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형(李石亨)-早起雨晴 書懷(조기우청 서회)(아침 일찍 일어나 보니 비가 개어 있었다. 느낌을 적다)(비 갠 아침)
朝來景物十分淸(조래경물십분청) 아침나절 경치 한껏 맑아서
遠近晴光入眼明(원근청광입안명) 원근의 밝은 빛 선명히 눈에 드네
雲過嶺頭山數點(운과령두산수점) 산꼭대기로 구름 지나자 모습을 드러내는 봉우리들
水繞庭畔草千莖(수요정반초천경) 시냇물 돌아 흐르는 마당에 파릇파릇 돋아난 새싹
煙拖野色添春色(연타야색첨춘색) 아물아물 아지랑이 들빛은 봄빛을 더하고
風送松聲作雨聲(풍송송성작우성) 소나무에 부는 바람, 빗소리처럼 들리네
多笑孔門鏘舍瑟(다소공문장사슬) 비파 놓고 일어선 증점曾點 얼마나 우스운가
何須沂上詠幽情(하수기상영유정) 그윽한 정 읊자고 기수沂水까지 갈 것 뭐 있다고
*위 시는 “한시 감상 景경, 자연을 노래하다(한국고전번역원 엮음)”(저헌집樗軒集)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 본 것입니다.
*하승현님은 “이석형(李石亨, 1415년 ~ 1477년)은 조선 전기의 문신으로 문종 때 정인지 등과 고려사 개찬에 참여했고, 전라도 관찰사, 형조 참판, 대사성, 초조 참판, 중추부 판사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이 시에서 저자는 비가 갠 봄날 아침의 맑고 깨긋한 풍경과 이를 바라보는 마음을 노래하였다. 새봄의 풍경처럼 시에도 거추장스럽고 까다로운 부분이 없다. 아침, 맑은 빛, 구름이 지나간 산, 파릇파릇 돋아나는 풀들, 들판의 아지랑이, 솔숲에 부는 바람 등 봄 풍경을 대표하는 소재들이 자연스럽게 잘 어우러져 있다. 증점이 비파를 놓고 일어섰다는 고사는 ‘논어’ ‘선진先進’에 보인다. 공자가 여러 제자에게 각자의 뜻을 말해 보라고 하자, 증점이 비파를 타다 말고 일어나서 대답하였다.
‘늦은 봄에 봄옷이 지어지면 장정 5,6인, 동자 6,7인과 함께 기수에4서 목욕하고 무에서 바람을 쐬고 노래를 부르며 돌아오겠습니다’
저자는 자연 속에서 흥취를 느끼며 살겠노라는 뜻을 증점에 빗대어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증점은 봄옷을 갖춰 입고 동자를 데리고 무에 가서 목욕하고 노래를 부르며 돌아오겠다고 했지만 자신은 자신이 있는 곳에서 이미 이런 흥취를 다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늘 자연과 함께 하는 자신의 삶에 대해 자부하는 말이다. 미세 먼지로 뿌연 날이 많아 봄비에 맑게 씻긴 봄 풍경을 노래한 시가 더욱 반갑다. 날씨도 날씨려니와 앞이 안 보이게 뿌연 먼지 같은 이야기들을 씻어 줄 단비 같은 소식도 많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마음 한 구석이 우울한 그런 봄 말고 어디에도 구애됨이 없이 그저 울긋불긋 꽃대궐을 만끽하기만 하면 되는 그런 화창한 봄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감상평을 하셨습니다.
*莖(경) : 줄기 경, 1.줄기, 2. 버팀목(--木: 물건이 쓰러지지 않게 받치어 세우는 나무), 3.대
*拖(타) : 끌 타, 1.끌다, 2.끌어당기다, 3.마음대로 내버려 두다
*鏘(장) : 금옥 소리 장, 1.금옥(金玉) 소리, 2.소리, 3.옥(玉) 소리
*沂(기) : 물 이름 기, 지경 은, 1.(물 이름 기), 2.물의 이름, 3.고을의 이름
첫댓글 한 폭의 그림을 봅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봄이 가득한 이런 날에는 흐르는 계곡물 벗 삼아
술 한잔 어떨까 싶네요~~~~~~
ㅎ, 불러주시면 달려갈께요.
회장님의 멋진 댓글에 감사드리고,
오늘도 좋은 날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