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 취미 23-1 알고 보니 영화매니아
버스 정류장에 113번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성 씨에게 물어보았다. 바람이 춥지 않냐고...,
"딱 좋은데 예! 차갑지도 않고, 덥지도 않고..." *성 씨가 발그레 웃으면서 대답했다.
12시 넘어 바로 오는 버스라서 다온빌에서 오늘은 점심을 건너뛰고 나왔다.
사실은 외출 전에 물어보니,
*성 씨가 점심은 나가서 먹자고 하신다.
''삼겹살 먹어 예~''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중에 113번 버스가 도착했고, 몇 정거장 되지 않는 내수읍에서 점심을 먹자고 *성 씨께 제안하니 좋다고 하신다.
내수 초등학교를 지나자 직원이 미리 안내해 준 대로 *성 씨가 힘겹게 왼쪽 팔꿈치를 움직여서 stop버튼을 눌렀다.
버스 하차후, 내수 읍에서 삼겹살을 먹고 커피까지 해결하고 나니 벌써 2시가 훌쩍 넘었다.
다행히 금세 도착한 해피콜을 타고 이번에는 CGV가 있는 청주 율량동으로 향했다.
*성 씨가 차창을 내다보면서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CGV를 다녀온 지가 한 달도 안 되었건만, 이번에 *성 씨가 보자고 한 것은 '영웅'이다.
지난, 1월 달에 CGV에 왔을 때, *성 씨가 이미 찜 해 두었던 영화인데, 이래저래 하다 보니 오늘 보게 되었다.
영화의 내용은 안중근의사의 이야기....*성 씨는 시대물 영화는 뭐든지 좋아 한다고 했다.
한번은 *성 씨에게 물어 보았다
''시대물? 그게 뭐예요?''
''역사 예~, 다큐...'' *성씨가 답했다.
*성씨 의견을 정리해 보니 역사적 사실 같은 것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장르라고 한다.
덧 붙여 그 동안 감상한 영화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물었다. ''남부군,공동경비구역,왕의남자,후궁,광해,밀정,국제시장,암살...'' 기타 등등...*성씨의 입을 통해서 줄줄이 나오는 영화제목들이 끝이 없어 보인다....알고 보니 나 보다는 영화매니아다.
영화시간은 16시인데 한 시간 일찍 도착했다.
CGV에서 발권을 마치고 주변을 살피며 여유를 즐기시는 *성 씨의 옆모습을 슬쩍 쳐다보았다.
좋아 보인다.
그냥 그 모습 자체가 *성 씨의 평범한 일상 같아서 좋았다.
*성 씨가 영화상영 중에 직원에게 눈짓을 보내며 팝콘과 콜라를 요구하신다.
작년 처음 CGV방문 때 *성 씨는 손에 넘겨받은 팝콘의 반 이상을 바닥에 쏟아 흘리셨다.
CGV직원에게 말하고 양해를 구해도 바닥에 흘린 팝콘 량이 너무 많아 민망하고 미안 할 정도였다.
그에 비해서 오늘은 제법 흘리지 않고 팝콘을 즐기시는 *성씨...2시간 넘는 영화상영 중에 *성 씨가 수없이 눈물을 흘리셨다.
안중근 의사의 애국심...그리고 어머님과 떨어져 있는 안중근이 자신의 처지와 비슷하다고 말씀하셨다.
영화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지 해피콜을 타고 다온빌에 오는 중에도 눈물을 계속 훔치며 글썽 거리셨다.
저녁시간 넘겨서 다온빌에 도착했다.
그래서 식사는 미리 포장해온 초밥셋트로 대신하여 지원해 드렸다.
*성 씨가 식사를 하시면서 ''다음에 시대물 나오면 또 가지예~!''라고 말씀하신다!
역시 *성 씨는 영화매니아가 확실하다.
알면 알수록 하나 둘씩 새로워지는 *성 씨의 모습들...
*성 씨의 취미를 되찾아 도운 것에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일상의 모습으로 하나 하나 되찾아가는 그의 삶을 응원한다!
2023년 2월 2일 유원욱
직원이 자주 물어보니 이제는 *성씨가 자기 의사표현이 더욱 분명해졌네요. 잘묻고 도와주시니 고맙습니다. -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