고 위험한 코스다. 물론 현재는 바위에 볼트를 박아 계단을 만들고 밧줄도 있어 과거에 비하면 쉽게 통과할 수 있으나, 그렇다고 만만하게 볼 암릉은 아니다. 당연히 바위 능선 중간중간 전망대라 전후좌우 사방을 감상하고 기록으로 남겼다. 그중에는 우리가 점심을 먹었던 전망대와 아직 출발하지 않은 일행 그리고, 암릉을 지나는 일행의 모습도 있다. 물론 뒤를 따라오던 일행이 찍은 내 모습도 있고!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못하는 암봉은 절벽을 우회하는 밧줄에 의지해 통과하기도 했다. 물론 그때는 병목이 발생이 먼저 가는 일행을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기도 하며 전진해, 12시 50분경 학봉 직전 암봉 정상에 도착했다. 물론 이 또한 전망대라,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고 여기까지는 오는 동안 만난 전망대와 다른 풍경은 기록으로 남겼다. 그런데, 거기서 보이는 가장 인상적인 풍경은 학봉 절벽에 걸쳐 있는 급경사의 철계단이다. 물론 우리가 올라가야 할 계단이다.
계단을 올라가는 일행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긴 후 나 또한 암봉에서 내려와 급경사 계단을 오르며, 당연히 그것과 뒤로 돌아 조금 전까지 건너편 학봉 절벽에 걸쳐 있는 계단을 바라보던 바위 봉우리도 기록으로 남겼다. 와중에 뒤에서 따라오던 일행이 계단과 암릉을 오르는 우리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길 때는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계단이 끝나고, 바위 능선을 네발로 기어올라가는 와중에 학봉 정상이 멀지 않아 보여,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는데, 12시 58분 앱이 고지가 멀지 않다고 음성으로 알려줘, 그 순간부터 다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학봉 전망대에 도착했다. 먼저 지나온 코뿔소바위 전망대와 함께 야영꾼의 산행기에 보이는 갑판 야영장이다. 그 입구 갈림길 이정표에 의하면, 직진은 신선봉, 우회전은 ‘학현야영장’으로 향한다. 그런데, 전망 갑판 난간 기둥에 누군가 쓰고, 그것도 모자라 거기에 매단 '학봉 714m'라 만든 명패가 있다. 말인즉 여기가 학봉이라는 거다. 산세로 보나, 높이로 보나 학봉 정상은 더 가야 한다. 그런데, e-산경표는 여기를 정상으로 기록하고 있다. 램블러는 여기서 100여 미터 더 간 진정한 정상을 지목하고. 물론 산경표 지도의 등고선을 봐도 램블러가 표기한 지점이 제일 높다.
어쨌든 학봉 전망대에서 주변 경관을 감상하고, 새로운 모습이 보이면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다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진정한 정상으로 향해, 1시 2분 우리 일행이 돌을 주워 매직으로 '학봉 714m'라 쓰고, 지금 막 세웠다고 주장하는 정상석이 있는 학봉에 도착했다. 당시만 해도 그 주장을 믿었다. 그런데, 목요일 육백산행 때 들은 얘기에 의하면, 누군가 숲에 버린 정상석을 주워 다시 세웠다는 거다. 당시 그 정상석에 쓰인 높이에 오류가 있는 걸 알고 있었으나, 일행에게는 언급하지 않았는데, 앞선 산꾼도 그것 때문에 숲에 버린 듯하다. 램블러가 사용하는 네이버 지도에 의하면, 학봉 정상은 774m다! 사실 기대하지 않은 정상석이고, 우리 일행이 막 만들어 세웠다는 말에 다들 흥분해, 그걸 배경으로 인증을 남겼다. 그리고 학봉부터 바위 능선이 끝나고, 흙산 등산로에 울창한 숲이라, 길은 좋으나 보이는 건 없는 전형적인 한국의 흙산 능선으로 변한다. 고로 미인봉 능선의 암릉 구간은 조가리봉에서 학봉 전망대의 4.6km 코스다. 찍을 걸 다 찍은 후 그 능선 위로 난 등산로로 울창한 숲을 뚫고 신선봉으로 향했다.
