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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오래된 정원>
감독 임상수|출연 지진희 염정아|개봉 9월 중
줄거리 수배 중인 운동가 현우와 그가 도피 중에 만난 한 여자 윤희. 두 사람에겐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하는 17년의 세월이 놓여 있다. 이 점에 주목 임상수 감독이 찐한 멜로영화를 만든다!
02 <여름 이야기>
감독 조근식|출연 이병헌 수애|개봉 10월 중
줄거리 1969년 여름, 농활로 내려온 석영과 그 마을의 정인이 만나 가슴 아픈 사랑을 시작한다. 이 점에 주목 복고적 멜로의 정서가 지금의 우리에겐 더욱 슬프게 다가온다.
03 <가을로>
감독 김대승|출연 유지태 김지수 엄지원|개봉 10월 중
줄거리 사랑하는 사람을 불의의 사고로 떠난 보낸 현우, 10년 후 그녀의 기억을 쫓다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이 점에 주목 <번지점프를 하다>의 김대승 감독 특유의 비밀스러운 멜로가 살아 있다.
많은 시간이 흘러서도 과거의 사랑을 떠올리며 가슴 아파하고, 눈물짓는 이유는 그 시절의 사랑이 마치 추운 겨울 힘들었던 시절에 만난 따사로운 햇살 같은 행복한 사랑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살아가다 문득 그 사랑의 추억을 만나게 되면 마치 놓칠 뻔한 끈을 다시 잡은 것마냥 힘들게 뒤쫓게 된다.
<오래된 정원> <여름 이야기> <가을로>는 어쩌면 가장 가슴 아픈 사랑이면서도 어리석은 사랑일지 모르는 추억을 찾아 떠나는 슬픈 사랑의 소나타를 닮았다. 세 영화의 공통점은 각각 과거의 사랑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래된 정원>은 17년 전 군부독재시절이었던 80년대에 수배를 피해서 찾아간 시골 마을에서의 사랑, <여름 이야기>는 37년 전 유신시대를 앞둔 1969년 농활을 간 시골 마을에서의 사랑, <가을로>는 10년 전 백화점 붕괴사고로 연인을 잃기 전까지의 사랑이 담겨 있다. 그리고 주인공들은 과거 사랑의 무게에 힘들어하고 아파한다. 특히 <오래된 정원>과 <여름 이야기>는 시대·사회적인 분위기가 영화와 많이 맞닿아 있다는 점이 비슷한 구석이 있다.
세 편 모두 과거와 현재가 얽히고 있고, 이별의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그 사이 빈 공간에 대한 비밀을 간직한 요소들이 숨어 있다. 예를 들어 <오래된 정원>의 현우는 17년간 감옥 생활을 하는데, 그 사이 윤희의 시간을 현우가 모르기 때문이다. <여름 이야기>도 어쩔 수 없이 헤어졌던 두 사람 사이에 이별의 시간이 37년이나 되니 마찬가지다. <가을로>에는 10년 전 민주가 준비한 특별한 선물을 받은 현우가 여행을 떠나는데, 여행지마다 마주치게 되는 한 여자가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를 연출하는 세 감독의 색깔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오래된 정원>의 임상수 감독은 <처녀들의 저녁식사> <바람난 가족> <그때 그사람들>을 연출하며 매 영화마다 이슈를 만들었고, <여름 이야기>의 조근식 감독은 <품행제로>로 80년대의 청춘의 향수를 그렸고, 김대승 감독은 <번지점프를 하다> <혈의 누>로 그만의 독특한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따라서 이들만의 감수성이 각 영화에 어떻게 묻어날는지도 영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지진희 이병헌 유지태 염정아 수애 김지수 엄지원 등 감성 멜로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배우들이 포진하고 있다는 점도 이들 영화에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01 <사랑하니까, 괜찮아...>
감독 곽지균|출연 지현우 임정은|개봉 8월 중
줄거리 고교 축제 때 만나 마음을 빼앗겼던 민혁과 미현. 갑자기 사라졌던 미현이 2년 만에 나타나 “죽을 여자랑 연애할래?”라고 묻는다. 이 점에 주목 멜로의 대가 곽지균 감독이 ‘젊은 멜로’를 연출했다.
02 <내 남자친구의 일기>
감독 장성수|출연 장신영 백성현|개봉 9월 중
줄거리 22세의 씩씩한 이동 꽃집 아가씨 소연에게 19세 고등학생 준오의 끈질긴 구애가 펼쳐진다. 이 점에 주목 연상연하 커플이 펼치는 깜찍한 사랑 이야기가 감각적인 영상과 만났다.
파릇파릇한 청춘들의 사랑은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즐겁게 만든다. 동시대의 청춘들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놓은 듯한 동질감을 줄 수 있고, 나이가 조금 많은 사람들에게는 혈기 넘쳤던 청춘을 다시 돌이켜보게 하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두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청춘들이 만들어내는 사랑이야기인 <사랑하니까, 괜찮아...> <내 남자친구의 일기> <울어도 좋습니까?> <도레미파솔라시도>는 각자 다른 색깔로 우리를 즐겁게 만든다.
