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바이크를 타고 업무를
보러다니는 일이 잦습니다.
때문에 시내 주행을 많이 하는데
요즘같은 여름에는 엔진에서
올라오는 열이 문제입니다.
차가 밀리는 체증 구간에서는
거의 죽을 맛입니다.
특히 양쪽 허벅지로 전해지는
열기가 견디기 어렵습니다.
지난 번 번개 투어에 갔을 때
방열 커버를 장착하신 분에게
효과를 여쭤봤는데 강추라고
하셔서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여러 곳에서 판매를 하는데
저는 바이크*에서 파는 제품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이것으로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제품 설명서를 보니 안 쪽에
방염 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불을 붙여도 안 탄다고 하네요.
편하게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무료로 배송까지 해 주지만
연습도 할 겸, 바람도 쐴 겸
직접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최종 목적지는 양평인데
중간에 볼일이 있어서
몇 군데 경유지를 들러 갑니다.
경유지 1번은 시내 한 복판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입니다.
라이딩 때 사용할 선글래스를
구입하기 위해 갔습니다.
사발이 차량들은 주차장 진입을
위해 수 십 미터를 줄 지어
기다리고 있는데 저 혼자서
주차장 입구 인도 한 켠에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차를 시키고 쇼핑하러 갑니다.
주차 걱정 없이 아무데나 획~
주차시켜 놓고 일을 보러 가는
재미가 제법 솔솔합니다.
예전에 역삼동에 볼일 보러 갔다
테헤란로 인도에다 주차를
시킨 적도 있었습니다.
(바이크는 주차가 너무 편한
똑똑한 이동수단입니다.^^)
경유지 2번은 업무 차
들르는 분당구청입니다.
구청 입구에 차단기가 있지만
저는 차단기 옆 공간으로
무정차 통과를 했습니다.
그런데 구청에 민원인이 많아서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택배 오토바이들은 청사 앞
사람들이 다니는 곳에다
차를 올려 놓았더군요.
거기가 시원한 그늘이긴 하지만
보행자들의 통행에 방해가
될 것 같아서 다른 곳을 찾습니다.
마침 경차 전용 주차 공간이
하나 비어 있길래 여기다
당당하게 주차를 시켰습니다.
제 차는 배기량으로 따지면
경차가 아니지만 덩치로 보면
경차가 맞으니 여기에 주차해도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요?
바이크를 타고 일을 보러 다니면서
더위 때문에 조금 고생이지만
대신 주차에 대한 고민이
완전히 사라져서 나름 만족합니다.
경유지 3번은 남양주에 있는
헤리티*모터스인데
할리에서 근무하던 미캐닉이
나와서 차린 업체라고 합니다.
경험도 많고 정비 실력이
뛰어나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여기 사진을 찍지 못해서
'박상용의 바이크스토리'에서
사진을 가져다 사용했습니다.)
위 사진에서 볼 때 왼쪽이
정비와 튜닝을 하는 작업장이고
오른쪽 1, 2층이 쇼룸인데
부품과 용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제 차의 튜닝을 위해 머플러
교체에 대해 상담을 받았습니다.
제 차는 2018년식 팻보이이고
머플러가 새틴 크롬 색상인데
아직은 무광 새틴 크롬 머플러가
애프터마켓에 많지 않다고
하시면서 현재 장착 가능한
머플러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이후 다른 업체에서 같은
조건으로 견적을 받아 봤는데
여기가 확실히 저렴하더군요.
(하지만 아직 주문은 안 하고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ㅋㅋ)
경유지 4번은 라이더들의
새로운 성지라 불리는
필당 근처의 빅사이*입니다.
투어나 번개 때 집결지로
많이들 모이는 곳이라서
비교적 익숙한 곳입니다.
여기서 시원한 커피 한 잔 마시고
잠시 용품들도 둘러 봅니다.
평일 낮 시간인데도 라이더들이
제법 많이 모여 있네요.
마지막 5번 경유지는
지난 번개 때 돌았던 유명산입니다.
북한강을 따라 서종 쪽으로 들어가서
유명산 정상을 올랐다가
다시 내려 오는 경로입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주말과 달리
차들도 많이 없고 라이딩 하기에
최고의 조건입니다.
강을 끼고 달리는 맛도 좋고
구불굽불한 와인딩 산길을
달리는 재미도 좋습니다.
