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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가되긴싫었어요
에필로그3.
"하......진아."
".......마호연."
"................."
"말해."
"....................응?"
"말하라고, 어서."
"...................."
"...........너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누군지."
호연은 그의 눈을 피할 수가 없다. 그의 밝은 갈색 눈동자에 사로잡힌 채.....
괴로움에 일그러진, 슬픔에 파묻혀져버린 그를 보며.... 호연은 자신이 얼마나 잔인한 일들을 벌여왔는지 절실히 깨닫고야 만다.
"엇, 이런...... 내가 되게 뻘쭘하잖아? 하하~ 그럼 난 먼저 가볼테니 마무리 짓고 와. 뭐, 알건 다 아는 것 같으니..."
"어서 말해봐."
"저런. 내 말은 귀퉁이도 못알아먹는 군. 그래, 원래 한창 꽃피울 땐 저렇게 싹퉁바가지가 없지.
재주는 내가 부리고 돈은 곰이 버는 격이지, 쳇. 잘못되기만 해봐라!"
수리의 말이 정말 들리지 않는 듯이 서로를 바라보며 그대로 서 있는 두사람.
심통이 난 수리가 우스꽝스런 말을 하고는 휑- 가버린다. 그리고 하진은 슬프게 호연을 바라본다.
"일부러..... 거짓말 한..거냐? 이번에도?"
".................."
"왜?"
"....................."
"왜?"
"...................하아......하진아...."
"말해보라니까! 왜!!!!!!!"
괴로운 듯 소리치는 하진. 지나가던 학생들이 모두 쳐다보지만 아랑곳 하지 않는다.
호연은 머리를 쓸어넘기고는 하진에게 다가간다. 한걸음. 두걸음. 세걸음.
"하진아."
".......호연아."
그 자리에서 주저하던 호연이 또다시 천천히 발을 내딛는다. 한걸음. 두걸음. 세걸음.
"나.........밉지."
"..................."
"되게........싫지."
"...................응. 되게 밉다."
".......미안...."
어느덧 가까워진 두사람. 호연이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하진을 쳐다본다.
그리고는 툭- 하고 한줄기의 눈물을 흘리고만다. 말없이 눈물을 닦아준 하진이 못참겠다는 듯 호연을 품으로 잡아당겨 끌어안는다.
"하아..........."
그와 동시에 쉼없이 흘러내리는 호연의 눈물들. 결국, 이렇게 되고야 말았다.
이렇게.... 울고야 말았다. 하진을 보며 다신 울지 않겠다, 다짐했던 호연은 짧게 한숨을 내쉰다.
"어쩌면 좋아..."
"...................."
"도저히....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잖아."
"마호연."
"하아.... 사랑해. 사랑해, 하진아."
"내가 더 사랑해."
* * *
현아는 급한 발걸음으로 어디론가로 향한다. 한참을 걷던 현아는 '상상'을 발견하자마자 곧장 안으로 들어간다.
2층으로 올라간 현아는 화북고 아이들의 아지트였던 전용 룸 문을 벌컥- 연다.
"어? 누나!"
"이민아...."
"이시간에 누나가 왠일이야?"
"이,이민아!!"
현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이민을 부르며 이민에게 달려가 안긴다.
얼떨결에 현아를 안은 이민이 현아를 내려다본다. 의아해하는 이민을 올려다보며 현아가 울먹인다.
"그....그게...."
"누나, 왜 그래?"
".......호.....호연이를......."
"어?"
"다......닮았어. 소름끼치게.....닮았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누가 닮았다는 건데?"
이민이 겁에 질린 듯 횡설수설하는 현아를 달랜다. 차가운 물 한컵을 마신 현아가 이민에게 꼬옥- 안긴 체 간신히 입을 연다.
"어제.... 호,호연이와 닮은 애를..... 만났어."
"뭐? 호연이랑.....닮아?"
"으,응... 소,소름끼치게 닮았어."
"그럴리가 없어. 누나... 마호연같은 여자가 또 있을리가 없잖아. 잘못 본 거 아냐?"
"화,확실해! 나를... 나를 찾아왔어. 자기가.... 마호연이라면서........ 나보고 하진이에게서 떨어지랬어. 걸리적.......거린다고."