<사랑하니까, 괜찮아...>는 멜로와 청춘의 사랑이 조화를 이루는 영화다. 일반적인 멜로와 달리 미현은 자신이 시한부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 시작한다. 울고 짜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당당하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다. 민혁 또한 그런 미현을 바라보며 슬픔을 감추고 더 씩씩한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그들의 모습이 우리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할지도 모른다. 곽지균 감독은 “요즘 세대들의 감성에 맞으면서도 멜로적 요소가 충분히 강한 영화”라고 말한다. 과거 <겨울 나그네> <그후로도 오랫동안> <젊은 날의 초상> <청춘> 등을 연출했던 것을 상기했을 때 어떠한 감각의 영화가 나올지 사뭇 궁금하다.
한편 <내 남자친구의 일기>는 세 살 터울의 연상연하 커플의 사랑이야기다. 지금은 흔하게 회자되는 연상연하 커플이라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내 남자친구의 일기>는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남다르다는 장점이 있다. 장성수 감독은 멜로라는 장르를 바탕으로 그 위에 스타일을 얹힐 예정인데, 준오와 소연의 사랑이 이뤄지는 순간 자동차 위로 꽃이 피거나 하수구에서 꽃이 올라오며 거리가 꽃으로 뒤덮이는 등의 판타지적 요소와 두 사람이 데이트를 하며 행복해 하는 순간, 음악과 춤이 어우러지는 뮤지컬적인 요소가 곁들여진다.
03 <울어도 좋습니까?>
감독 최창환|출연 윤진서 김동윤 서지석|개봉 10월 중
줄거리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재희. 영남은 재희의 빈자리를 추억으로 채워나가는데, 재희가 남겨놓은 특별한 사랑이 그녀를 찾아온다. 이 점에 주목 첫사랑에 묻어 있는 비밀이 마술처럼 펼쳐진다.
04 도레미파솔라시도
감독 강건향|출연 차예련 장근석 정의철|개봉 12월 중
줄거리 티격태격하다 애인된 정원과 은규, 이들 사이에 정원과 은규의 친구인 희원이 등장한다. 이 점에 주목 귀여니의 소설이 원작이니 신세대의 로맨스에 가장 충실할 수밖에.
청춘영화들 중 가장 슬픈 감성이 묻어날 것으로 보이는 <울어도 좋습니까?>는 살짝 <러브레터>나 <4월 이야기> 등의 이와이 슈운지 영화의 느낌이 날 듯하다. 개교기념일 다음날 사랑하는 사람을 불의의 교통사고로 보낸 18세 여고생의 잔잔한 슬픔과 추억이 감상적인 화면과 함께 진행되기 때문이다. 혼자 남아서 슬픔을 삭이는 동안 어쩔 수 없이 그와 인연이 있었던 사람들을 만나야 하고, 그들을 통해 과거에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우리의 예쁜 여고생은 제목처럼 ‘울어도 좋습니까?’를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여고생과 함께 마주 앉아 소곤거리며 울어주고 싶지 않을까?
귀여니의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도레미파솔라시도>는 가장 전형적인 10대 청춘의 사랑을 그린다. 처음에는 티격태격하지만 어느덧 사랑이 싹트고, 그 사이에 사랑의 라이벌이 생겨 삼각관계가 형성되는…. 물론 등장인물들은 순정만화풍의 예쁘고, 멋있는 소년 소녀여야 한다. 귀여니의 인터넷 소설 중 영화화됐던 <늑대의 유혹> <그놈은 멋있었다>를 떠올린다면 <도레미파솔라시도>의 그림이 어느 정도 그려지지 않을까? 요즘 청춘들의 감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청춘 멜로가 아닐까 싶다.
이렇게 청춘영화를 마치기엔 뭔가 아쉬움이 남는 건 뭘까? 역시 청춘영화의 특권이라 할 수 있는 신세대 꽃미남, 꽃미녀 배우들이 빠졌기 때문이다. 언뜻 눈에 띄는 이름을 보면 지현우 임정은 윤진서 김동현 차예련 장근석 등이 있다. 다들 신인급 배우들인데, 이들이 청춘 멜로에 어떠한 힘을 불어넣을지 기다려보는 것도 좋겠다.
01 <해변의 여인>
감독 홍상수|출연 김승우 고현정 김태우 송선미|개봉 8월 중
줄거리 불현듯 봄 바다로 여행을 떠난 30대의 남녀 세 사람과 그곳에서 또 한 여자가 만나 동상이몽의 로맨스가 진행된다. 이 점에 주목 ‘영화의 대중화’를 선언한 홍상수 감독과 고현정이 시너지 효과를 이룬다.