한 번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와인딩 주행 속도가 확실히
빨라지고 편해졌습니다.
(역시 경험과 연습만이
확실한 답인 것 같네요.)
드디어 바이크*에 도착했습니다.
바이크*은 가죽공방인데
사장님께서 모든 제품을
다 직접 만든다고 하시네요.
매장 뒷문을 열면 바로 북한강입니다.
경치가 기가 막합니다.
이런 곳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것도 큰 복이라 할 수 있겠죠?
매장에 진열된 상품 중에는
주로 새들백 종류가 많던데
품질이 제법 괜찮습니다.
가죽도 좋고 튼튼해 보이고
디자인까지 훌륭합니다.
저는 출고 때 잠금장치가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 순정 새들백을
장착했는데 새들백은 굳이
순정으로 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2018 할리 소프테일용 순정 새들백은
천연 가죽도 아니고 인조가죽입니다. ㅠㅠ)
사장님 말씀이 순정 다신 분들 중
상당 수가 1~2년 지나서 사제로
바꿔 단다고 하시네요.
(새 차 구입 후 새들백 장착 하려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장님께서 여러 가지 디자인을
보여주셔서 할리의 상징 중 하나인
스컬 디자인으로 선택했습니다.
사장님께서 커다란 드라이버를
하나 가져 오시더니
시트 해체를 시작하십니다.
나사 하나와 볼트 두 개를 푸니
시트가 가볍게 해체되더군요.
여기에 방열커버를 덮고
다시 시트를 조립하면 장착 끝입니다.
장착한 모습을 보니 마음에 듭니다.
방열커버 위로 보이는
고리는 헬멧 같은 것을 걸어 두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귀가하는 길에 성능을 확인해 봅니다.
(참고로 이 날 최고 기온이 30도였습니다.)
서울 시내로 진입하면서부터
차들이 밀리기 시작하는데
예전과는 달리 확실히 열기가
덜 올라오고 견딜만 합니다.
다만 허벅지로 오는 열은 많이
차단해 주지만 종아리 부분은
그대로 열이 전달되니
구입하실 분들은 참고하십시오.
할리 엔진이 공냉식이라 방열판을
덮으면 안 좋다는 말도 있던데
완전히 덮어 씌우는 게 아닌데다
주행 시에는 커버 사이로 공기가
충분히 순환되니니까
큰 문제가 될 것 같진 않습니다.
(커버 장착 후 3일 탔는데
아직까지는 대만족입니다.)
이렇게 오늘도 무더운 하루를
사랑하는 바이크와 함께 보내고
집으로 돌아 가니 아내가
제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얼굴은 벌겋게 달아가지고
이 더위에 바이크를 타고 싶어요?"
"덥긴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걸."
"당연히 재미있겠죠.
그렇지 않고서야 이 더위에
헬멧 뒤집어 쓰고, 장갑 끼고
뜨거운 엔진 위에 앉아
바이크를 타겠냐구요."
"조금만 달리면 덥지 않아."
오늘 운행한 루트를 살펴보니
왕복 180 Km 거리에
소요시간은 5시간 20분입니다.
불볕같은 더위에도 우리를
바이크 위에 앉게 만드는
할리의 매력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이상 공부하는 할리 라이더, 펀치였습니다.
첫댓글 펀치님 오늘도 잘 보았습니다^^
그런데 전에 어떤 분이 말하길 길가에 멋진 바이크가 주인 없이 혼자 달랑 세워져 있으면,
길 가던 무개념들이 멋대로 만지고 타보고 그런다고... 귀찮더라도 천 같은걸로 한번 가려주라 하더라구요 ㅠㅠ
아, 꿀팁이네요.
가벼운 천 하나 준비해야겠어요.^^
부럽습니다
더워도 좋쵸
^^
아직까진 효과에 만족입니다.^^
펀치님? 글 잘 읽었슴다 ㅎㅎ 근데 이젠 생초보에 '생'은 빼셔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 ㅎㅎ
수 십만 킬로 타신 분들에 비하면 아직은 생초보가 맞지요.
3,000 km 넘으면 한 번 고려해 보겠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다들 그렇게 주차하길래 생각없이 따라했는데 당연히 불법이겠네요.
앞으로 인도 아닌 다른 공간에 주차해야겠습니다.