전후좌우 어디를 봐도 녹색이라, 울창한 숲을 뚫고 그저 앞만 보고 가는데, 앞에 녹색의 봉우리 실루엣이다. 볼 것도 없이 신선봉이라, 동영상을 촬영하려는 데, 마침 앱이 고지가 멀지 않다고 알려준다. 해서 계획대로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충북의 규격에 맞게 제작된 '신선봉, 해발 845M' 대리석 정상석이 있는 학봉에 도착했다. 고로 이 코스에서 충북이 인정하는 정상은 여기 신선봉이 유일하다. 미인봉, 학봉, 단백봉 등의 정상석은 주변 마을의 산악회나, 산꾼이 만들어 세운 거다. 당연히 그 정상석을 배경으로 각자, 그리고 단체 사진을 찍었다. 참고로 신선봉 정상은 삼거리로 직진해 1km를 가면, 해발 900m로 이 코스에서 가장 높은 금수지맥 '단백봉'이고, 좌회전해 2.5km를 내려가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산행에서 들머리로 생각했던 '상학현'이다. 이후 앱의 지도로 현 위치를 확인하고, 날씨가 심상치 않아, 기상청 ‘날씨알리미’로 앞으로 날씨가 어떻게 변할지도 봤다. 다행히 16시에서, 산행이 끝난 19시 비로 바뀌었다. 고로 예보대로라면 비를 맞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고, 무거운 우산은 괜히 들고 온 게 된다.
신선봉에서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다시 울창한 숲을 지나, 단백봉으로 향하는데, 지금까지와는 등산로가 다르다. 흙산의 등산로가 바위 능선으로 변했다는 게 아니라, 등산로 곳곳에 의도적으로 보이는 방해물이 길을 막고 있다. 그리고 그 구간을 지나면 다시 거의 산책로 수준의 등산로로 변한다. 내 생각에는 미인봉에서 단백봉으로 가는 걸 막는 게 아니라, 단백봉에서 실수로 신선봉 방향으로 가는 걸 막는 거로, 지맥꾼들이 금수지맥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고로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으나, 그 방해물 부근에 지맥 갈림길이 있을 거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지맥 갈림길은 단백봉 부근이다. 두 앱의 지도에 의하면 단백봉에서 직진하면 지맥, 좌회전하면 신선봉이다. 어쨌든 유유자적 단백봉으로 향하는데, 1시 51분 앱이 고지가 멀지 않다고 알려줘, 확인해 보니, 단백봉이 아니고 금수산이다! 응? 금수산? 어쨌든 동영상을 촬영하며 전진해, 1시 53분 '단백봉 900m' 화강암 정상석이 있는 봉우리에 도착했다. 이후 각자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긴 후, 능강계곡 갈림길을 향해 갔다. 금수지맥에서 능강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정규 탐방로가 아니라, 등산 앱의 지도에도 없다. 고로 금수산 방향으로 가며, 오른쪽에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지 주시할 수밖에 없다.
비록 지도에, 금수지맥에서 능강계곡으로 내려가는 등산로는 없으나, 앞선 산꾼의 산행기와 지도를 토대로 확인한 결과, 경사가 가장 완만한 곳에서 내려가고 있다. 고로 등고선 간격이 가장 넓은 곳에 갈림길이 있을 확률이 높아 수시로 지도와 오른쪽 계곡 방향을 확인하며 갔다. 와중에 선두 조가 먼저 치고 나가는 바람에, 인솔 대장이 혹시 그들이 갈림길을 지나칠까 봐 그들을 잡기 위해 큰 소리로 부르며 뛰어갔다. 그런데, 막상 갈림길에 도착해 보니, 선두 조가 후미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당연히 이정표는 없으나, 산악회 리본이 여기가 갈림길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고,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도 명확한 게 금수지맥의 등산로 수준이다. 해서 대장이, 가장 앞에서 갈림길을 지나친 일행에게 돌아오라고 연락하고, 우리는 우회전해 계곡으로 내려갔다. 물론 두 앱의 지도에 현 위치, 즉 갈림길 위치를 표시하는 걸 잊지 않았다. 그런데, 갈림길의 하산로는 상태가 좋았는데, 계곡으로 접근할수록 벌목의 잔재가 넓은 지역에 널려 길을 방해하고, 어떤 구간은 길이 없어지기도 했다. 해서 수시로 지도를 확인하며 가능한 한 등고선 간격이 넓은, 즉 완만한 경사를 따라 하산했다.
그렇게 계곡으로 내려가, 물소리가 들리고, 가뭄에도 물이 흐르는 계곡이 가까워지자,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거주하는 곳에나 있을 법한 꽈리와 밤나무다. 해서 주변을 자세히 살펴보니, 과거 화전민의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당연한 얘기나, 하류로 갈수록 계곡은 넓어지고 수량이 풍부해진다. 그리고 2시 29분경 계곡 건너 둑에 등산로, 즉 우리가 찾고 있는 자드락길이 있는 듯해,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2시 30분 자드락길에 합류했다. 비록 자드락길 이정표에는 갈림길 표시가 없으나, 갈림길로, 좌회전은 자드락길 3코스 종점인 얼음골로 향하고, 직진은 우리가 출발한 능강교다. 그리고 얼음골까지는 025km 거리로, 왕복 500m다! 얼음골을 버려야 하나 왕복해야 하나, 망설일 거리다. 하지만, 조가리봉이야, 다음에 다시 올 예정이라, 왕복하지 않았으나, 얼음골이야 다시 올 계획이 없어, 왕복하기로 하고, 좌회전해 너덜로 위로 향했다. 그런데, 나머지 일곱 중 최소 두셋은 따라올 거로 생각했는데, 그 누구도 따라오지 않아, 혼자 얼음골로 향했다.
