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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이부답(笑而不答)
웃을 뿐 대답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미소만 짓고 직접 대답하지 않는 모습을 가리킨다.
笑 : 웃음 소(竹/4)
而 : 말이을 이(而/0)
不 : 아닐 부(一/3)
答 : 대답 답(竹/6)
웃기만 할 뿐 대답을 하지 않는다. 남에게 질문을 받고 대답하기 싫어하거나 곤란할 때의 태도. 유유자적(悠悠自適)한 심정의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중국 당(唐)나라 시인 이백(李白)의 '산중문답(山中問答)'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내게 무슨 맘으로 청산에 사느냐고 묻기에(問余何意棲碧山), 웃고 대답 안 하니 마음 절로 한가롭구나(笑而不答心自閑)."
산 속에 사는 즐거움에 대해 자문자답 하는 내용으로, 시인은 은거하는 삶에 흡족한 마음을 장황하게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다. 대답을 하기 보다 그저 웃음 짓는 것은 전원 생활의 즐거움이 일정한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며, 답을 듣는 것으로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내비친 것이다.
이처럼 소이부답은 원래 굳이 말로 알려주지 않고 웃음으로 대신한다는 뜻으로, 후에는 주로 직접 대답하기 곤란하여 회피하는 모습이나 대응할 가치가 없는 질문에 예의상 대처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옛날 우리 어머니와 누이들은 정말 소이부답의 삶을 살았다. 어른들의 말씀에 그저 소리없이 웃는 것이 제일가는 부덕(婦德)이었으니 어찌 감히 토를 달거나 말 대답을 할 수 있었을까. 말 못하고 웃기만 하는 그 여인들의 가슴엔 산처럼 많은 사연들이 쌓였을 것이다.
이제 그런 여인들의 소이부답 시대는 지났다. 요즈음 아내와 며느리들은 가장(시아버지나 남편)의 말씀에 감히 토를 달고 설교(?)까지 하는 여권 전성시대에 살고 있다. 반대로 남성들은 아내나 며느리의 눈치를 보며 행여 말 실수나 상처 주는 말을 할까봐 전전긍긍 하는 소이부답 시대에 살고 있지 않는가.
'노후가 편안하기를 원하는가? 마누라(며느리)의 말씀에 소이부답하라.' 오늘의 남성들이 귀담아 들어야 하는 삶의 교훈이요 경구다.
소이부답(笑而不答)
그저 웃기만 하면서 답을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난처한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슬며시 피함을 이르는 말이다.
'웃는 낯에 침 뱉으랴'란 말대로 웃음은 뭇 사람들에게 슬픔을 가시게 하고 즐거움을 준다. 정신건강에도 좋다는 웃음도 지나치면 좋지 않다. '웃음 속에 칼이 있다(笑裏藏刀/ 소리장도)'거나 '어리석은 자가 웃음이 많다(痴者多笑/ 치자다소)'라는 말이 있으니 말이다.
목적에 따라 만족감도 나타낼 수 있고, 비밀이나 악의를 드러낼 수도 있다. 그런데 웃음을 띨 뿐(笑而)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다(不答)는 이 성어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요즘 정가에서 딱 잘라 이야기할 수 없을 때 미소로 답하는 때가 많았는데 질문이 단순하여 대답할 가치를 못 느끼거나 어처구니없을 경우, 또는 긍정을 의미할 때도 있고, 반대의 경우라도 굳이 표현하기 싫을 때 등등이겠다.
시선(詩仙)으로 일컬어지는 당(唐)나라 이백(李白)의 시 구절에서 나왔다. 그는 시성(詩聖) 두보(杜甫)와 함께 이두(李杜)로 불린다. 이백은 술에 취해 일필휘지로 시를 썼고, 두보는 퇴고(推敲)를 거듭하여 완성했다고 한다. 이백의 대표적인 시 '산중문답(山中問答)'은 궁중을 떠나 산속에 조용히 묻혀 살면서 자연과 함께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심정이 잘 나타나 있다. 4구절로 된 전문을 보자.
問余何事栖碧山(문여하사서벽산)
笑而不答心自閑(소이부답심자한)
桃花流水窅然去(도화류수요연거)
別有天地非人間(별유천지비인간)
왜 푸른 산속에 사느냐고 내게 묻기에, 나는 웃을 뿐 대답은 않지만 마음은 한가롭네. 복사꽃 잎이 떠 흐르는 물 아득히 내려가니, 여기는 신선 사는 별천지지 인간 세상이 아니로구나.
속세의 사람들이 물어도 대답을 않고 빙그레 웃기만 하는 것은 산속에 사는 사람의 즐거움은 본인만 느껴 알뿐 무어라 표현할 수 있으랴 하는 심정이다.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 마지막 구절도 자주 인용되는데 무릉도원(武陵桃源)같은 별천지를 가리킨다.