몸서리치며 말하는 현아를 품에 안은 체 이민은 허공을 바라본다.
호연과 닮은 여자라. 그걸 알고 의도적으로 하진에게 접근한다? 이민을 슬쩍 올려다 본 현아가 말을 이은다.
"근데.... 좀 이상해. 진짜라기에는 어딘가 이상했어. 그래서 내가 물어봤고. 왜.... 너희들 앞에 나타나지 않고.... 나에게 온건지.."
"그랬.....더니?"
".......하. 나중에 하진이와 함께 만나겠대. 하진이와 먼저 사귄 다음에... 웃기지 않아?
자기가 정말 마호연이라면 매일 뒤쫓던 검은 색 정장의 남자가 지키고 있어야 할 거 아냐. 그런데...... 없었어."
검은 정장의 남자, 백 권. 호연의 일로 몇번 만났던 사람이다. 호연의 장례식때도 그는 왔었다.
호연의 부모님을 위로했었다. 이민은 슬픈 눈동자로 그때를 다시 회상하려다가 이내 고개를 젓는다.
생각도 하기 싫다. 좋은 친구를 잃음으로 인한 상처가 여전히 저릿하다.
"확실히..........가짜야?"
"응! 너..... 누나 못 믿어? 나 마호연 많이 만나봤고 대화도 많이 해봤어. 그런데 못 알아보겠어?
게다가 진짜 마호연은................죽었잖아."
진짜 마호연은 죽었다. 이민은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다. 분명 강원도 바다에 하진이 뿌려줬었다.
자신도 분명 그 자리에 있었다. 그저 살아있었으면 하는 한줄기의 작은 희망이었을지도 모른다.
현아는 이민을 힐끗- 올려다보더니 싸늘하게 미소를 짓는다.
"그러니까 이민아... 우리가... 그 가짜 마호연에게서 하진이를 구해주자. 더이상 하진이가 슬퍼하지 않도록."
"응. 그러자, 누나."
됐다. 이민이 확실히 대답을 했다. 현아는 앞으로의 계획의 일부를 이민에게 알려준다.
그리고는 비틀거리며 상상을 빠져나온다. 이제 남은 건 마호연을 강하진에게서 떨어뜨리는 것.
이건 분명히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
* * *
"와~ 여기 되게 오랜만이다!"
"그치, 그치? 되게 오랜만이지?"
"다들 잘 지내? 보고싶다."
"내가 아직 말 안해서 많이 놀랠거야. 죽은 줄로만 알았던 마호연이 살아있다는 거 알면.... 배신감도 느낄껄?"
"응.... 미안하다고 사과할거야. 나...... 충분히 비난받을 짓 했으니까."
눈을 내리깔며 낮은 목소리로 무겁게 말하는 호연. 하진은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잡고있던 손을 더욱 꽉- 쥔다.
그에 힘입은 호연이 들어가려는 하진을 다시 이끈다. 문 옆으로 하진을 이끈 호연이 심호흡을 크게 한다.
"왜 그래?"
"나..... 고백할 거 있어."
"응? 너가 날 사랑한다는 거 다 알아. 새삼스레..."
"아니. 하진아, 넌 나에게 궁금한 게 없어? 내가 왜.... 죽은 척을 했어야 했는지. 왜.... 널 떠난 건지.
그리고..... 왜 이제서야 돌아온건지. 아니, 그렇게 떠나놓고서는 왜 돌아왔는지 하나도 안 궁금해?"
".................궁금해. 매일... 그 생각만 했어. 그치만...... 너가 언젠가 말해주겠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할 수 있을때."
호연은 하진의 말에 미안함과 동시에 고마움을 느낀다. 4년동안 그는 많이 변했다.
많이 성숙해졌고 남자다워졌다. 호연은 싱긋- 웃어보인다.
"고마워, 기다려줘서."
"이쁜이가 더 고맙지. 이렇게 다시 돌아와준거."
"......들을 준비 됐어?"
"...............응........."
오랜만에 들은 이쁜이. 호연은 피식- 웃어보이고는 잠시 말을 멈춘다. 고개를 끄덕이는 하진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호연.