와 왕복180km 부럽습니다
열커버 잘 어울려요 ^^
네, 저도 마음에 듭니다.^^
펀치는 일상적인 이야기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브래드님,
인천 부근에 라이딩 코스 좋은데 있나요?
@펀치 음~~
인천 쪽 라이딩 코스라 하신다면...ㅎ
1.월미도에서 배 타고 영종도...
2.시화방조제 직선 12킬로 시원하게 달려 대부도...
(선유도,영흥도)
3. 송도 구 시가지와 송도신도시 등에서 커피한잔도 좋구요.
4. 인천 중구 차이나 타운과, 대한민국 서구식 최초 공원인 자유공원,동화마을...
대략 이정도 입니다~~^^
미리 오시기전 전화주심 차한잔 대접하도록 하겠습니다~~^^
@브래드 코스 안내 감사합니다.
인천 갈 때 연락 드릴게요.^^
자주다니는 곳인데 요렇게 정리하니 깔끔하네요~^^
다들 이 길을 자주 다니시더라구요.^^
오눌도 줄독성(!)글 잘 보았습니다. 여긴 시골이라 이번 주행하신곳 상세설명 참고에 도움이됩니다. 이 시리즈 나중에 모아서 책으로 내셔도 될것 같아요..ㅎㅎ
책 까지는 그렇고 나중에 블록나 카페 개설은 한 번 생각해 보려구요.^^
@펀치
@kerry1(할리 독립군) 고맙습니다.^^
펀치님~ 열커버 장착으로 여름 무더위 조금이라도 탈출하시길 바랩니다~^^
네, 요즘 잘 사용하고 있답니다.^^
요런거도 이쪄요~ ㅎㅎ..
달릴때는 문제가 없는데...
그래서 정차시 요 가죽 보호대 찬
왼다리로 열을 받아내고
오른쪽 다리는 바이크와 분리해서
지지대 역할을 합니다.
수제 맞춤이므로 종아리까지 길게 내릴수도 있어요.
저는 집근처 면목동에 있는
바이크 기어를 가끔 들릅니다.
아, 이런 것도 있네요.
챕스 추천해 주신 분도 계시답니다.^^
@펀치 챕스는 동절기 칼바람막이로 제격이죠.
@빅싱글 챕스가 동절기에도 유용하게 쓰이는 군요.
하나 또 배웁니다.^^
넘 재밌어서 ᆢ
저도 재미있습니다.^^
한여름 시내한복판 가다서다 반복하는
정체구간에서 열커버 있구 없구
차이가 엄청납니다
화상입는분들도 계시구요
시내주행이 많으신 펀치님께는
필수아이템인듯 하구요
가죽에 수공디자인이라 멋지군요^^☆
재미있는글 잘봤습니다 ,,,
언제 같이 투어함 하시죠 ,,,
강화도 좋구여 ,,,
펀치님 글을 거의 정독하는 팬입니다.
저는 이제껏 바이크는 한 번도 만져 본 적이 없는 쌩 초보입니다.
바이크를 타고 싶어 6월 20일에 면허를 단 번에 취득하고 속도를 내어
제게 맞는 할리를 찾고 있습니다. 용인 할코 2번 방문, 대전할코 한 번 방문해서
슈퍼로우로 마음을 정했다가 지금은 2018로우라이더로 마음을 정하고 프로모션이
일부 바뀔 것을 예상하여 7월 초에 구입하려고 합니다.
엄청 기대도 돼지만 걱정이 99%입니다. 연수프로그램이 있기에 염려하지 말라고
딜러는 얘기하는데...... 여튼 펀치님의 글을 보며 용기도 내보고 희망도 가져보고
여러 상상을 해 보면서 이미 전국(?) 투어까지 상상의 그림을 그려 놓았습니다.
펀치님이 가까이 계시면 뵙고 여러가지 조언도 듣고 그 열정을 이어 받고 싶은데.
저는 경기 남부(안성)에 거주하고 있어 근거리가 아니라 아쉽습니다.
매 번 올려 주시는 글을 보며 눈으로나마 할리 운전 방법을 그리며 배우고 있습니다.
제가 본격 입문하게 된다면 펀치님하고 꼭 한 번 이상은 라이딩을 하고 싶습니다.
저도 나름 멋진 사람이니까 보시면 실망(?) 안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항상 즐거운 라이딩 하시고 안운하시며 멋진 나날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맛있는 글 계속 기대하며 기다리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