웃을 뿐 대답하지 않은 정치인은 많더라도 자신의 회고록 이름으로 쓴 김종필 전 총리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정치는 허업(虛業)'이라면서 즉답을 회피하고 미소로 답하는 것을 본뜨는 것은 아니겠지만 함께 하자고 했을 때 웃음 짓기만 했다고 한다. 왜 깊은 뜻을 모르고 자꾸 묻는가 하는 뜻도 있겠다. 그래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해석은 구구하다.
소이부답(笑而不答)
살다보면 어렵고 힘든 시절이 없을 리 있겠냐마는 요즘 들어 사는 게 더 힘들다고 넋두리하는 사람들을 자주 접한다. 세상 좋아졌다는 말이 심심찮게 사용되는 시절에 이게 무슨 말인가.
현대인의 행복에는 많은 조건이 따른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 경제력, 성취감과 사회적 지위, 기타 개인적 욕구들. 이 모든 것을 갖추려는 것은 정녕 욕심일까.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춘 사람이 있을 리도 없겠지만, 설령 있다 해도 육신을 가진 인간으로 어찌 번뇌와 고민이 없겠는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메테우스처럼 불을 훔친 대가로 고통을 겪는 모양으로 사는 이가 태반일 것이다.
갈수록 무서워지는 각종 신종 질병들, 병명 앞에 '신경성'이란 말이 붙는 새 질병의 위협은 그냥 두더라도 기본 의식주 해결조차 힘겨운 경제 환경에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까지. 다들 애가 타는 모양이다.
번듯한 직장이 있어도 언제 퇴직 당할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는 현대인들.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기고 앞에 '노'자를 붙인 짝 없는 미혼들은 명절만 되면 일가친척들로부터 고문당한다. 예전 같으면 구슬치기나 하고 놀던 아이들조차도 석·박사 공부라도 하는 양 온갖 학습에 매달려 각종 사교육 격투기를 벌이고 있다. 참으로 치열한 생존의 현장 속에 매몰된 삶들이다.
통계청에서 조사한 바로는 우리나라 사람들 중 현재 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한 경우가 21%에 불과하다고 한다. 5명 중에서 4명이 불만족스런 생활을 한다는 뜻이다. 대다수 국민이 불만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말인데, 스트레스 누적에 따른 가중치를 해결할 방법이 별로 없다는 것이 참 문제다. 지난 세월을 추억해볼 때 외적 환경은 점점 좋아지는데 내적 만족은 더 부실해지니 만족감을 위한 묘책이 진정으로 간절하다.
'행복'이라는 단어 앞에서 늘 허한 마음은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김상용의 시 구절처럼 '왜 사냐건 그저 웃지요'라며 달랠까, 아님 시선 이백처럼 '소이부답(笑而不答)하면 심자한(心自閑)-내마음이 한가로우니 대답않고 웃기만 하리'라며 버티어 볼까.
▶️ 笑(웃을 소)는 ❶형성문자로 关(소)와 동자(同字), 咲(소)는 고자(古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夭(요; 요염하게 앉아 있는 여자의 모양, 소)와 대나무(竹)의 흔들리는 소리가 웃음 소리 같다는 뜻이 합(合)하여 '웃다'를 뜻한다. 옛날엔 자형(字形)의 기원(起源)을 ㉮대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듯이 몸을 꼬면서 웃는 모습이라 하고, ㉯竹(죽)과 犬(견)을 써서 개가 대바구니를 쓰고 거북해하는 모양이 우스운 데서 웃다로 되었다 하고, ㉰사람을 따르는 개가 낑낑거리는 소리와 사람의 웃음소리가 닮았기 때문이라 하였다. ❷회의문자로 笑자는 '웃음'이나 '웃다', '조소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笑자는 竹(대나무 죽)자와 夭(어릴 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夭자는 팔을 휘저으며 장난치는 아이를 그린 것이다. 笑자는 이렇게 장난치는 놀고 있는 아이의 머리 위에 竹자를 결합한 것으로 竹자는 눈웃음 짓는 모습으로 응용되었다. 그래서 笑(소)는 ①웃음 ②웃다 ③비웃다 ④조소(嘲笑)하다 ⑤꽃이 피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우스운 이야기를 소담(笑談), 웃으면서 하는 말을 소언(笑言), 상스럽지 않은 우스운 이야기를 소화(笑話), 웃는 얼굴을 소안(笑顔), 익살과 웃음거리를 주로 하여 관중을 웃기는 것을 목적하는 연극을 소극(笑劇), 소리를 내지 않고 빙긋이 웃는 것 또는 그 웃음을 미소(微笑), 크게 웃는 웃음을 대소(大笑), 웃으면서 이야기 함을 담소(談笑), 조롱하여 비웃는 웃음을 조소(嘲笑), 쌀쌀한 태도로 비웃음을 냉소(冷笑), 어처구니 없다는 웃음을 가소(可笑), 거짓 웃음을 가소(假笑), 여럿이 폭발하듯 갑자기 웃는 웃음을 폭소(爆笑), 기뻐서 웃는 웃음 또는 기쁜 웃음을 희소(熙笑), 알지 못하는 사이 웃음이 툭 터져 나옴 또는 참아야 할 자리에 툭 터져 나온 웃음을 실소(失笑), 어이가 없거나 하찮아서 웃는 웃음을 고소(苦笑), 콧소리를 내거나 코끝으로 가볍게 