잠시 생각을 정리하더니 하진과 함께 상상 근처에 있는 카페로 들어간다.
한참을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는 두사람. 그 누구도 조급해하지 않고 불편해 하지도 않고....
평온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기만 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입을 여는 호연.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
"너와 나는 될수도, 되지도 않을 거라는 사실을."
"........................"
"그래서.... 너가 안된다면 내가.... 바뀌려고... 그랬어."
"호연아."
"너도 마찬가지였잖아. 알면서도... 헤어지지 못했던거였잖아."
호연의 말에 고개를 푹- 숙이는 하진. 호연은 잠시 하진을 바라보다가 이어 말을 한다.
"짐작했겠지. 내가 다 알고있다는 걸. 너가....... 날 죽이라는 의뢰를 받은 킬러라는 걸.... 내가 알고 있다는 거, 너도 눈치챘었지?
그래서...... 프랑스까지 쫓아온거고."
".............응."
"난..... 결정을 했어야만 했어. 너를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나를 포기할 것인가."
"너를...... 포기하다니?"
"내가 마피아라서....... 서로를 죽여야만 하는 사이가 우리라서..... 헤어지라는 주위 압박이 존재한거고....
너 또한 심한 갈등과 괴로움을 겪게 된거니까. 그런데... 너를 포기하자니 내가 견디지 못할 것 같았어."
"......................"
"하는 수 없잖아. 나를 포기해야겠지. 하지만.... 난 그것도 못하겠더라고. 참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난 마피아인 나를 사랑했어. 그때만큼은 그 누구도 날 간섭하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그걸 포기하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지."
하진은 호연의 말에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다. 그녀가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제서야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그 수많은 갈등 중에서 결국 자신을 희생하는 선택을 하게 되었던 호연. 그녀가 정말 사랑스러울 뿐이다.
눈을 질끈- 감고 다시 뜬 호연이 창 밖의 거리를 내다보며 헛기침을 한다.
"사실.... 나에겐 선택의 여지따위는 없었어. 최 진을 죽일까, 했지만... 그것 또한 널 슬프게 만드는 것이었으니까.
내가 죽였다는 걸 알면 너가 날 원망할 것 같았어. 그건.... 죽어도 싫으니까. 그래서..... 결국...."
"마피아인 너를...... 죽인거야?"
"응. 피식- 웃기지? 정말 목숨과도 같았던 마피아라는 나를 내가 죽였어. 이기적이었던 나를... 죽인거야.
고작 사랑 하나때문에. 딱 한번만이라도 너와 함께 하고 싶어서. 떳떳하게 너와..... 사랑하고 싶어서."
"그치만.... 왜 하필 너였어? 내가.... 킬러직을 그만두면 되는 거였는데."
"넌...... 너는...... 쿡- 킬러이기에 살 수 있었던 거잖아. 강하진이 킬러니까 사는 거잖아."
호연의 말에 놀란 듯 하진의 눈이 커다래진다. 그 사실까지 알고 있었다니. 호연은 보면 볼수록 신기한 여자다.
차가운 물로 목을 축인 호연이 다시 본론으로 돌아간다.
"어쨌든.... 난 나를 죽여야만 했어. 너도 기억하지? 4년전, 너가 나 대신 총맞았을때. 그때 난 죽고 싶었지. 왜 하필 킬러였을까?
왠지 그때 그 킬러가 너와 겹쳐보였었어. 이상하지? 너와 그사람은 분명 다른데. 그냥.... 같은 킬러라서 그랬나봐.
죽는다면.... 너와 닮은 사람에게 죽고 싶었어. 넌..... 날 죽이지 못할테니까. 그런데... 너가 대신 맞은거야. 그리고 난 깨달았지."
"잠깐만. 너... 그럼 정말로 죽을 생각이었던거야?"
"아.. 어쩔 수 없잖아. 내가 사라지면.... 넌 날 잊고 위험한 사랑따윈... 하지 않을테니까."
"그래봤자 소용이 없었는걸."
"응. 그랬어. 나도 지금은 살아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땐 어리석었지. 하지만.... 이미 늦었어. 넌 이미 총에 맞았고....
나는... 아픔조차 느끼지 못했어. 그저 네 이름만 불렀지. 떠오르는 게 네 이름뿐이었으니까. 그리고.... 수술대에 오른 나는....
