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유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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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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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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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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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머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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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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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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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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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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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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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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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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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더 의지삼고 피어 흥클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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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의 꽃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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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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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 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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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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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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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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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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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이것이 이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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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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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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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를 올리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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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환과 이영도가 시를 주고 받으며 정신적인 교감을 나누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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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시라고 하던데.. 플라토닉한 사랑도 멋있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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