웃는 비난조의 웃음을 비소(鼻笑), 소리 없이 눈으로만 가만히 웃는 웃음을 목소(目笑),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딴 마음을 가진 사람을 이르는 말을 소면호(笑面虎), 웃음 속에 칼을 감춘다는 뜻으로 말은 좋게 하나 마음속으로는 해칠 뜻을 가진 것을 비유하여 일컫는 말을 소리장도(笑裏藏刀), 웃음 속에 칼이 들어 있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친절하지만 내심으로는 해치려 함을 이르는 말을 소중유도(笑中有刀), 근엄하여 좀처럼 웃지 않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소비하청(笑比河淸), 웃기만 하고 대답을 하지 않는다를 이르는 말을 소이부답(笑而不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른다를 이르는 말을 소제양난(笑啼兩難), 가난을 면하지 못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위귀소소(爲鬼所笑), 천금을 주고 웃음을 산다는 뜻으로 쓸데없는 곳에 돈을 낭비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천금매소(千金買笑), 우는 것 같기도 하고 웃는 것 같기도 하다를 이르는 말을 여읍여소(如泣如笑), 말하고 웃는 것이 태연하다는 뜻으로 놀라거나 근심이 있어도 평소의 태도를 잃지 않고 침착함을 이르는 말을 언소자약(言笑自若) 등에 쓰인다.
▶️ 而(말 이을 이, 능히 능)는 ❶상형문자로 턱 수염의 모양으로, 구레나룻 즉, 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을 말한다. 음(音)을 빌어 어조사로도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而자는 '말을 잇다'나 '자네', '~로서'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而자의 갑골문을 보면 턱 아래에 길게 드리워진 수염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而자는 본래 '턱수염'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지금의 而자는 '자네'나 '그대'처럼 인칭대명사로 쓰이거나 '~로써'나 '~하면서'와 같은 접속사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하지만 而자가 부수 역할을 할 때는 여전히 '턱수염'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而(이, 능)는 ①말을 잇다 ②같다 ③너, 자네, 그대 ④구레나룻(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 ⑤만약(萬若), 만일 ⑥뿐, 따름 ⑦그리고 ⑧~로서, ~에 ⑨~하면서 ⑩그러나, 그런데도, 그리고 ⓐ능(能)히(능) ⓑ재능(才能), 능력(能力)(능)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30세를 일컬는 말을 이립(而立), 이제 와서를 일컫는 말을 이금(而今), 지금부터를 일컫는 말을 이후(而後), 그러나 또는 그러고 나서를 이르는 말을 연이(然而), 이로부터 앞으로 차후라는 말을 이금이후(而今以後), 온화한 낯빛을 이르는 말을 이강지색(而康之色), 목이 말라야 비로소 샘을 판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가 일이 지나간 뒤에는 아무리 서둘러 봐도 아무 소용이 없음 또는 자기가 급해야 서둘러서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갈이천정(渴而穿井),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듯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아주 다른 것을 이르는 말을 사이비(似而非), 공경하되 가까이하지는 아니함 또는 겉으로는 공경하는 체하면서 속으로는 꺼리어 멀리함을 이르는 말을 경이원지(敬而遠之), 뾰족한 송곳 끝이 주머니를 뚫고 나온다는 뜻으로 뛰어나고 훌륭한 재능이 밖으로 드러남을 이르는 말을 영탈이출(穎脫而出), 서른 살이 되어 자립한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견식이 일가를 이루어 도덕 상으로 흔들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삼십이립(三十而立), 베개를 높이 하고 누웠다는 뜻으로 마음을 편안히 하고 잠잘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고침이와(高枕而臥), 형체를 초월한 영역에 관한 과학이라는 뜻으로 철학을 일컫는 말을 형이상학(形而上學), 성인의 덕이 커서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유능한 인재를 얻어 천하가 저절로 잘 다스려짐을 이르는 말을 무위이치(無爲而治)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答(대답 답)은 ❶형성문자로 荅(답)은 통자(通字), 畣(답)은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대 죽(竹; 대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合(합→답)으로 이루어졌다. 