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이나 약물 남용은 단순히 개인의 신체를 망가뜨리는 것을 넘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끔찍한 충동을 증폭시킵니다. 특히 청소년기의 약물 경험은 뇌의 충동 조절 기능을 마비시켜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가장 치명적인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Q.선생님,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절망감에 글을 올립니다.
얼마 전 저희 아이가 마약류에 손을 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 큰 충격에 아이를 붙잡고 울며불며 화도 내고 달래도 보았지만, 아이는 이미 제 통제를 벗어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마약 문제보다 저를 더 미치게 만드는 건 아이가 뱉는 말들입니다. 약 기운이 떨어질 때쯤이면 "이러고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 "다 끝내버리고 싶다"며 죽고 싶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습니다. 혹시라도 제가 눈을 뗀 사이에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짓을 할까 봐, 밤에도 문을 열어놓고 선잠을 자며 아이 숨소리를 확인합니다.
그냥 약에 취해서, 혹은 끊는 과정이 힘들어서 헛소리를 하는 걸까요? 아니면 마약을 하는 아이들은 정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위험이 더 큰 건가요? 마약이라는 끔찍한 구렁텅이와 자살이라는 두려움 속에서 저는 엄마로서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A. 안녕하세요, 아이의 마약 문제와 자살을 암시하는 발언들 사이에서 매일 밤 피가 마르는 두려움을 견디고 계실 어머니의 절박하고 애통한 마음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상상조차 하기 힘든 충격 속에서도 아이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시는 그 마음에 연대를 표합니다.
어머니께서 품고 계신 두려움은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청소년기의 약물(마약) 사용과 자살 사고 및 행동은 매우 치명적으로 얽혀 있으며, 즉각적이고 전문적인 개입이 필요한 심각한 위기 신호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의 약물 사용은 자살 위험을 비약물 사용자에 비해 2.5배 이상 극적으로 높입니다. 약물을 사용하는 청소년들 중 남자는 28%, 여자는 무려 61%가 자살 시도를 경험할 정도로 그 빈도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다 끝내버리고 싶다"는 아이의 말은 단순히 약 기운이 떨어져서 하는 헛소리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명백한 '자살 사고'입니다. 약물 사용자의 자살 시도를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이 바로 이러한 자살 사고이며, 특히 죽음에 대한 생각이나 죽고 싶다는 소망이 결합될 때 자살 위험은 청소년에서 30배까지 치솟습니다.
마약은 충동성을 악화시킵니다. 우울감이나 절망감이 약물로 인해 통제되지 않는 '충동'과 만나면, 실제로 자살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또한, 반복적인 약물 사용은 뇌의 신경생물학적 체계(세로토닌 분비 등)를 교란하여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더욱 부추기는 악순환을 만듭니다.
따라서 지금은 "약부터 끊게 해야 한다"고 집에서 억지로 통제하려 하거나, 아이의 자살 언급을 지나가는 투정으로 치부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현재 아이는 집에서 돌볼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습니다. 아이의 물리적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즉각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폐쇄병동 등)나 청소년 약물/자살 위기 개입 센터에 입원 및 치료를 의뢰하셔야 합니다. 의학적인 해독 과정과 자살 위험에 대한 철저한 감시 및 치료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의료진에게 아이가 죽음을 언급한 횟수, 그 방식 등을 아주 구체적으로 알리셔야 합니다. 약물 치료 상황에서도 자살 생각은 지속될 수 있으므로, 전문가는 아이의 우울감, 절망감뿐만 아니라 자살 사고의 강도와 지속 시간을 반드시 함께 평가하고 개입해야 합니다.
아이를 감시하느라 잠도 주무시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은 어머니의 건강마저 앗아갈 수 있습니다. 전문가의 안전한 통제 하에 아이를 맡기시고, 어머니 역시 이 거대한 트라우마를 견뎌내기 위한 심리적 지지를 꼭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마약과 자살 충동의 연결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아이의 충동적인 행동 이면에 숨겨진 스트레스를 먼저 이해하고, 전문가와 함께 뇌의 회복을 돕는 체계적인 개입이 필요합니다."
1. 아이의 충동적인 행동과 감정 기복을 민감하게 살피기
약물 남용은 아이의 감정 조절 능력을 무너뜨립니다. 아이가 예전과 달리 아주 작은 일에도 폭발적으로 화를 내거나 걷잡을 수 없이 충동적으로 행동한다면, 이는 뇌의 억제 시스템이 위험 신호를 보내는 것일 수 있습니다. 아이를 무작정 비난하기보다 뇌의 기능적인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2. 스트레스에서 도피하려는 마음을 알아주고 '건강한 탈출구' 만들어주기
많은 아이들이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약물이나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합니다. 아이가 겪고 있는 대인관계의 어려움이나 학업 스트레스를 털어놓을 수 있도록 안전한 대화 환경을 만들어주고, 약물이 아닌 운동이나 취미 활동 등 스트레스를 건전하게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함께 찾아주세요.
3. 약물 중독과 우울증을 함께 다루는 통합적인 전문가 치료 받기
약물 문제와 자살 충동은 단독으로 나타나기보다 우울증 등 다른 정신 건강 문제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의 노력만으로는 뇌의 호르몬(세로토닌) 교란이나 중독을 해결하기 어려우므로, 반드시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전문가를 찾아 충동 조절 능력을 회복하고 우울감을 치료하는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Dawes, M. A., Mathias, C. W., Richard, D. M., Hill-Kapturczak, N., & Dougherty, D. M. (2008). Adolescent Suicidal Behavior and Substance Use: Developmental Mechanisms. Substance Abuse: Research and Treatment, 2, 1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