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념 #여류작가
-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1 - 00동에 사무실이 있다. 같은 건물 옆의 원룸에 글 쓰는 사람이 이사왔다는 얘길 들은 건 두어달쯤 되었다. 피차 쫓기는 생활이라선지 인사도 못하고 지냈는데..한편으론 전에 몇몇 작가와 어울려봤기에 크게 관심이 안간 점도 있다.
일반인과 별 다를 것도 없는 생활인이란 걸 익히 알기 때문이다. 헌데 근래 우연히 현관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었는데 뜻밖에도 녀성이지 뭔가!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두어번 차를 마시며 좀더 알게 되었는데... 고 박경리
실례일지 모르니 @란 이니셜로만 알아두시라. 이미 장단편의 소설 5,6편을 썼고 에세이류도 그 정도 낸 분이었다. 뭐 큰 반응은 없었다고 하나 그 정도라면 중견이라고 할 수 있는데도 하는 말이 그동안 언더그라운드에서 놀았는데 이제 메이저에서 주류로 뛰어볼 각오란다. 나이는 50대 초반인데(어쩜 더 먹었을 수도 있다) 그 나이에도 부족함을 느껴 경쟁률도 높은 * 대 학생신분이라니 이 어찌 드문 일이 아닐 손가! 학과의 과제가 얼마나 많은지 조금도 여유가 없는 생활이라고 비명을 지르면서도,
또한 경제적으로도 쪼들리는 게 분명함에도, 한때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바 있음에도, 교수가 되어도 부족할 나이에 학생이라니.. (문단에도 출신과 파벌이 많이 작용한단다) 고 박완서
결정적으로 기특?하게도 아직 미혼의 처녀라는 사실!! 그러니 촌놈 무이가 어찌 껌벅 죽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 단호한 의지와 진취적인 사고방식은 나태의 도가니에서 사는 나를 많이 부끄럽게 만들었다.
게다가 지금까지 본 바로는 편벽되지도 않고 결벽증도 없고 우월감도 없고 강한 자존심도 내보이지 않았다. 상냥하고 이해의 폭이 넓고 모르는 걸 알고 싶어하는 열성과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충고등..지례 여장부라든가 나대는 성격 아닌가 오해마시라. 순수하고 소탈,담백하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조금 겉늙은 게 아닌가 하는 인상은 있지만 표정이 밝고 눈이 맑아 마치 수녀에게서 풍기는 이미지와 흡사하달까. 솔직히 가정이란 핸디가 없는 그 자유가 주로 부러웠다. 이해인 수녀등 종교인이야 두말하면 숨차지만 탤런트 몇몇도 처녀이고 모당의 박근혜, 태능선수촌장 이에리사, 내가 많이 좋아하는 바람의 딸 한비야등 많은데 신앙과 신조를 위해, 공부를 위해, 이상을 위해 온몸을 던지는 그 용기는 누구나 할 수 없기에 찬사받아 마땅하다. 뭐 냄성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프랑스 작가 고 콜레트
어떤 괴짜가 ‘모임을 하는데 여자 동창이 기특하게도 이혼하고 노래방을 한다고..뒤풀이도 편의를 많이 본다는’둥 쓴바 있는데..특히 ‘기특’이란 해학적 용어 때문에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내 주변도 그렇지만 짐작하건대 벗님네들 주변에도 위기의 가정이 혹 있을 듯싶다. 도움이나 충고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 위기를 잘 이겨내면 좋겠지만 설혹 갈라서더라도 넘 동정하거나 위로하지 마시라,
자유쟁취를 부러워하거나 무소속을 기특해하는 것이 한결 더 좋다고 말하는 건 내만의 궤변일지 몰라도.. 고 버지니아 울프
하여간 아직 @씨의 술담배에 대한 철학은 못 물어봤지만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목마와 숙녀중에서)는 정말 멋진 시 같다. 하지만 둔한 무이는 잘 해독을 못하겠다.
피같은 술 모두 엎지르기 전에 슬라이딩 태클로 술병을 붙잡아 바로 세우는 게 우선 아닐까? 여류맹인작가가 들음 서운하게 눈은 뭐 생기는 게 있다고 바라본단 말인가? 광어눈을 뜨고 여류작가의 지갑을 홈쳐보아야 된다가 맞지 않을까?..
아~ ..이야말로 冷冷淸淸하누나... 고 나혜석
-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2 - (처음으로부터 서너달쯤 후에 씀) 겉보기와 달리 세상엔 아픈 사람이 많다. 그중 육체의 아픔은 눈에 보이고 치유가능성이 높지만 정신적인 병이란 난치성임을 나는 경험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선망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심각한 피해망상증과 더불어 편집증환자라는 걸 알 때의 기분을 상상할 수 있는가? 어느 날 그녀가(남자도 아니다) 난데없이 자신과 동거하다 헤어진(5년전 일이란다) 동성인 스토커와 작당했다며 의심할 때의 황당한 기분을 상상할 수 있는가? 내가 스토커를 한다는 녀자의 얼굴이라도 한번 봤다면 덜 황당했을 것이다.