종이가 없던 때에 사용하였던 대나무(竹)쪽에 편지(便紙) 내용에 맞게 회답한다고 하여 대답하다(對答--)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答자는 '대답하다'나 '회답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答자는 竹(대나무 죽)자와 合(합할 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合자는 뚜껑이 있는 그릇을 그린 것으로 '합하다'는 뜻이 있다. 그런데 答자의 금문을 보면 竹(대나무 죽)자가 아닌 艸(풀 초)자가 쓰였었다. 이것은 答자가 본래는 식물과 관련된 글자였음을 의미한다. 答자는 본래 '콩깍지'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여기서 合자는 콩을 봉하던 콩깍지를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해서에서부터는 艸자가 竹자로 바뀌면서 죽간(竹簡)으로 편지를 주고 받는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여기서 '답하다'는 뜻이 파생되었다. 그래서 答(답)은 (1)대답(對答) (2)해답 (3)회답(回答) 등의 뜻으로 ①대답(對答), 회답(回答) ②해답(解答) ③장소(場所) ④소리의 형용(形容) ⑤대답하다(對答--), 답하다(答--) ⑥응낙하다(應諾--), 동의하다(同意--) ⑦갚다, 보답하다(報答--) ⑧응대하다(應對--) ⑨은의(恩義)로 대하다(對--) ⑩맞대응하다(-對應--) ⑪합당하다(合當--), 합치하다(合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대답할 유(兪), 대할 대(對), 허락할 락(諾) 등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물을 문(問) 등이다. 용례로는 어떠한 물음에 밝히어 대답함을 답변(答辯), 절을 받고 답례로 하는 절을 답배(答拜), 말이나 동작 또는 물건으로 남에게서 받은 예를 다시 되갚는 일을 답례(答禮), 시험 문제의 해답 또는 해답을 쓴 종이를 답안(答案), 회답하여 보내는 편지를 답장(答狀), 회답의 통신이나 서신을 답신(答信), 다른 사람의 방문에 대한 답례의 방문을 답방(答訪), 사람이 상대의 물음이나 요구 또는 부르는 말에 곧 응하여 어떤 말을 하는 것을 대답(對答), 물음이나 부름에 응하여 대답함을 응답(應答), 물음과 대답으로 서로 묻고 대답하고 함을 문답(問答), 무슨 문제를 풀어서 답함 또는 풀어 놓은 답을 해답(解答), 입은 혜택이나 은혜를 갚음을 보답(報答), 시나 노래에 서로 응하여 대답함을 화답(和答), 옳은 답이나 바른 답을 정답(正答), 그릇된 대답을 오답(誤答), 자리에서 곧 대답함을 즉답(卽答), 동쪽을 묻는 데 서쪽을 대답한다는 뜻으로 묻는 말에 대하여 전혀 엉뚱한 대답을 일컫는 말을 동문서답(東問西答), 동쪽을 묻는 데 서쪽을 대답한다는 뜻으로 묻는 말에 대하여 아주 딴판인 엉뚱한 대답을 일컫는 말을 문동답서(問東答西),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한다는 뜻으로 마음속으로 대화함을 이르는 말을 자문자답(自問自答), 입을 다문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묵묵부답(默默不答), 한편 묻고 한편 대답함을 일컫는 말을 차문차답(且問且答), 어리석은 질문에 어리석은 대답 또는 우문은 자기의 질문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로도 쓰는 말을 우문우답(愚問愚答),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대답을 일컫는 말을 우문현답(愚問賢答), 한 번 묻는 데 대해 한 번 대답함 또는 이를 되풀이하는 문장을 일컫는 말을 일문일답(一問一答), 머리를 푹 숙이고 대답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저두부답(低頭不答), 어렵고 의심나는 것을 서로 묻고 대답함을 일컫는 말을 난의문답(難疑問答), 못 할 대답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언부답(無言不答), 웃기만 하고 대답을 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소이부답(笑而不答), 머리 숙이고 대답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저수부답(低首不答), 사리가 바른 데는 항변할 말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무사가답(無辭可答), 편지의 회답도 자세히 살펴 써야 함을 이르는 말을 고답심상(顧答審詳), 잠자코 대답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묵연부답(默然不答), 질문을 글로 써서 보이고 이것에 대하여 회답을 글로 써서 보이는 일로서 구두에 의하지 아니하고 글을 써서 문답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필문필답(筆問筆答), 물으면 묻는대로 거침없이 대답함을 일컫는 말을 수문수답(隨問隨答)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