너덜의 계곡을 따라 위로 향하다, 너덜이 흙길로 변하는 게 - 물론 그렇다고 돌이 없는 게 아니지만 - 얼음골이 멀지 않아 보여,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2시 39분 갑판 쉼터가 있는 얼음골에 도착했다. 자고로 대한민국 각지의 얼음골이라 하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너덜지대를 가리키는데, 역시 거기에 딱 부합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그 하류에는 너덜 아래로 흐르는 물이 밖으로 약간 노출되는 옹달샘이 있어, 당연히 옆에 놓인 플라스틱 바가지로 떠 마셨다. 이후 주변을 자세히 둘러본 후 능강교로 내려가며, 얼음골 갑판 쉼터 입구에 있는 이정표를 보니, 망덕봉까지 0.9km에 불과했다. 만약 이전에 이 사실을 알았다면, 일행 중 한 명이 금수산까지 달린 후 망덕봉에서 하산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였을 거다. 하긴, 그 일행도 인솔 대장의 설득에 금수산을 포기했지만! 어쨌든 학현마을을 들머리로 조가리봉을 거쳐 공룡능선을 지나, 금수산에 오른 후 망덕봉에서 소용아장성으로, 능강교로 하산하는 산행을 내년 중에 할 예정이다. 그렇게 결심하고 얼음골을 떠나 다시 너덜로. 2시 49분 이정표에 도착했으니, 이정표 기준 얼음골 왕복에 19분이 걸렸다.
일행 일곱은 능강교로 향했고, 남아도는 게 시간이라 서두르지 않고 유유자적 능강계곡을 감상하며 내려가며, 씻을 만한 소가 있는지 확인했다. 그리고 2시 57분 비록 깊지는 않으나, 씻기에는 충분한 소를 발견해 계곡으로 내려가, 세수와 세족했다. 물론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한 무릎도 식히고. 이후 복장을 갖추고 다시 능강교로 향하는데, 생각보다 계곡, 즉 자드락길 3코스가 길다. 하긴 그러니 얼음골부터 능강교까지 자드락길 3코스를 '얼음골 생태길'이라는 별도의 이름이 붙였을 거다. 그리고 하산길 중간 이정표로 보고 이 코스의 거리가 5.5km에 이른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곳곳에 넓적 돌 또는 나무 의자로 쉼터를 만들어, 자드락길을 걷는 트레킹족이 쉴 수 있게 했다. 그래봐야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 듯하지만. 어쨌든 그 길을 따라 내려가, 3시 50분 만당암 갈림길에 도착했다. 우회전은 능선으로, 직진은 계곡으로 만당암으로 간다. 즉 결국 만당암에서 두 길은 다시 만난다. 해서 능선보다는 계곡이 더 궁금해 계속 계곡을 따라 내려갔다.
만당암의 본존불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안고 가다가, 배가 고파 취적담 부근에서 에너지바를 하나 꺼내 먹기도 했다. 지난 지리산 성중종주 이후 굳이 있는 먹거리를 귀차니즘 때문에 그대로 들고 가는 바보짓은 안 하기로 했다. 그러다, 4시 2분 예상대로 '화전민 터 안내'가 있는 지역에 도착했다. 정황상 능강 계곡을 따라 위로는 금수지맥 아래까지 화전민이 거주했던 듯하다. 그리고 만당암이 가까워서 그런지, '얼음골 와불 안내'도 있어, 와불을 보기 위해 등산로에서 벗어나 계곡으로 갔다. 그리고 계곡의 바위를 보고 그걸 ‘와불’로 본 사람들의 상상력에 경의를 보냈다. 아마, 암자가 가까워 그렇게 보이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멀지 않아 보이는 암자로 향했다. 그런데, 만당암이 암자가 아니라, 계곡의 너럭바위, 또는 마당방위를 가리키는 거다. 이래서 내가 한자 병기에 찬성한다. 암(庵)이 아니라 암(岩)이다. 와중에 만당이라는 이름 또한 불교적 색채가 짙어 암자로 생각했다. 정황상 사람으로 가득 채울 수 있을 정도로 넓어, 만당(滿堂)이라 부른 듯하다.
