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방북비용 등 대납한 혐의, 1심선 “외국환거래법위반과 중복” 공소기각
2심 “뇌물죄는 공정에 관한 것” 원심 파기, 제3자 뇌물 혐의, 1심부터 다시 진행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이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진술 회유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올 1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쌍방울 800만 달러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던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다시 1심 재판을 받게 됐다. 항소심 재판부가 1심의 공소기각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10일 수원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김건우 임재남 서정희)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의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항소심 재판부는 “별건 외국환거래법위반죄가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은 외국환관리 질서와 국가·경제에 관한 것인데, 이 사건 뇌물공여죄 보호법익은 국가 기능의 공정성에 관한 것”이라며 “두 죄의 구성요건이 모두 다르다”고 판시했다.
형사소송법 366조는 공소기각 등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때에는 원심법원에 사건을 환송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본론(유·무죄)에 들어가지도 않고 재판을 끝냈기 때문에, 만약 항소심 재판부가 여기서 직접 유·무죄를 심리해 판결을 내려버리면 피고인은 3심제 중 한 번의 재판을 받을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 이에 항소심이 사건을 직접 심리하지 않고 1심부터 다시 정식 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앞서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는 올해 2월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에게 공소 기각을 선고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이들 사건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며 “이 사건 공소는 공소제기 사건에 대해 다시 공소 제기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단했다.
‘상상적 경합 관계’란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즉 김 전 회장이 이중 기소됐다는 취지였다. 이에 검찰은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했고, 이날 다시 1심으로 환송된 것이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이재명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대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재명과 이화영이 대납 대가로 김 전 회장에게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에 대한 경기도의 지원과 보증’을 약속한 것으로 봤다.
이화영은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 대북 송금에 공모한 혐의로 지난해 6월 징역 7년 8개월형이 확정돼 수감 중이다.
김 전 회장도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2024년 7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