02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감독 김해곤|출연 김승우 장진영|개봉 9월 중
줄거리 놀고먹는 영운과 룸살롱 아가씨 연아는 그들만의 독특한 연애를 한다. 문제는 영운에게 이미 약혼녀가 있다는 것이다. 이 점에 주목 <파이란>의 작가이자 배우인 김해곤 감독의 데뷔작이다.
03 <미열>
감독 변승욱|출연 한석규 김지수|개봉 10월 중
줄거리 동네 약사 인구와 짝퉁 디자이너 혜란은 어렵게 사랑을 시작하지만 집안사가 걸림돌이 되면서 사랑을 포기해야 한다. 이 점에 주목 이창동 감독의 연출부 출신인 변승욱 감독과 한석규가 만났다.
왜 숱하게 많은 영화가 사랑을 소재로 했는지 아는가. 그건 사랑이 가진 불규칙성 때문이다. 사랑은 다양한 모습으로 부지불식간에 나타나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또한 미처 그것이 사랑이었음을 알지 못하기도 하고, 사랑임을 알면서도 손을 놔야 하는 상황도 생기게 마련이다. 각기 다른 사랑을 소재로 한 <해변의 여인>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미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사랑따윈 필요없어>는 바라보고 있으면 사랑의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영화들이다.
<해변의 여인>을 보면 일단 홍상수 영화다운 스토리가 기본틀이다. 선후배 사이인 영화감독 중래와 미술감독 창욱, 그리고 창욱의 애인 문숙이 여행을 떠나는데, 중래와 문숙이 첫눈에 끌린다. 야릇한 하룻밤이 지나고, 중래는 또 다른 여자 선희를 만난다. “이전 영화보다 훨씬 대중적인 영화가 될 것”이라는 홍상수 감독의 말과 대중적인 연기를 하는 김승우 고현정 카드에서 얻을 수 있는 힌트라면 일상성을 낯설지 않은 스타일로 찍었다는 것 정도.
김해곤 감독의 데뷔작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삼류들의 찐한 멜로를 표방하고 있다. 그렇다고 통속 멜로라고 하기엔 뭔가 아쉬움이 있다. 김해곤 감독이 <파이란>의 작가라는 점을 떠올리면 이 영화에도 <파이란>이 가졌던 3류 인생들의 애절한 느낌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지지리 궁상이지만 그 안에 그들만의 애절한 멜로가 스며 있는 영화가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아닐까 싶다.
<미열>은 제목부터 애잔한 사랑의 느낌을 준다. 처음엔 약사와 손님으로 만나 좋은 감정을 가지고, 데이트를 하는 일반적의 사랑의 과정이다. 그런데 약사 인구에겐 자신이 떠맡아야 할 13세 지능의 철부지 형이 있고, 짝퉁 디자이너 혜란에겐 아버지의 빚과 낙태하고 결혼을 포기하려는 여동생이 버티고 있다. 자신이 져야 할 현실의 짐 때문에 사랑을 포기하려는 두 사람. 변승욱 감독은 힘든 현실에서도 희망과 사랑을 찾아가는 두 사람을 통해 따뜻함을 줄 것이다.
04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감독 송해성|출연 강동원 이나영|개봉 10월 중
줄거리 27세의 사형수 윤수와 자살중독자 유정이 만나 절망 끝에서 그들이 살아야 할 이유인 사랑을 느낀다. 이 점에 주목 베스트셀러인 공지영의 원작 소설을 송해성 감독 특유의 감성으로 다시 풀어놓는다.
05 <사랑따윈 필요없어>
감독 이철하|출연 김주혁 문근영|개봉 10월 중
줄거리 아버지의 죽음으로 유산 상속을 받게 된 시각장애인 민과 그 앞에 나타나 헤어진 오빠 행세를 하는 호스트 줄리앙이 진정한 사랑을 느낀다. 이 점에 주목 국민동생 문근영의 첫 성인연기에 주목하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공지영 작가의 원작에 영화적 각색이 어떻게 들어갔을지, 눈이 큰 두 배우 강동원과 이나영이 사형수와 자살중독증에 걸린 인물을 각각 어떻게 표현하고, 삶의 극한에 다다랐을 때의 감정을 어떻게 보여줄지 궁금하다. 일반적인 사랑이 아닌 휴먼 멜로가 중심이기에 인간과 인간 사이에 흐르는 그 무언가가 눈물의 관건이 되지 않을까 싶다.
국민동생 문근영이 여자로 보이기 시작하면 이 영화의 반은 성공한 거나 다름없다. <사랑따윈 필요없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시각장애인으로 마음을 닫고 살았던 류민의 마음을 오빠 행세를 하는 호스트 줄리앙이 서서히 열게 만드는 과정과 오빠에게 느껴서는 안 되는 이성적 사랑을 느끼는 류민의 야릇한 감정 표현이 포인트. 김주혁과 문근영이 남매가 아닌 이성을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두 사람의 조합이 어떤 느낌으로 표현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