쓴웃음을 짓고, 만당암을 따라 계속 가자, 돌탑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도에서 돌탑을 보고, 어떤 모양일지 궁금했는데, 우리가 익히 아는 돌을 쌓은 탑이다. 다만 한 기가 아니라, 등산로를 따라 꽤 많은 수의 돌탑으로 많은 사람이 쌓은 거 같지는 않고, 누군가 염원을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쌓은 듯하다. 돌탑을 지나는데, 핸드폰이 울려 꺼내 받자, 인솔 대장이 위치를 묻는다. 돌탑이라고 하자 알았단다. 그리고 계속 내려가, 4시 30분을 넘어서자 오가는 차량 소음이 들린다. 다 왔다. 해서 동영상을 촬영하며 내려가, 4시 34분 오전에 출발한 정방사로 향하는 아스팔트 포장도로에 도착했다. 그리고 일행이 기다리는 능강교 방향으로 가며, 급할 계 없어 오전에는 지나쳤던, 능강구곡 안내문을 살펴보고, 기록으로도 남겼다. 이후 일행의 목소리가 들리는 능강마트로 향하는 거로 사실상 산행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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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 43분 능강마트에 도착하자, 계곡 방향 건물 뒤가 시끌시끌해 뒤로 돌아가니, 예상대로 우리 일행이 주당파와 비 주당파로 나뉘어 각각 식탁 하나씩 차지하고 있어, 주당파의 빈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막 나온 파전을 안주로, 먼저 소맥으로 무사 산행을 축하했다. 그리고 대충 식탁을 훑어보니, 먼저 도착한 일행은 벌써 라면을 주문해 먹은 후다. 해서 나도 라면을 먹을까 하다가, 뒤이어 나온 묵무침에 만족하기로 했다. 그렇게 소주와 맥주를 얼마나 마셨는지 모르게 술을 마시고, 5시 40분경 계산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상천주차장에서 출발하는 산악회 버스를 타기 위해 능강교 버스정류장으로 가, 5시 59분경 도착한 산악회 버스에 탔다. 그리고 바로 잠이 들어 깨어보니, 여주휴게소다. 다 왔다. 이후 10분의 휴식이 끝나고, 먼저 죽전에서 승객이 내리는 걸 보고, 의자 밑에 있는 배낭을 꺼낸 후 거기에 슬링백과 물가방을 넣는 거로 하차 준비를 끝냈다.
8시 36분 버스가 양재 국립외교원 앞에 정차하자, 미리 준비한 배낭을 둘러메고 버스에서 내리자, 주당 둘이 지난 9월 단양의 삼태산행[산행기] 후 가려다 대기가 많아 다른 식당으로 옮겨야 했던 먹장어 집에 가자고 해, 따라 나섰다. 그리고 먹장어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안주로 이슬이를 마셨다. 그런데, 어느 정도 마시다 보니, 더 마시면 오늘 집에 무사히 들어가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순간부터 술은 안 마셨다. 그리고 10시 26분경 식당에서 나와 양재역에서 열차를 타고 집으로 향해, 11시 40분경 집에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대장의 계획에 따라 '능강교 → 정방사 → 미인봉/저승봉 → 학봉 → 신선봉 → 단백봉 → 금수산 갈림길 → 자드락길 3코스 합류 → 얼음골 왕복 → 능강교'의 21.8km(램블러) 코스를 6시간 54분 동안 즐겼다. 이동 6시간 28분, 휴식 26분!
금수산의 미인봉 능선이 금수산의 공룡으로 불린다는 걸, 이 글을 쓰면서 알았다. 그리고 금수산 망덕봉 뒤에 용장장성을 빗댄 소용아장성이 있다는 것도. 망덕봉 뒤는 가보지 않아, 뭐라고 논할 수 없고, 일단 미인봉 암릉은 작은 공룡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오전에는 안개로 시야자 좋지 않아 조망도 좋지 않았는데, 오히려 비가 내린다던 오후에 날이 개, 조망도 좋았다. 문제는 우리가 전망대라고 할 수 있는 암릉에 있을 때가 아니라, 자드락길에 들어선 후라는 거. 기상청 예보의 비가 내리는 시간은 15시에서 16시 17시 18시 최종 19시로 연기됐다. 물론 우리가 떠난 후인 19시에 비가 내렸는지는 알 수 없다.
암릉을 좋아하는 산꾼이나, 금수산, 동산, 청풍호 등의 절경을 감상하고 싶은 산꾼이라면 한 번쯤 달려볼 만한 코스다. 기회가 되면 망덕봉 뒤 소용아장성능, 조가리봉과 연계해 한 번 더 달려볼 생각이다.
※ 산행 내내 등산화 밑창이 떨어져 나갈까 봐 가슴을 졸였는데, 다행히 산행 중에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 밑창을 한 번 갈며, 6년 정도 신은 등산화니, 이제는 보낼 때가 되기는 했지만, 제대로 안 돼도 그만이라, 접착제를 사, 자가 수리를 해 볼 생각이다. 어쨌든 아끼면 똥 된다는 옛말이 틀린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