기본 예의도 없이 스토커女를 숨겨줬다며 울 사무실 베란다나 화장실등을 탐색하는 걸 볼 때의 기분을 짐작하겠는가? 내가 신고 다니는 고무신을 그 스토커와 공용으로 신는 거 아니냐며 유도심문도 한다. 원룸에 살며 차도 없는데 20개 가량의 열쇠뭉치를 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자물통을 바꾸며 그 스토커가 자기 방에 들어와 자기 화장품을 썼다든가 목욕했다던가 세탁을 했다며 당신이 그녀와 공모한 게 아니냐, 심지어 당신이 그런 게 아니냐며 콜롬보같은 눈초리로 추궁하는 장면을 연상하면 고개가 끄덕여질지도 모른다. 당연 정신상태를 의심하는 내 태도를 보고는 그동안 모아둔 수백장의 고소,고발장 뭉치를 보여주며 믿어달란다.
뭘 하는지 집에 잘 들어오지도 않아 그녀와 동거하는 늙은 말띠스가(하이에나같이 빙충맞게 생겼으며 툭하면 물려고 드는등 성질도 지랄 맞다. 그것도 동거하던 스토커의 개란다) 밤이고 낮이고 시도 때도 없이 늑대처럼 ‘꺼어오우우우오~’ 하며 처량히 울부짖는 걸 들어줘야하는 고통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그 골 때리는 괴성을 녹음해서 벗님들께 들려주고 싶을 정도다. 어떤 면에선 너무 기막혀 차라리 웃기기까지 한다. 심지어 다른 사람과의 통화를 창밖에서 엿듣고 그 스토커가 아니냐며 추궁할 때의 오싹함을 상상할 수 있는가? 아아~ 어쩌다 주변을 쩌렁쩌렁 울리는 그녀의 히스테릭성 울부짖는듯한 전화통화소리가 아니어도 솔직히 이건 미저리가 따로 없을 정도다.
갑자기 쳐들어와 칼부림하는 게 아닌가 걱정될 정도면 가히 입원해야 될 정도의 중증환자가 틀림없다.
이제 보니 스토커란 건 존재하지도 않는 그녀가 만든 환상의 인물 같다. 스토커에게 크게 배신당했다는 말이 아니어도 미루어 짐작컨대 그 동성애인에게 유감과 미련이 꽤나 많았나보다.
실상 절실히 그리워하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하기야 그녀의 장편소설 ‘M~'의 서두에 환몽과 정신분열증적인 기미가 보이긴 했다. 아아~ 그러나 그녀의 주변에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아깝기도 하고 너무도 가련하다. 무엇이 그녀를 저리 만들었는가 생각하면 내 마음도 너무 아프다.
그녀를 의심지옥에서 벗어나게 해줄 뾰족한 방도라곤 없다. 나도 각박하지만 그녀도 전혀 받아들일 태도가 아니라서 더욱 그렇다.
곧 고향 쪽으로 내려갈 모양인데 그녀와 잠시 알게 된 것도 인연일 텐데 이리 떠나보내 잊혀진다는 건 내 인생의 직무유기 같기만 하다. 세상에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을까만 그녀의 고독한 영혼을 위해 나는 오늘 한 잔의 술을 마신다. 평행선일 수밖에 없는 인연이 서러워 두 잔을 더 들이킨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란 말도 있지만 來世에 그녀는 도움이 필요한 내게 눈길 한번 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밤도 나는 취했다. *1,2 똑같은 사람을 두고 쓴 것인데 안경까지 썼건만 제눈은 많이 나쁜 것 같습니다. 2005.9
고 아가사 크리스티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2019년에 와서야 혹시하고 검색해보니
별로 기대하진 않았는데 정말 나올 줄은 몰랐네요. 유명대학 문창과 출신으로 전에 15편이나 작품을 내는등 활발했던 모양인데..2000년대 이후론 전혀 작품을 않았다고... 저와의 인연은 2004년내지 2005년 같습니다. 당시 그녀는 %%예대 학생신분이었지요.
반전을 기대했건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움막짖고 살며 거의 노숙자신세로 전락한듯 하군요.ㅜ -2018년초 티브이조선-
필경 정신적인 문제가 컸을듯 합니다. 개인이 병든 건 사회가 병들었다는 반증일지도 모르지요. 그때만 해도 그리 고상했는데 티비영상은 쭈그렁 할머니라니..ㅠ 그 작가가 나를 프라이버시 침해로 고소해준다면 나도 뜨고 그녀도 뜰지 모르는데 희박할 것 같습니다.
같이 겪었던 친구와 술병 쓰러트릴 확률..500% |
첫댓글
늘 알차고
의미 깊은 작품들
감사드립니다
멋진 오월 마저 행복하세요
감사 무량합네다^^
알찬 하루 만드시길
담장 넝쿨장미가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수요일을 잘 보내셨는지요?
음악소리와 고운시글을 읽으면서 쉬었다 갑니다 이제는 날씨는 초여름 날씨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오늘 나로도 우주발사 누리호가 통신장애로 연기가 되었네요 아쉬네요 즐거운 저녁시간을 잘 보내세요...
날씨도 이상하고 여러방면이 수상하네요. 친지 장례식장 다녀온 탓인지 ㅜ
즐거운 나날 되시길^^