분명 여러대의 마취주사를 맞았는데.... 그때까지 느끼지 못했던 심장이... 아파오기 시작했어. 눈물이.... 나기 시작했었어."
"....................."
"수술대에 오르기 전... 현에게 말해뒀어. 날.... 죽여달라고. 그냥.. 나 죽은 사람으로 있겠다고. 프레임에게도 당부했고.
특히 너희들에겐 절대로 비밀로 해달라고 했어. 난 과다출혈로 죽을 뻔 했지만 겨우 살아났고.... 멀리서라도 널 보려고 했어.
그치만 뭐... 결국엔 이렇게 되었지만 말이야. 널 보니가... 나, 욕심이 너무 커져버렸어."
마음 속 깊이 숨겨왔던 마음의 일부분을 털어낸 호연이 홀가분하다는 듯 웃어보인다.
하진은 차마 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다. 그녀가 어쨰서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느껴지는 그녀의 상처가..... 그에게 말해준다. 그동안 너무 외로웠더라고.
"호연아."
"하아.... 나 왜 이러니. 우리 얼른 가자, 애들 기다리겠다!"
하진은 예쁘게 웃으며 일어나는 호연을 따라 일어난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저렇게 웃는 걸 연습하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축- 쳐져있는 호연의 어깨를 감싸 안은 하진이 씩씩하게 상상으로 향한다.
덩달아 힘을 낸 호연이 하진과 함께 상상안으로 들어가 2층 전용 룸으로 들어간다.
문을 열고 들어선 호연이 조심스럽게 숙였던 고개를 드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유리 깨지는 소리.
[ 쨍그랑!!! ]
"당장 나가!!!!!!!!!!!!!!"
울보가되긴싫었어요
업쪽은 [ ♥ ]
첫댓글 당장 나가라는 말은 누가 했나요?
그건 다음편에 나와있죠ㅋㅋㅋㅋㅋㅋ 아아아아, 님도 왠지 오랜만인듯ㅋㅋㅋㅋㅋ 다음편이 에필로그 완결편이네요. 헤헷, 감싸합니당_<♥
[♥]힝 애들이 오해를 하나보네여...ㅜㅜ
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러게요ㅠㅠ 현아가 한건 하나봐요(응?)ㅠㅠ 이제 이 고비도 무사히 넘겨야겠죠? 다음편이 에필로그 완결편이예요!!! 끝까지 읽어주실꺼죠??? 아아, 얼른 두 주인공이 오해를 풀어야할텐데 말이죠. 하핫ㅋㅋㅋㅋㅋㅋ감싸합니당_<♥
[♥] 꺄아아아아!!!!!!!!!!!! 다시 만났어!!!! 너무좋아 , 좋아!! 근데 윤현아가 막 이상한 짓(?)해가지고... 어떻게 해.ㅠㅠㅠㅠ 누가 던졌어!!! 누가 소리질렀어!!! 다나오라고 해.ㅠㅠㅠㅠㅠㅠ 아 , 흥미롭잖아!! 쳇! ㅋㅋㅋㅋㅋㅋㅋ 윤현아를 얼른 어디로 보내버렷! 왜 방해를 하고 난리인거야!!!! 난 저런 스탈 진짜 싫드라.ㅋㅋㅋㅋㅋ 아무튼튼!! 와 , 완전 재밌다. 이거 갠소하고 싶어.ㅋㅋㅋㅋㅋㅋㅋㅋ뿅♥
응응, 다시 만났어ㅋㅋㅋㅋ 푸헤헤- 너 반응 재밌어ㅋㅋ 현아를 어디로 보내. 이민이 누나잖아ㅋㅋㅋㅋㅋ 뭐, 질투때문인갑지. 호연이가 너무 부러워서(응?)?ㅋㅋㅋㅋㅋㅋ 뭐가 부러운 지는 모르겠지만. 왜? 난 좋던데. 내가 쓰기가 편하거든. 뭐랄까, 더 잘써진달까(응?)? 헤헷, 고마워~~~ 갠소? 으음... 내가 나중에 파일보내주까?ㅋㅋㅋㅋㅋ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